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컨설팅] 퇴직후 '몇억' 보다는 … 月현금흐름 '몇백만원' 설계를
명시적 '숫자'로 현금흐름 파악을
IRP·연금저축·ISA가 고려 1순위
단순 원리금 보장형 상품보다는
생애주기 TDF로 수익추구 '추천'

"퇴직 후에도 월급처럼 생활비가 끊김 없이 나와줘야 하는데 불안합니다." 올해 퇴직을 앞둔 56세 A씨는 서울에 자가를 보유한 대기업 출신 직장인이다. 오랜 직장 생활을 마치고 은퇴의 문턱을 넘었지만 퇴직 이후 매달 얼마의 현금이 들어올지 정확히 알지 못해 마음이 편치 않다.
현재 A씨는 배우자와 함께 생활 중이며, 취업을 준비하는 자녀에게 일정한 용돈을 지원하고 노부모의 생활비까지 일부 부담하고 있다. 그가 생각하는 은퇴 후 최소 생활비는 월 400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현재의 자산 구조를 분석해 보면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A씨는 65세부터 국민연금으로 월 약 160만원을 받을 예정이지만, 그전까지 약 9년의 소득 공백기(은퇴 크레바스)가 존재한다. 금융자산 3억원, 퇴직금 1억2000만원, 개인형퇴직연금(IRP) 4000만원, 연금저축 2000만원 등 적지 않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핵심은 '자산 규모'가 아니라 '평생 이어질 현금흐름 구조'다. 국민연금 수령 이후에도 목표 생활비에는 크게 못 미치기 때문이다.
하나금융그룹의 시니어 자산 관리 브랜드인 '하나더넥스트 라운지'에서는 이처럼 막연한 불안감을 숫자로 바꾸는 1대1 맞춤형 자산 진단과 시뮬레이션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은퇴 설계 전문가들은 A씨와 같이 은퇴 후 현금흐름이 부족한 시니어들을 위해 다각적인 연금 재설계 솔루션을 제안한다.
첫 번째 핵심 솔루션은 IRP와 연금저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이다. 두 계좌는 대표적인 '연금 주머니'로, 세액공제 혜택과 더불어 장기적으로 연금 재원을 키울 수 있는 강력한 구조를 갖고 있다. 특히 퇴직 전 연간 최대 납입 가능한 한도인 1800만원까지 이 계좌들에 집중적으로 자금을 투입하면 절세 효과를 누리면서 은퇴 후의 연금 재원을 극대화할 수 있다. 다양한 금융상품으로 운용할 수 있어 단순히 예금에 묻어두는 것보다 자산 증식에 훨씬 유리하다.
두 번째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ISA는 연간 200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으며, 3년 이상 유지한 뒤 해지할 경우 비과세 혜택과 9.9%의 분리과세가 적용되는 만능 통장이다. 무엇보다 이 만기 자금을 다시 IRP로 이전할 경우 추가적인 세액공제 혜택까지 챙길 수 있어 연금 재원을 늘리는 전략적 도구로 활용된다.
세 번째로는 기존 연금자산의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포트폴리오 재편이다. IRP 자산이 원금 보장형 상품에만 편중돼 연평균 수익률이 물가상승률을 밑돈다면 노후 대비에 치명적일 수 있다. 따라서 은퇴 시점이 다가올수록 알아서 자산 비중을 리밸런싱해 주는 타깃데이트펀드(TDF) 등으로 상품을 변경해 수익률을 높이는 구조로 재설계해야 한다.
아울러 고객의 투자 성향에 맞춘 보험 상품과의 조합도 추천된다. 투자 성향이 적극적이라면 변액연금보험을 통해 장기 투자 수익을 노려볼 수 있고,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원한다면 일정 수준의 최저보증이율을 기반으로 종신연금을 지급하는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목돈 일부를 연금보험에 가입해 거치한 뒤 수령 시기를 국민연금 개시 시점과 맞추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특히 보험 상품은 일정 요건을 충족해 10년 이상 유지할 경우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세금과 건강보험료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가능하다면 은퇴 시기를 늦추는 것도 중요한 선택지다. 고용 형태를 조정해 최소 2년 이상 근로소득을 유지하면 현금흐름 공백을 줄이고, 추가로 연금 재원을 쌓을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현장에서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많은 은퇴 예정자가 "내 자산으로 평생 얼마의 월급을 만들 수 있는가"를 막연하게 걱정한다. 그러나 은퇴 이후 삶의 안정성은 단순한 감이 아니라 '숫자'에서 출발한다. 같은 규모의 자산이라도 수익률, 현금흐름, 세금, 건강보험료 등을 어떻게 종합적으로 설계하고 운용하느냐에 따라 실제 손에 쥐는 생활비는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은퇴는 갑자기 찾아오지만, 준비는 미리 할 수 있다. 지금 내 자산으로 월 400만원의 생활이 가능한지 궁금하다면 혼자 고민하기보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자신의 현금흐름을 직접 확인해 보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윤경숙 하나더넥스트전략부 영등포라운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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