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 뛰자 건보료도 '쑥'… 은퇴자 '부글'

홍혜진 기자(hong.hyejin@mk.co.kr), 김금이 기자(gold2@mk.co.kr) 2026. 3. 2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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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공시가 31% 급등에
은마 84㎡ 건보료 10% ↑
피부양 자격 박탈도 늘듯
소득없는 고가주택 보유자
보유세 이어 현금흐름 압박
5월 이후도 매도 늘 가능성

올해 아파트 공시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보유세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공시가에 연동되는 지역가입자 건강보험료까지 함께 상승해 은퇴 고령층의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특히 공시가격 상승으로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잃고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는 사례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커 별다른 현금 흐름이 없는 고가 아파트 보유 고령층의 압박이 한층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2일 국민건강보험공단 모의계산 결과에 따르면 서울 강남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 1주택 소유주가 월 200만원의 연금소득 외 별도 수입이 없을 경우 지역보험료는 지난해 월 31만1300원에서 올해 34만2400원으로 약 10% 증가한다. 공시가격이 지난해 19억6100만원에서 올해 25억6800만원으로 31% 오르면서 건보료 산출 근거인 재산세 과세표준이 함께 뛴 결과다. 이 사례의 보유세도 지난해 500만원대 후반에서 올해 800만원대 후반으로 약 50% 오를 전망이다.

건보료 상승폭 자체는 보유세보다 작지만, 보유세가 연간 단위인 반면 건보료는 매달 납부해야 해 고정적인 현금 흐름이 부족한 은퇴자들에게 더 직접적인 부담이 된다. 직장가입자는 근로소득 기준으로 보험료를 매겨 공시가가 올라도 영향이 없지만, 고령 은퇴자 등 지역가입자는 재산세 과세표준이 보험료 산출 근거이기 때문에 공시가격 상승의 직격탄을 맞는다.

피부양자 탈락 문제도 커질 전망이다. 피부양자는 자녀나 배우자 등 직장가입자에게 생계를 의존하는 사람이 별도 보험료를 내지 않고 건강보험 혜택을 받는 제도다. 피부양자로 등록되려면 재산세 과세표준이 9억원 이하여야 하며, 5억4000만~9억원 구간이면 연간 합산 소득도 1000만원 이하여야 한다.

가령 공정시장가액비율 45%를 적용할 때 올해 보유 주택 공시가가 20억원(과세표준 9억원)을 넘어선 무소득자는 그간 피부양자로서 건보료 부담이 0원이다가 지역가입자로 전환돼 월 건보료가 약 25만원으로 뛰어 연간 300만원가량의 보험료를 새로 내야 할 것으로 계산된다. 은마아파트 84㎡ 소유자의 경우에도 재산세 과세표준이 11억5560만원으로 피부양자 기준을 넘어서기 때문에 연금 등 소득이 아예 없다고 가정해도 지역가입자로서 매달 28만3860원의 건보료를 내야 한다.

앞으로 부담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정부가 재산세 과세표준을 산정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점차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1주택자 특례(43~45%)를 폐지하고 기본치인 60%로 환원할 경우 이 사례자의 월 건보료는 37만8300원으로 오른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에 적용됐던 90%로 높아지면 월 42만8550원으로, 연간 500만원을 넘게 된다.

공시가격 산정의 핵심 변수인 현실화율도 현재 69%에서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현실화율이 높아지면 시세 변동이 없더라도 공시가격 자체가 올라 보유세와 건보료 부담은 자동으로 커진다. 특히 공시가격은 재산세와 건보료뿐 아니라 기초연금 수급 기준, 각종 부담금 등 67개 행정 지표와 연동돼 있어 고령층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이점옥 신한투자증권 패스파인더 부단장은 "지역가입자의 재산 보험료는 0원에서 77억원까지 약 60개 등급으로 나뉘는데, 초고가 주택처럼 이미 상한에 근접한 경우가 아니라면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과표 등급 상향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올해 결정된 공시가격을 바탕으로 오는 11월부터 변경된 건보료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시가 상승으로 인한 세금과 건보료 부담 증가의 경우 절세 대책도 마땅치 않다. 이로 인해 정부가 예고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시한인 5월 9일 이후에도 고가 주택을 보유한 고령 은퇴자들의 매물이 계속 나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홍혜진 기자 /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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