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이란 외교관 추방… 국교 정상화 3년 만에 단교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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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 여파가 중동 전역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가 자국 주재 이란 외교관들을 추방하는 강수를 뒀다.
최근 이란 무장 세력이 사우디 핵심 에너지 인프라와 수도 리야드를 공격하자, 외교 단절에 준하는 강경 대응책을 꺼낸 모양새다.
사우디에 앞서 역시 중동에서 친미 성향이 가장 두터운 카타르 역시 이란으로부터 자국 대규모 천연가스 시설이 공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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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람코 에너지 시설 피격에 격노
걸프국 反이란 연대 강화
이란 전쟁 여파가 중동 전역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가 자국 주재 이란 외교관들을 추방하는 강수를 뒀다. 최근 이란 무장 세력이 사우디 핵심 에너지 인프라와 수도 리야드를 공격하자, 외교 단절에 준하는 강경 대응책을 꺼낸 모양새다.
두 나라는 2023년 중국 중재를 거쳐 극적으로 국교 정상화를 이뤘다. 그러나 3년이 채 지나지 않아 다시 갈등이 폭발하면서, 글로벌 원유 공급망과 중동 정세가 중대 기로에 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현지시각) 로이터와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주요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사우디 외무부는 전날 자국에 주재하는 이란 군 무관과 부무관, 대사관 직원 3명을 페르소나 논 그라타(기피 인물)로 지정하고 “24시간 내 사우디를 떠나라”고 통보했다. 페르소나 논 그라타는 ‘환영받지 않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주재국에서 기피하는 인물을 뜻하는 외교 용어다.
사우디 수뇌부는 이란을 향해 군사적 대응까지 불사하겠다며 전례 없는 경고 수위를 높였다. 파이살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사우디 외무장관은 “이란을 향한 신뢰가 산산조각 났다”며 정치적, 경제적, 외교적 지렛대를 비롯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자국을 방어하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수시로 소통 중인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역시 압둘라 전 국왕이 남긴 “뱀(이란)의 머리를 잘라야 한다”는 조언을 언급하며, 미국 정부에 이란을 향한 치명적인 군사 타격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중동 지역 매체 걸프뉴스는 전했다. 과거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해 ‘미국이 더 강하게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걸프 국가들 행보와 일치한다.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과 전쟁을 시작한 이후, 미국 우방인 사우디 영토에 수백 발에 달하는 미사일과 무인기(드론) 공격을 쏟아부었다. 사우디 방공망은 공격 대부분을 요격하는 데 성공했지만, 22일에도 수도 리야드 주변에서 탄도미사일 3발이 탐지돼 사우디 국방부가 긴급 요격에 나서는 등 이란 측 공격은 이어지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이란이 가하는 지속적인 공격이 현 양국 관계를 완전히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몰고 갈 중대 사안이라고 보고 있다. 2023년 두 나라가 맺은 관계 정상화 합의도 전쟁 발발 4주 만에 무산됐다.
사우디가 이처럼 초강경 대응에 나선 배경에는 국가 경제를 떠받치는 에너지 안보 위기가 자리한다. 이란은 개전 직후부터 사우디 동부 에너지 시설과 리야드에 위치한 미국 대사관 등을 집요하게 표적으로 삼았다. 지난 19일에는 홍해 연안 얀부항에 자리한 아람코-엑손 정유시설을 드론으로 공격해 원유 선적 작업을 막았다.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혼란을 더해 미국과 이스라엘에 부담을 주기 위한 전략이다.
사우디에 앞서 역시 중동에서 친미 성향이 가장 두터운 카타르 역시 이란으로부터 자국 대규모 천연가스 시설이 공격을 받았다. 카타르는 즉시 수도 도하에 머물던 이란 군사·안보 담당관들을 추방하며 걸프 국가들과 공동 방어 노선을 구축했다.
중동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이란 체제가 중대한 생존 위기를 맞았다고 평가했다. 사우디는 역내 패권 경쟁국 이란을 완전히 억제하기 위해 미국과 군사·경제적 공조를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채텀하우스) 사남 바킬 중동·북아프리카 국장은 보고서에서 “이번 분쟁은 이란 체제 생존이 걸린 실존적 문제이며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전망”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이란이 주도한 반미·반이스라엘 무장 세력을 동원한 전략이 오히려 미국과 이스라엘, 걸프 국가들을 하나로 묶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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