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오후 8시부터 1시간 동안 12곡 소화 교통 통제 등에도 몰린 10만여 관객 짧은 공연에 아쉬움
제공=빅히트 뮤직/넷플릭스
방탄소년단(BTS)은 또 진화했다. 그들에게 1시간은 너무나 짧았다.
방탄소년단은 21일 오후 8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BTS 컴백 라이브: ARIRANG (BTS THE COMEBACK LIVE | ARIRANG)'을 개최하고 약 1시간에 걸쳐 무대를 꾸몄다.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개국에도 생중계된 이번 공연은 멤버들의 컴백 후 첫 공식 활동이었다. 전날 정규 5집 '아리랑'(ARIRANG)을 발매하며 3년9개월 만에 완전체로 돌아온 이들은 복귀 무대로 광화문 광장에 섰다.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국가의 대표 문화유산 광화문 바로 앞에 자리한 광장에서 콘서트라니. 하지만 늘 새로운 길을 걸어오던 이들은 이번에도 도전을 택했고, 그 결과 광화문 광장에서 단독 공연을 연 최초의 가수가 됐다.
이는 신보의 정서와도 맞닿아 있었다. '아리랑'은 팀의 정체성과 이들이 마주한 보편적인 감정을 다룬 앨범으로, 멤버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가장 한국적인 민요 '아리랑'에서 찾았다. 그런 만큼 가장 한국적인 장소에서 컴백쇼를 펼치고 싶은 이들의 진심이 표현된 장소 선정이었다.
오후 8시 정각, 경복궁 월대에 도열한 50명의 무용수들이 양옆으로 갈라지면서 등장한 멤버들은 민요 '아리랑' 선율을 인용한 신곡 '보디 투 보디'(Body to Body)로 포문을 열었다. 국립국악원 가창자들이 참여한 민요 '아리랑'이 울려 퍼질 땐 웅장한 느낌이 더해졌다.
제공=빅히트 뮤직/넷플릭스
방탄소년단은 이날 1시간 동안 총 12곡을 소화했다. 그중 무려 8곡이 신보 수록곡이었을 정도로 새로 내놓은 노래를 팬들에게 선보이는 데 집중했다. 하이라이트는 타이틀곡 '스윔'(SWIM). '스윔'은 삶의 파도 속에서도 멈추지 않고 전진하는 태도를 다룬 곡으로, 방탄소년단은 절제된 감정선을 살려 콘서트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편안한 라이브, 그리고 여백의 미를 살린 퍼포먼스에서는 한층 깊어진 이들의 음악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비록 이틀 전 발목 부상을 당한 RM은 대부분의 안무를 소화하지 못했다. 의자에 앉아 상체를 가볍게 움직이는 정도로 만족해야 했지만, 그럼에도 그를 포함한 일곱 멤버의 퍼포먼스 합은 완벽했다. 매력적인 저음, 깨끗한 고음 등 개성 넘치는 보컬과 시원한 랩까지, 이들의 보컬도 시너지가 나면서 한층 풍성하게 들렸다.
미국 슈퍼볼 하프타임쇼 등을 연출한 해미시 해밀턴 감독의 지휘로 탄생한 볼거리도 장관이었다.무대에 설치된 대형 큐브 사이로 보이는 광화문이 마치 그림 같았다. 특히 큐브가 다양한 빛을 내며 반짝거릴 땐 광화문 벽면에도 미디어 파사드가 펼쳐졌고, 이는 한국적인 감성을 극대화했다.
그러다 보니 아쉬웠던 건 짧았던 공연 시간이었다. 분위기가 끓어오를 때쯤 끊어진 것 같은 느낌이 짙게 남은 것. 전날부터 교통을 통제하는 등 광화문 일대를 가히 진공 상태로 관리해놓고, 공연 시간은 달랑 1시간이었다며 불편한 기색도 이어졌다. 안전 문제와 관객 만족도 사이 괴리는 피하기 어려웠다.
객석을 가득 채운 2만2000명을 포함해 현장에 집결한 총 10만4000명(주최측 추산)의 팬들도 아쉬운 기색이 역력했던 날. 이제 이들의 시선은 오는 4월9일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시작되는 월드투어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