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청·공소청법 통과됐지만···검사의 ‘특사경 지휘권’ 없어진 건 아냐

검사의 직무 범위에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 지휘를 뺀 공소청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이 법과 달리 현행 형사소송법에는 검사의 특사경 지휘권이 여전히 규정돼 있어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특사경 지휘권은 이후에 있을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 과정에서 검사의 보완수사권 존치 문제 등과 함께 추가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당초 공소청법에 특사경 지휘권을 적시하려 했으나 여권 강경파 의원 등의 반대로 최종안에서 제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사경은 금융·식품·환경·노동 등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의 수사권을 가진 행정공무원이다. 순환 보직이라 경험이 짧고 형사 절차 지식이 부족해 검사의 지휘 없이는 부실·위법 수사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있어왔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603181623001
정부는 지난 20일 공소청법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지만 검사의 특사경 지휘권이 없어진 게 아니라고 보고 있다. 본회의를 통과한 공소청법 4조는 7호까지 검사의 직무를 열거한 뒤 8호에 “그 밖에 법률에 따라 그 권한에 속하는 사항”을 직무로 적시하고 있다. 다른 법률에 검사의 수사 권한이나 절차가 적혀 있으면 검사의 직무 범위로 포괄해 인정한다는 것이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검사의 지휘를 전제로 특사경의 수사권을 인정하고 있다. 형소법 245조의10은 “특사경은 모든 수사에 관해 검사의 지휘를 받고, 검사의 지휘가 있는 때에는 이에 따라야 하며, 범죄를 수사한 때에는 지체 없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고 관례 서류와 증거물을 송부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학계에서도 비슷한 주장이 나왔다.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직을 최근 사퇴한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18일 기자와 통화하면서 “검사의 직무범위에 특사경 지휘권이 열거되지 않았더라도 형사소송법이 검사의 권한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검사가 특사경을) 지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사경 지휘권 문제는 수사 절차에 관한 규정이기 때문에 조직법인 공소청법에서 구체적으로 정할 문제가 아니고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오는 6월 이후 있을 형사소송법 개정에서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와 함께 특사경 지휘권 박탈 여부를 국회와 논의할 방침이다. 사법체계 유지를 위해선 제한적인 보완수사권과 특사경 지휘권은 남겨놔야 한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법 최종안에서 제외된 입건 시 통보 조항, 검사의 입건 요청권 등도 함께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 20일 공소청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직후 페이스북에 “6개월 뒤 출범할 공소청이 안착하는 데 필요한 준비 과제들을 차분히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개혁의 궁극적 목표는 국민 인권 보호에 있다”면서 “범죄 피해자들의 억울함은 남지 않고 범죄자들은 두려워하는 가장 현명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찾겠다”고 적었다.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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