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인데 사장인 '가짜 3.3' 450만…노동자 추정제’ 해법 될까?

김정민 2026. 3. 22.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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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용역 사업자 407만+기타소득 종사자 49만명 달해
5인 미만 사업장·서비스업 중심으로 위장 자영업 확산
"노동자 추정체' 도입시 위장 자영업 축소 산재보험 확대 기대"

[이데일리 김정민 경제전문기자] 노동자인데도 개인사업자로 처리되는 이른바 ‘가짜 3.3 노동자’가 수백만명 규모로 늘어나면서 산업재해보험 사각지대가 확대되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노동자로 간주하는 ‘노동자 추정제’ 도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근로복지공단이 내놓은 ‘산재보험의 실질적 사각지대 해소방안 연구-외관자영업자의 산재보험 미가입 문제’ 보고서는 근로 형태를 자영업자로 위장한 ‘외관자영업자’ 문제가 산재보험 제도의 취약점을 드러내고 있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가짜 3.3 노동자’는 근로계약 대신 사업소득세 3.3%를 적용하는 계약을 맺고 일하는 사람을 뜻한다. 형식상으로는 개인사업자나 프리랜서로 분류되지만, 실제로는 특정 사업주의 지휘·감독 아래 일하는 경우가 많아 실질은 노동자에 가깝다.

직원인듯 직원 아닌 ‘가짜 3.3’ 노동자 450만명 달해

최근 노동시장에서는 근로계약 대신 사업소득세 3.3%를 적용하는 계약 방식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형식적으로는 개인사업자나 프리랜서로 분류되지만 실제로는 사업주의 지휘·감독 아래 근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문제는 이런 계약 구조가 사회보험 적용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점이다. 현행 산재보험 제도는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을 기준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계약상 개인사업자로 분류될 경우 원칙적으로 보험 가입 대상에서 제외된다.

보고서는 특히 5인 미만 사업장과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위장 자영업 형태가 확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커피전문점, 음식점, 의류 판매점, 물류센터 등에서 프리랜서 계약 방식이 늘어나면서 사실상 노동자임에도 산재보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세청의 실시간 소득파악 제도 자료(2024년 기준)에 따르면 인적용역 사업자는 약 407만명, 기타소득 종사자는 약 49만명 수준으로 집계된다. 이를 합치면 약 450만명 규모로, 이 가운데 상당수가 ‘가짜 3.3 노동자’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가짜 3.3’ 확산이 사업주의 비용 절감 전략과 맞물려 있다고 분석했다. 사업주 입장에서는 근로계약 대신 개인사업자 계약을 체결할 경우 사회보험료와 퇴직금 부담을 줄일 수 있고 노동법 규제도 일부 회피할 수 있다.

“산재보험 사각지대 해소 해법은 ‘노동자 추정제’”

전문가들은 노동시장 구조 변화에 비해 제도 개선 속도가 뒤처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플랫폼 노동과 프리랜서 계약이 늘어나면서 근로자와 자영업자의 경계가 흐려졌지만 산재보험 제도는 여전히 전통적인 임금근로자 중심 구조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산재보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구체적인 제도 개선 방향도 제시했다. 우선 미가입 사업장에서 일하는 위장자영업자가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근로자 지위를 보다 신속하게 인정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핵심 대안으로 제시했다.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노동자 추정제’다.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우선 노동자로 간주하고, 노동자인지 여부에 대한 입증 책임은 사업주에 부과하는 제도다.

보고서는 이 같은 제도 개편이 이뤄질 경우 위장 자영업 형태의 고용 구조를 줄이고 산재보험 보호 범위를 확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로 유럽연합(EU)은 플랫폼 노동자를 대상으로 근로자성을 추정하는 제도를 추진하고 있으며 일본 역시 프리랜서 보호법을 통해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노동자 추정제 도입을 둘러싼 논쟁도 적지 않다.

기업 측에서는 노동자 추정제가 자영업자까지 근로자로 확대 해석될 경우 사회보험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노동계는 위장고용을 구조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는 입증 책임을 사용자에게 전환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보고서는 이 같은 논쟁과 별개로 산재보험 사각지대 문제의 본질이 단순한 제도 미비가 아니라 노동자 판단 기준 자체의 한계에 있다고 짚었다. 위장고용을 통해 제도를 우회하는 구조가 고착화된 상황에서, 사후 적발이나 감독 강화만으로는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책의 초점도 단순한 규제 강화에서 벗어나 노동자성 판단 구조를 선제적으로 바꾸는 방향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영미 연구원은 “노동자 추정제 도입과 함께 산재보험 운영기관의 조사·시정 권한을 실질적으로 강화해야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김정민 (jm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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