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오길 잘했네요”…BTS 광화문 공연, K팝 넘어 ‘서울’을 보여주다

지승훈 스타투데이 기자(ji.seunghun@mk.co.kr) 2026. 3. 21.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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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정규 5집 ‘아리랑’ 발매 기념 광화문 공연 성료
신보 타이틀곡 ‘스윔’ 포함, 수록곡 대거 공개
하이브 추산, 10만 4천명 운집
방탄소년단의 광화문 공연이 무사히 성료됐다. 사진ㅣ한국온라인사진기자협회 공동취재단
“대박!” (필리핀 50대 여성 팬이 한국어로)

“공연 보러 오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해요. So wonderful!(정말 훌륭하고) So beautiful seoul!(정말 아름다운 서울이에요)”

추운 서울 야경을 수놓는 일곱 멤버의 몸부림에 전 세계 팬들이 감동에 젖었다. 그룹 방탄소년단의 광화문 공연은 역사의 한 장면으로 남게 됐다.

방탄소년단은 21일 오후 8시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무료 컴백 공연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을 개최했다. 전날 발표한 정규 5집을 기념해 마련된 이번 공연에는 약 2만 2천 명의 관객이 운집해 현장을 가득 메웠다. 그간 집회와 시민 행사의 상징적 공간이었던 광장은 순식간에 거대한 콘서트장으로 변모했고, 팬들의 함성과 환호는 도심의 밤공기를 뜨겁게 물들였다.

서울 광화문 광장 한복판에서 K팝의 새로운 장면이 펼쳐졌다. 방탄소년단이 대중과 호흡하며 만들어낸 이번 무대는 단순한 컴백 공연을 넘어 하나의 상징적 사건으로 기록됐다.

늦은 시각임에도 불구하고 광장은 빛과 열기로 가득 찼다. 수많은 인파가 만들어낸 장관은 마치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거리응원을 연상케 했으며, 서울 도심은 다시 한 번 집단적 열광의 현장으로 재현됐다.

방탄소년단의 광화문 공연이 무사히 성료됐다. 사진ㅣ한국온라인사진기자협회 공동취재단
눈에 띈 점은 관객들의 일사분란한 협조였다. 이번 행사를 앞두고 국가 차원에서 안전을 강조한 덕분에, 관객들은 질서 있게 움직이며 시작부터 종료까지 별다른 문제 없이 행사가 마무리되는 데 기여했다.

다만 일반적인 콘서트에 비해 비교적 짧은 러닝타임은 일부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티스트와 관객이 만들어낸 응집된 에너지는 공연의 밀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대관령에서 왔다는 40대 이모씨는 “추운 건 괜찮았는데 좀 더 오래 공연을 봤으면 어땠을까 싶다. 큰 마음 먹고 왔는데 이렇게 끝나니 마냥 아쉽기만 하다”라고 솔직한 후기를 들려줬다. 하지만 그의 지인이자 멤버 지민의 오랜 팬이라는 서모씨는 “앳된 예쁜 얼굴 봐서 마음이 몽글몽글하다”라며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필리핀 출신 마리아 씨는 어려운 시기 방탄소년단 음악으로 힐링을 받았다고 했다. 사진ㅣ지승훈 기자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하는 외국 팬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필리핀에서 온 마리아(53) 씨는 공연 시청 소감으로 “대박”이라며 한국어 감탄사를 남발했다. 그러면서 “방탄소년단의 음악은 내가 굉장히 힘든 시기에 들었던 노래였다. 그 힐링은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며 만족감을 표현했다. 그의 환한 미소 뒤엔 아쉬움의 기색이 역력했다.

여운이 남았는지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흥얼거리는 미국 팬들도 있었다. 제이(25) 씨는 멤버 제이홉을 좋아해 이 곳에 왔다며 “보러 오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제이홉의) 솔로 음악을 주로 좋아하지만, 방탄소년단 음악은 서울의 느낌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함께 한국을 찾은 애나(23) 씨 역시 “So wonderful!(훌륭해!) So beautiful seoul!(아름다운 서울!)”이라며 음악으로 시작된 한국에 대한 높은 만족감을 표현했다.

행사에 동원된 약 1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은 퇴장 통로에 일제히 도열해 관객들에게 손을 흔드며 인사를 건네 기분좋은 공연을 느끼게 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왔다는 방탄소년단 팬 애나(맨 왼쪽)와 제이(왼쪽에서 세 번째) 씨 및 친구들. 사진ㅣ지승훈 기자
이날 방탄소년단은 이번 신보 타이틀곡 ‘스윔’을 비롯해 글로벌 히트곡 ‘버터’, ‘다이너마이트’ 등 총 12곡으로 무대를 꾸몄다. 전체 세트리스트 중 무려 8곡이 신보 수록곡이다.

무대 의상도 눈에 띄었다. 조선시대 장군의 갑옷 같은 한국의 전통 복식을 현대적으로 변주했다. 한국적 미와 멤버들의 움직임을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춰 제작했다.

대규모 인파가 예고된 만큼 안전 관리도 철저히 이뤄졌다. 최대 26만 명의 집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약 4,800명의 경찰 인력과 4,000여 명의 질서 유지 요원이 배치됐으며, 돌발 상황과 안전사고, 테러 가능성에 대비한 다층적 대응 체계가 가동됐다. 그 결과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공연은 큰 사고 없이 안정적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주최 측(하이브)은 광화문과 시청광장에 모인 인원을 약 10만 4천명으로 추산했다.

방탄소년단의 광화문 공연이 무사히 성료됐다. 사진ㅣ한국온라인사진기자협회 공동취재단
이번 공연은 현장에 머무르지 않았다. 글로벌 OTT 플랫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에 생중계되며, 한국에서 열린 주요 이벤트가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동시 송출되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는 K팝 공연이 국경을 초월한 실시간 콘텐츠로 확장됐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연출 역시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려졌다. 미국 슈퍼볼 하프타임쇼를 지휘해온 해미시 해밀턴 감독이 총연출을 맡으며, 이번 공연은 사실상 글로벌 메가 이벤트에 준하는 완성도를 구현했다. 토종 K팝 아티스트의 무대가 세계 최고 수준의 공연 문법과 결합된 셈이다.

이번 컴백은 이제 막 서막을 올린 단계다. 방탄소년단은 오는 24일 미국 뉴욕에서 스포티파이와 협업한 이벤트를 통해 현지 팬들과 만난다. 이어 25일과 26일에는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에 출연해 신곡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는 2021년 이후 약 4년 8개월 만의 재출연으로, 글로벌 팬들의 기대를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

또한 이들은 4월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의 공연을 시작으로 북미, 유럽, 남미, 아시아를 아우르는 대규모 월드투어에 돌입한다. 총 34개 도시, 82회에 달하는 이번 투어는 K팝 역사상 최대 규모로,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위상을 다시 한 번 입증할 전망이다.

광화문에서 시작된 이들의 귀환은 단순한 컴백을 넘어, K팝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선언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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