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재래식 무기 근거한 방폭 기준, 드론 공격 대비해 재설정해야

김예원 기자 2026. 3. 22.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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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방호 체계, 재래식 타격 시나리오에 집중…드론 특성 반영해야
벽체 두께·폭발 거리 등 고려해 개정 필요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자체 개발한 무인기를 살펴보는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미국과 이란의 전쟁 등 주요 현대전에서 자폭 드론의 활용 범위가 늘어나고 있는 점을 고려해 군 시설에 적용되는 방호 설계가 재래식 타격뿐만 아니라 무인기 공격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개선돼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22일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곽한성·강민구 선임연구원이 작성한 '드론 테러 위험성과 군 시설 방호설계 개선 방향'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스위치블레이드' 시리즈, 중국의 'DFX-100'이나 러시아의 '게란(Geran)-2' 등은 전장에서 약 15~50㎏에 달하는 포탄을 싣고 공격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자폭 드론의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30㎏ 이상 폭탄 또는 미사일 탑재가 가능한 기종들은 단일 공격만으로도 치명적 피해를 입힐 뿐만 아니라 관성에너지를 활용한 충돌 공격도 가능해 위협도가 급격히 증가하는 상황이다.

곽 선임연구원 등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주요 시설에 직접 타격을 하는 자폭 드론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폭탄 투하 테러는 북한이 그간 선보인 드론 운용 현황을 고려할 때 폭탄 투하식보다 자폭용 드론 개발에 더 집중하고 있으며, 총기류 사격 테러는 일반적 철근 콘크리트 외벽을 관통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제외됐다.

북한은 현재 정찰용 소형 드론부터 공격형 드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용도의 드론을 1000여대가량 보유하고 있다. 이중 공격용 목적으로 자폭 개조가 가능할 것으로 추정되는 드론은 방현 I·II, VR-3, MQM-107 정도인 것으로 파악됐다.

방현 I·II는 북한이 1990년대 초반에 자체 개발한 기종으로, 약 20~25㎏ 수준의 폭탄 장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VR-3은 러시아 무인기, MQM-107은 시리아를 통해 확보한 미국 무인표적기 '스트리커'를 각각 개조한 것으로 각각 최대 200㎏, 401㎏ 수준의 폭탄 장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드론 위협이 확산하면서 국내에서도 탐지→식별→무력화 단계에 따른 안티드론 체계 구축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보고서는 현 체계가 저속·소형 상용 드론을 기준으로 개발돼 고속비행·자율 항법·군집 공격 형태의 자폭 드론에 대한 대응은 아직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곽 선임연구원 등은 "예컨대 레이더 탐지는 드론의 낮은 반사면적 및 저고도 비행 특성으로 식별률이 낮다"라며 "전파 방해는 암호화된 통신체계를 사용하는 군용 드론엔 대응이 제한적이고, 레이저 및 전자기 펄스(EMP) 기반 요격은 단일 표적 및 근거리에서만 효과적이다"라고 설명했다.

현행 방호 체계, 재래식 타격 시나리오에 집중…드론 특성 반영해야

결국 군집형 및 초저고도 비행형 드론이 우리의 방어망을 뚫고 주요 시설을 타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셈인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보고서는 드론 돌파를 전제로 한 방폭 및 방호 설계의 병행 적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현행 방폭 방호 설계 기준은 작전 임무 수행의 중요도에 따라 방호등급을 부여한 뒤, 방사포 및 활공용 유도폭탄 등 전통적 재래식 무기 공격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위험도를 분석하고 있다. 보고서는 북한 자폭 드론의 탑재 가능 폭약 중량은 현 시나리오에서 상정한 무게 범위에 해당하긴 하지만, 이는 단발 폭발을 전제로 한 위험도 분석이라는 한계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드론 공격은 주로 '벌떼 드론'과 같은 연속적, 다회 폭발 공격 모습을 보여 재래식 공격과는 다소 차이가 있고, 또 오늘날 현대전에선 자폭 드론의 폭발 거리에 따라 공격력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방폭 설계 개정 시 벽체 두께 및 폭발 거리 등을 고려해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방호시설이 아닌 일반 철근 콘크리트(RC) 구조물을 사용한 일반 군 시설은 현재 드론 공격 양상을 고려할 때 상당히 취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RC 구조물의 벽체 두께는 20~30㎝ 수준인데, 이는 북한 드론 중 탑재 가능한 중량이 가장 작은 방현 I·II 드론 테러를 막을 수 있는 최소 두께(40.93㎝)보다 얇기 때문이다.

폭발 거리 역시 방호 설계 개정 시 주요한 고려 요소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폭발 거리가 2.5m 이상만 되어도 일반 RC 구조물은 탄약 적재량이 10㎏ 이하인 스위치블레이드나 방현 I·II 테러엔 안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DFX-100나 Geran-2 드론 등으로는 '경미~중간 피해', VR-3엔 '심한 피해', MQM-107의 테러에는 완파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 거리가 2배인 5m 이상으로 늘어나면, MQM-107의 테러에도 '심한 피해'가 예상되나 완파되진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보고서는 "최근 전쟁에서 보고되는 바에 따르면 드론 테러는 주요 시설뿐만 아니라 전차, 전략폭격기 등 무기체계도 표적으로 삼고 있다"라며 "자폭 테러 같은 드론 충돌뿐만 아니라 폭탄 투하 테러 등에 대한 위험성 평가 및 피해 수준 예측도 병행해 방폭 및 방호 설계에 반영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kimye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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