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손보, 주주제안 감사위원 첫 선임…보험업계 첫 사례

디비(DB)손해보험 정기주주총회에서 행동주의펀드가 추천한 감사위원이 처음으로 선임됐다. 보험업계에서 주주제안 후보가 이사회에 진입한 첫 사례다.
지난 20일 디비손해보험 서울 강남 본사에서 열린 제59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표결한 결과, 회사 쪽 후보인 이현승 엘에이치에스(LHS)자산운용 회장과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이 추천한 민수아 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대표를 각각 1명씩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번 주총 결과에 따라 양쪽이 추천한 후보 2명 가운데 1명씩 이사회에 진입했다.
이번 표 대결은 국민연금의 선택이 영향을 미쳤다. 국민연금은 주총 전날 민수아 후보 선임과 내부거래위원회 정관 변경 안건에 모두 찬성하기로 결정했다. 지배주주 지분율이 25.96% 수준에 그친 상황에서 국민연금과 일반주주의 표가 결집하며 결과에 영향을 준 것이다.
감사위원 분리선출 과정에서 적용되는 ‘합산 3% 룰’도 변수로 작용했다. 이 제도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더해 3%까지만 인정하는 규정으로, 지배주주 영향력을 제한하고 소수주주의 의결권을 확대하는 장치다.
이날 주총에서는 집중투표제 도입과 전자주주총회 도입, 분리선출 감사위원 확대 등 일부 지배구조 관련 정관 변경 안건도 통과됐다. 다만 내부거래위원회 재설치를 정관에 명시하는 안건은 출석주식수의 61.3%가 찬성했지만, 특별결의 요건인 3분의 2 이상에는 못미쳐 부결됐다.
얼라인은 이번 결과에 대해 “주주제안 이사 후보가 표 대결을 거쳐 선임된 첫 사례”라고 밝혔다. 또 내부거래위원회 정관 변경안의 부결에 대해서도 과반을 크게 웃도는 찬성률이 회사 쪽 내부거래 관행에 대한 주주들의 문제의식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디비손해보험은 지배주주 일가 지분이 높은 디비아이앤씨(DB Inc.)와 디비에프아이에스(DB FIS) 등 계열사와 정보기술(IT) 용역·상표권 사용료 지급 등 내부거래를 이어왔는데, 얼라인은 이 과정에서 과도한 금액이 지배주주 측으로 이전될 수 있는 이해상충 문제가 있다고 주장해왔다.
회사 쪽은 이미 지난달 이사회가 결의해 내부거래위원회를 재설치했으며, 관련 법규에 저촉되지 않는 현 위원회 폐지를 검토하지 않겠다고 맞섰다.
아울러 얼라인은 지난 12일 공개서한에서 주주환원 확대와 내부거래 개선, 이사회 독립성 강화 등을 요구했지만, 주총 현장 답변이 미흡했다며 새 이사회가 오는 5월7일까지 추가 답변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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