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강제노역법 반대” 전공의들…주80시간·24시 연속 초과근로 일상

한기호 2026. 3. 22.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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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수련 과정에 있는 전공의 4명 중 1명 이상이 전공의법(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상 상한선인 주 80시간을 초과해 근로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3명을 넘는 31.2%는 '수련 중 연속 2주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꼈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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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협, 1월 중 전공의 1755명 근로실태조사
주 평균 70.5시간…44.8% ‘전산기록보다 더’
법정근로 80시간 초과 27%대…100시간↑도
최근 3달 주80시간 초과근로 정형외과 57.1%
24시↑ 연속근로 42.9%…우울·절망 31.2%
최근 ‘필수 의료행위 중단시 처벌법’ 규탄성명
“전공의, 단순 노동력 아닌 미래의료 수련생”

전문의 수련 과정에 있는 전공의 4명 중 1명 이상이 전공의법(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상 상한선인 주 80시간을 초과해 근로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필수의료인 정형외과 전공의들의 경우 10명 중 6명 수준에 육박했다.

의료현장 근로실태가 일반적인 근로기준법에 따른 주 52시간제(주5일에 연장근로 포함)와 여전히 크게 괴리돼 있음을 보여준단 해석이 나온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22일 전공의 1755명이 참여한 지난 1월 기준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참여자들의 주당 평균 실제근무시간은 70.5시간이며 약 절반인 44.8%는 ‘전산상 기록보다 더 많이 일했다’고 응답했다.

구간별 주 70~79시간 근로가 32.6%로 가장 많고 이어 80∼89시간이 22.2%였다. ‘100시간 이상’도 5.2%가 나왔다. ‘최근 3달간 4주 평균 법정 근무시간인 주 80시간을 초과해 일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7.1%였다. 전공별로 보면 정형외과가 57.1%로 평균대비 크게 높다. 신경외과(52.8%), 비뇨의학과·이비인후과(47.8%), 심장혈관흉부외과(44.4%)가 뒤를 이었다.

지난 2025년 7월 25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수련협의체 첫 회의에서 한성존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현 대전협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24시간을 초과해 연속근무를 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42.9%였다. ‘보호수련시간(외래·병동 업무 대신 핵심 교육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시간)’은 주 평균 4.1시간가량으로 나타났으며 ‘전혀 없다’고 답한 비율은 28.0%였다. 조사 참여 전공의들의 20.2%는 ‘업무 수행 중이나 회식 등 행사에서 폭언·욕설을 들었다’고 답했다. 폭행 경험 비율은 2.2%, 성폭력 경험 비율은 2.1%였다.

10명 중 3명을 넘는 31.2%는 ‘수련 중 연속 2주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꼈다’고 응답했다. ‘임신 경험이 있는’ 응답자 91명 중 ‘(임신 기간) 시간외근로 없이 주 40시간 이하 근무를 했다’는 비율은 26.4%뿐이다. 18명은 임신 중에도 야간·휴일 근무를 했다고 답했다.

‘수련 중 의료사고·분쟁을 겪은 경우’는 4.2%였다. 수련기관에서 의료사고 관련 교육이 이뤄지고 있단 답변은 12.9%에 그쳤다. 한성존 대전협 회장은 “근무시간 단축·대체인력 체계 구축·지도전문의 제도 활성화·전공의 정신건강 지원 등 수련 환경 개선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전협은 지난 10일자 성명에선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진료공백 방지법’으로 명명해 발의한 의료법 개정안에 대해 “민주주의 국가에서 결코 용납될 수 없는 ‘현대판 강제노역’”이라고 규탄했다. 윤석열 정권 시절 의정(醫政) 갈등에 비춰 “현장의 전공의들이 왜 미래를 포기하고 사직할 수밖에 없었는지 진지한 성찰 없이 법으로 묶어두고 강제로 일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해당 개정안은 ‘응급실·중환자실·수술실 등 필수유지 의료행위의 범위’를 규정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정지·폐지하거나 방해하지 못하도록’ 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대전협은 “전공의는 단순 노동인력이 아니라 대한민국 의료 미래를 책임질 수련생이다. 신뢰회복 노력 대신 법적 강제를 앞세운 겁박은 당장 공백을 잠시 가릴 수 있을지 모르나 미래 의료공백은 걷잡을 수 없이 크게 만들 것”이라며 “젊은 의사들과의 신뢰회복”을 촉구했다.

한기호 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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