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에 제조업·수출 전망 먹구름…"원가부담·수출둔화 우려"

중동 사태 장기화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산업경기에 대한 전문가들의 부정적 전망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업황 전망은 11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역대급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수출 역시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22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산업경기 전문가 서베이조사 결과'에 따르면 3월 제조업 현황 전문가 서베이 지수(PSI)는 전월 대비 6포인트(p) 하락한 97을 기록했다. 지난해 6월 이후 9개월만에 기준치(100)를 하회했다.
산업별 전문가를 대상으로 매달 실시하고 있는 해당 조사는 업황 현황과 전망에 대한 전문가 응답을 수치로 보여준다. 기준치(100) 이상이면 전월 대비 개선 의견이, 이하면 감소 혹은 악화 의견이 많았다는 의미다.
지난달 말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등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제조업 현황에 대한 인식도 부정적으로 전환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망치는 더 암울하다. 4월 제조업 전망 PSI는 전월 대비 29포인트 하락한 88을 기록했다. 지난해 5월(73) 이후 11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5월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상호관세를 발표한 다음달이었다. 중동 사태의 충격이 상호관세 발표만큼이나 산업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주요 항목별 전망 PSI를 살펴보면 △채산성(88) △재고수준(92) △생산수준(97) △국내시장 판매(98) 등 대부분 항목이 기준치를 밑돌았다.
호조세가 이어졌던 수출 전망조차 전월 대비 39포인트 하락한 91을 기록하며 전 항목 중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였다.
전문가 대부분은 부정적 전망의 가장 큰 원인으로 중동 사태를 지목했다. 국제유가와 환율 상승이 원자재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이익이 둔화할 수 있고, 해상물류 차질이 나타나면서 수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국내 산업경기를 이끌었던 반도체의 경우 4월 전망 PSI가 147로 여전히 긍정 전망이 많았다. 다만 전월 대비로는 31포인트 하락했다. △자동차(70) △휴대폰(76) △가전(88) △기계(69) △화학(53) 등 대부분 업종에서도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고유가 지속과 공급망 불안 등으로 한국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나온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중심으로 원유 및 천연가스 수송 차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제유가 상승과 해상 물류 불안이 확대하고 있다.
한국은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이 약 70% 이상이며 이 중 99%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에너지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면 제조업 원가가 급등하면서 기업들의 실적 악화로 이어진다. 원가 상승은 물가 상승을 불러오고, 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경기침체가 나타날 우려도 있다.
산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10% 상승할 경우 국내 제조업 생산비용은 평균 약 0.71% 증가한다. 석유제품 산업의 생산비 증가가 6.3%로 가장 컸으며 화학제품(1.59%), 고무·플라스틱(0.46%) 등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산업에서 영향이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 둔화 우려도 커진다.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액은 7093억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연 7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올해 1~2월에도 전년 대비 31.3% 증가하면서 연 8000억달러 수출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중동 수출 비중은 2.4~3% 수준으로 직접적인 수출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하면 해운 운송비용과 운송기간이 증가하고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발생하며 교역 위축이 나타날 수도 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요 중동 국가들이 추진하고 있는 100조원 규모의 신사업이 지연되거나 좌초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우디 네옴시티를 비롯해 중동 국가들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신재생에너지 등으로 산업 구조 전환을 시도하는 상황이다. 국내 주요 기업들도 중동 지역에서 사업 기회를 노리고 있지만 최근 중동 상황으로 불확실성이 커졌다.
산업연구원은 "미국-이란 전쟁으로 인한 직·간접적 영향은 업종별·기업별로 상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피해 경로별 맞춤형 지원 체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수출 기업들의 피해 및 애로사항을 모니터링하고 지원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세종=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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