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의 과학향기] ‘12광년 떨어진 별’, 그 곳에 가는 우주선 만들 수 있을까?

이준기 2026. 3. 22.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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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영화 한 편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태양을 서서히 잠식하는 미지의 미생물로 인해 인류가 멸망 위기에 처하고 과학자 한 명이 홀로 우주선에 실려 12광년 떨어진 별을 향해 떠나는 이야기다.

그런데 작품을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저 우주선 실제로 만들 수 있을까'라는 한 가지 질문이 떠오른다.

무엇보다 이 방식은 탑재 무게가 수 그램을 넘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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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향기


SF영화 한 편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마션' 저자로 이름이 알려진 앤디 위어의 소설 '프로젝트 헤일메리'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태양을 서서히 잠식하는 미지의 미생물로 인해 인류가 멸망 위기에 처하고 과학자 한 명이 홀로 우주선에 실려 12광년 떨어진 별을 향해 떠나는 이야기다. 그런데 작품을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저 우주선 실제로 만들 수 있을까'라는 한 가지 질문이 떠오른다.

프로젝트 헤일메리의 목적지인 타우 세티는 약 12광년으로 알파 센타우리보다 훨씬 더 멀다. 보이저 1호의 속도로 간다면 20만 년은 족히 걸린다.

하지만 그 속도를 어떻게 낼 수 있을지 우리 인류는 아직 알 수 없다는 게 문제다.

지금껏 인류가 우주로 향하는 방식은 '무언가를 태워서, 그 폭발력으로 나아가는 방식' 단 하나였다. 이 방식으로 낼 수 있는 속도는 빛 속도의 0.1%에도 못 미친다. 한 마디로 자전거를 타고 서울에서 뉴욕까지 가겠다고 나서는 격이나 다름없다.

일러스트=유진성 작가


그래서 과학자들은 기존의 방식을 대체할 수 있는 후보를 찾아 나서고 있다.

첫 번째 후보는 바로 '핵융합'이다. 만약 핵융합 엔진이 실현된다면 이론상 광속의 10% 속도를 낼 수 있다.

이에 프로젝트 헤일메리에 등장하는 헤일메리호 역시 핵융합 엔진을 사용한다고 묘사된다.

문제는 핵융합을 제어하는 일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점이다. 반응이 일어나기 위해선 온도가 1억도를 넘어야 한다.

다만 그 불덩이를 담을 그릇이 존재하진 않으니, 강력한 자기장으로 가둬야만 한다. 지구에서 핵융합 발전소를 돌리기도 어려운데, 우주에 실을 수 있을 정도로 소형화하는 것은 또 다른 도전이 될 것이다. 그렇기에 가장 유망한 후보지만, 동시에 많은 시간이 필요한 기술이다.

두 번째 후보는 연료도 엔진도 없이 날아가는 우주선이다. 공상 과학 같은 이야기지만, 실제로 가능한 이야기다.

빛은 질량이 없지만 운동량이 있다. 따라서 물체의 표면에 닿으면 아주 미세한 압력을 가한다. 이 '빛의 압력'을 추진력으로 쓰는 것이 레이저 돛, 일명 '라이트세일'의 원리다. 바람 대신 빛을 이용해 달리는 돛단배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다만 태양 빛만으로 다른 별에 다다르기엔 너무나도 느리다. 광원에서 멀어질수록 빛의 세기가 급격히 약해지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려는 방법이 바로 지상에서 강력한 레이저를 쏴 돛을 밀어내는 것이다. 2016년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과 러시아계 투자자 유리 밀너가 1억 달러를 들여 시작한 '스타샷 프로젝트'가 바로 이 방식을 연구하고 있다.

프로젝트의 목표는 수 그램짜리 초소형 탐사선을 수십 분 만에 광속 20%까지 가속해 알파 센타우리로 보내는 것이다. 이 속도라면 약 20년 후에는 알파 센타우리에 다다를 수 있다.

물론 갈 길은 여전히 멀다. 강력한 레이저가 쏟아지는 동안 돛이 녹지 않아야 하고, 돛의 위치가 빔에서 벗어나지 않고 자세를 유지해야 하며, 수천 ㎞ 거리에서도 레이저를 한 점에 집중시키는 기술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이 방식은 탑재 무게가 수 그램을 넘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따라서, 유인 우주선에 적용하긴 어렵다. 이에 스타샷 프로젝트도 2025년 9월부터 무기한 보류 상태다.

근시일 내에는 헤일메리호를 구현하기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즉, 사람을 태워 12광년 떨어진 곳에 보내는 것은 훨씬 먼 미래에나 가능할 것이다.

헤일메리 호가 타우 세티를 향해 날아오르는 날은 아직 오지 않았지만, 그 여정은 이미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

<KISTI 제공>

이준기 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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