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8%·아들은 -20%” 빚투 ‘몰빵’한 2030, 3배 더 잃었다…소액 개미들 ‘비명’
“빚 썼더니 손실 2배”…평균 -19% 직격탄
20·30세대 “덜 잃었지만 더 위험”…레버리지 리스크
“1000만원 이하가 가장 위험”…20대는 손실 3배
금감원 “빚투 관리 들어간다”…전방위 리스크 점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코스피가 급락한 이달 초, ‘빚내서 투자(빚투)’에 나섰던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 소액 투자자일수록 손실 폭이 일반 투자자의 3배를 웃돌며 레버리지 투자 리스크가 다시 한 번 시장의 핵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대형 증권사 2곳의 개인 투자자 계좌 약 460만개를 분석한 결과, 이달 1일부터 9일까지 신용융자를 활용한 투자자의 평균 수익률은 -19.0%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신용융자를 사용하지 않은 투자자의 평균 수익률이 -8.2%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손실 폭이 약 2.3배 더 컸던 것이다.
이 같은 결과는 최근 시장 상황과 맞물려 더욱 의미를 가진다. 지난달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던 코스피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며 단기간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수가 급락하는 구간에서 레버리지까지 활용한 투자자들은 손실을 방어할 여지가 거의 없었고, 결과적으로 손실이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상승장에서는 수익을 극대화하는 수단이었던 신용융자가, 하락장에서는 손실을 증폭시키는 ‘가속 페달’로 작동한 셈이다.

반면 30대(-18.2%)와 20대(-17.8%)는 상대적으로 손실률이 낮았다. 표면적으로 보면 젊은 투자자들의 피해가 덜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른 양상이 드러난다.
문제는 ‘절대 손실’이 아니라 ‘격차’다. 신용융자를 사용하지 않은 투자자와 비교했을 때 손실 확대 폭은 오히려 20·30대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30대의 경우 일반 투자 수익률은 -6.6%로 비교적 양호한 수준이었지만, 신용융자를 활용하면 -18.2%로 악화되며 손실이 약 2.8배 확대됐다. 20대 역시 일반 투자 수익률은 -6.7%였지만, 신용융자를 사용할 경우 -17.8%로 떨어지며 약 2.7배 격차를 보였다. 이는 다른 연령대(약 1.9~2.4배)보다 훨씬 큰 수준이다.
즉, 젊은 투자자일수록 레버리지를 사용할 때 리스크가 더 가파르게 커지는 구조가 확인된 것이다. 이는 투자 경험 부족, 공격적인 매매 성향, 특정 종목 집중 투자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투자금 규모까지 고려하면 상황은 더욱 뚜렷해진다. 투자금이 적을수록, 그리고 레버리지를 사용할수록 손실 확대 속도는 더 빨라졌다. 투자금 1000만원 미만 계좌 기준으로 보면 신용융자를 활용한 투자자의 수익률은 -20.7%, 미사용 계좌는 -7.5%로 나타났다. 손실 격차가 약 2.8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청년층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자금이 적은 대신 수익률을 빠르게 끌어올리기 위해 특정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른바 ‘몰빵 투자’가 많고, 단기 수익을 노리는 공격적 매매 비중도 높다. 이런 전략은 상승장에서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지만, 하락장에서는 손실을 방어할 여지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구조적으로 취약하다.
실제로 과거 연구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확인된 바 있다. 코로나19 당시 강세장을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신규 투자자, 저연령 투자자, 소액 투자자일수록 신용거래 수익률이 낮고 분산 투자 비율이 떨어지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번 사례 역시 같은 패턴이 반복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해 금융당국도 대응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20일 ‘소비자위험 대응 협의회’를 열고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속에서 ‘빚투’ 증가를 핵심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금감원은 증권사에 신용거래 위험을 투자자에게 충분히 설명하도록 하고, 신용대출·스탁론·카드론 등 전 금융권의 레버리지 투자 흐름을 점검해 과도한 쏠림을 사전에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고위험 금융상품에 대한 관리도 강화된다. 금감원은 ELS 등 상품 판매 과정에서 핵심 위험을 충분히 안내하도록 하고, 불완전판매 적발 시 강도 높은 제재를 예고했다. 아울러 전산 장애,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고 가능성에 대비해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고 소비자 피해 예방에도 나설 계획이다.
금감원은 현재 신용융자 규모가 시가총액 대비 1% 미만 수준으로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보면서도,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는 레버리지 손실이 빠르게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빚투가 적정 수준인지, 속도 조절이 필요한지 점검하고 권역별 위험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여진 AX콘텐츠랩 기자 aftershoc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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