중동 리스크 속 금·비트코인 흐름 엇갈려

박준호 기자 2026. 3. 2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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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급락…비트코인은 상승
고금리·유동성 등 환경에
전통 투자 공식 변화 조짐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과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의 흐름이 상반된 방향을 보이고 있다. 전통적인 안전자산 공식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과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의 흐름이 상반된 방향을 보이고 있다. 전통적인 안전자산 공식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타격이 있었던 지난 2월 말 이후 두 자산은 뚜렷한 대비를 보였다. 통상 전쟁이나 테러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 금 가격은 오르고, 가상자산은 약세를 보이는 패턴이 반복돼 왔다. 그러나 이번 국면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뒤집혔다.

지난 21일(현지시간) 기준 중동 분쟁이 본격화된 이후 비트코인은 약 11% 상승하며 7만650달러 수준까지 올라섰다. 지정학적 불안이 확대된 상황에서도 가격이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며 예상보다 강한 방어력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금 시장은 뚜렷한 약세를 나타냈다. 지난 20일 오후 12시 30분께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 산하 코멕스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은 전장보다 24.00달러(0.52%) 하락한 온스당 4천581.70달러에 거래됐다.

금 가격은 2월 말 고점 대비 12% 이상 떨어졌다. 특히 지난 16~20일까지 일주일 동안 10% 넘게 급락하며 1983년 이후 약 43년 만에 가장 가파른 하락폭을 기록했다. 20일 하루에만 3.4% 하락해 온스당 4천480달러선까지 밀렸다.

시장에서는 금 약세의 배경으로 미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기조를 꼽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 18일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가 크게 약화됐다. 이에 따라 연내 금리 동결 가능성이 부각되며 금 투자 매력도가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고금리 환경이 이어질 경우 이자를 제공하지 않는 금의 상대적 매력이 감소하고, 채권 등 수익형 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흐름이 강화된다. 기존에 위험 회피 수단으로 금을 보유했던 기관 투자자들의 이탈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이번 흐름이 단기적 현상에 그칠지, 자산시장 구조 변화로 이어질지에 대해선 판단이 엇갈린다고 본다. 위기 상황에서 금이 절대적 가치 저장 수단으로 기능해 온 기존 인식이 흔들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올레 한센 삭소뱅크 원자재 전략 책임자는 "지정학적 긴장에도 금 가격이 추가 상승하지 못한 것은 거시경제 여건과 기술적 부담이 안전자산 선호를 압도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박준호 기자 bjh@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