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이자 내드릴게요" 재건축 수주 출혈경쟁

이용안 기자(lee.yongan@mk.co.kr) 2026. 3. 2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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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수도권 재건축 시장에서 건설사들의 '돈 되는 사업장'을 겨냥한 수주 경쟁이 가열되면서 예전과 다른 경쟁 양상이 감지된다.

확실한 수주를 위해 조합에 사업비 대출 금리를 은행 조달 원가 수준으로 제공하겠다는 등 법 규정을 어기는 조건까지 등장하고 있다.

실제로 한 건설사는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재건축 사업장 수주를 위해 조합의 사업비 조달 금리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보다 낮게 책정하겠다는 조건을 내걸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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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지역 수주 노리는 건설사
CD금리 밑도는 대출 공약까지
입주땐 공사비 인상 등 후폭풍
당국 금융지원 기준 손질 필요

서울과 수도권 재건축 시장에서 건설사들의 '돈 되는 사업장'을 겨냥한 수주 경쟁이 가열되면서 예전과 다른 경쟁 양상이 감지된다. 확실한 수주를 위해 조합에 사업비 대출 금리를 은행 조달 원가 수준으로 제공하겠다는 등 법 규정을 어기는 조건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처럼 과도하게 낮은 사업비 대출 금리는 결국 다른 사업비 증가나 아파트 제품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국토교통부가 고시한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 기준'에 따르면 건설업자는 정비사업 계약 체결에서 시공과 관련 없는 금전이나 재산상 이익을 무상으로 제공하면 안 된다. 구체적으로 사업비의 무이자 대출이나 은행이 적용하는 대출 금리 중 가장 낮은 금리보다 더 낮은 수준의 금리 등이다.

건설사의 선별 수주 기조가 강화된 이후 수주 경쟁의 빈도 자체는 줄었지만, 강도는 더 심해지고 있다. 선별 수주 기조 탓에 여러 사업장의 수주를 검토하지 않으니, 건설사 입장에서는 목표로 잡은 사업장의 수주권을 무조건 따내야 한다는 압박이 강해져서다.

이에 따라 수주를 따내기 위해 위 법 규정까지 무시한 조건까지 등장하고 있다. 실제로 한 건설사는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재건축 사업장 수주를 위해 조합의 사업비 조달 금리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보다 낮게 책정하겠다는 조건을 내걸기도 했다. 은행 원가 수준의 금리로 대출을 제공하겠다는 뜻이다.

정비업계에서는 이처럼 건설사가 내건 혜택이 오히려 조합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우선 건설사도 수익을 내야 하는 기업이라 금리비용에서 손해를 본 만큼 다른 부분에서 더 이익을 취하려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표적으로 마케팅비나 공사비를 올리는 방식이 있다. 원가를 줄이기 위해 자재나 마감재를 싼 제품으로 바꾸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주택 품질 저하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시공사 선정과 실제 자금 조달 시기 사이에 수년의 시간이 걸린다는 점도 문제다. 입찰 당시 제시된 금리와 실제 자금 조달 시기의 금융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금리가 높은 환경이라면 시공사는 입찰 때보다 높은 수준의 금리로 계약을 변경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이때 협상이 지지부진하면 공사가 지연되는 만큼 조합이 그 피해를 비용으로 떠안아야 한다. 실제로 정비업계에선 금융비용 협상으로 사업이 진행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정비업계에선 조합의 사업비 조달 지원에 관한 규정이 더 엄밀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 지원 자체를 막기보다는 금융사와의 협약으로 일정 부분 최종 금리를 낮추는 부분까지만 지원으로 인정하고, 건설사가 자체적으로 금리비용을 보장하는 방식까지는 허용하면 안 된다는 주장이다.

[이용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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