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의 천착과 순간적인 시적 감성의 조화

광주일보 2026. 3. 22.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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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에의 근원적 겸허를 담아내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사실 인간은 작고 덧없는 존재이지요. 그러나 작다는 것이 무가치한다는 뜻을 전제하는 것은 아닙니다. 보잘 것 없는 존재도 그 나름의 존재성과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는데, 저는 그것을 꽃을 통해서 은유하고 싶었습니다."

그는 이번 시집 출간 의미에 대해 "보잘 것 없는 존재일지라도 역경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특유의 향기를 발하게 된다"며 "'꽃잎 한 장보다 작은'이라는 제목은 그와 같은 뜻을 함의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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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출신 김종 시인 시집 ‘꽃잎 한 장보다 작은’ 펴내
“존재에의 근원적 겸허를 담아내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사실 인간은 작고 덧없는 존재이지요. 그러나 작다는 것이 무가치한다는 뜻을 전제하는 것은 아닙니다. 보잘 것 없는 존재도 그 나름의 존재성과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는데, 저는 그것을 꽃을 통해서 은유하고 싶었습니다.”

최근 나주 출신 김종 시인이 시집 ‘꽃잎 한 장보다 작은’(시와사람)을 펴냈다.

그는 이번 시집 출간 의미에 대해 “보잘 것 없는 존재일지라도 역경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특유의 향기를 발하게 된다”며 “‘꽃잎 한 장보다 작은’이라는 제목은 그와 같은 뜻을 함의한다”고 언급했다.

이번 작품집에는 모두 100여 편의 시가 수록돼 있다. ‘시인’, ‘봄날’, ‘초승달’, ‘문득’, ‘별들의 저녁’ 등 모두 5장으로 구성된 시집은 절제된 어휘로 여백의 미로 구현한 시들이 담겼다. 거추장스러운 언어들과 설명조의 진술을 털어낸 시들은 깊은 사유와 통찰이 번뜩인다. 오랜 시간의 천착과 순간적인 시적 감성이 발효돼 작품으로 응결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상과 자연을 모티브로 한 시상은 활달한 상상력과 압축적인 시어를 만나 미학적인 작품으로 전이됐다.

김 시인은 “우주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면 먼지 한 톨만도 못한 게 인간”이라면서도 “그럼에도 그 먼지가 응집돼 별이 되고 은하가 되는 신비를 이룬다”고 언급했다.

“하늘 한쪽 햇살을 기웃대다가/ 난 이파리 휘움한 곡선을 타고/ 동작이 굼뜬 달팽이 한 마리가/ 참 조용한 시간인가 만져보고는/ 껑충한 두 귀를 꽃대에 올려/ 쉬엄쉬엄 하산하던 허공 한자리/ 그때가 지금이다 싶었는지/ 난꽃들 낭창낭창 꽃을 피웠어.”(‘허공 한자리’)

위 시는 허공을 바라보는 화자의 시선이 우주적 상상력으로 확장된 작품이다. 달팽이, 난, 꽃은 우주적 존재로서 화자가 바라보는 탐미적 존재들이다. 허공은 단순히 비어 있는 공간이 아닌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생명을 발아하는 탐미적이면서도 본질적인 ‘틈’이다.

문학평론가인 강나루 시인은 “드러내기보다 남겨두는 시인의 문장은 독자로 하여금 비어 있는 자리의 숨결을 보게 하며 말하지 않는 곳에 존재하는 자연과 삶의 결을 다시 더듬게 한다”고 평한다.

한편 김 시인은 중앙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조선대학교 국문과 교수를 역임했다. 국제펜한국본부간행위원장, ‘펜문학’ 편집주간 및 편집인으로 활동했으며 시집 ‘장미원’, ‘간절한 대륙’, ‘독도 우체통’ 등 다수의 시집과 저서를 펴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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