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제1회 ‘국제 저어새의 날’… 올해도 남동유수지에 돌아온 저어새

송윤지 2026. 3. 21.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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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인천 남동구 인천시저어새생태학습관 앞마당에서 2026 저어새 환영잔치에 참여한 어린이들이 기념 식수를 심고 있다. 2026.3.21 /송윤지기자 ssong@kyeongin.com


“제1회 국제 저어새의 날을 축하합니다!”

봄기운이 완연한 21일 오전 9시께 인천 남동유수지에서 열린 ‘2026 저어새 환영잔치’에 망원경을 든 어린이와 가족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인천시가 주최하고 저어새NGO네트워크와 인천시저어새생태학습관이 주관한 이번 행사는 제1회 국제 저어새의 날을 기념해 마련됐다.

한국·대만·일본 등 동아시아 각국에서 활동하는 ‘저어새 네트워크’는 지난해 홍콩 마이포(Mai Po)에서 열린 포럼에서 매년 3월 셋째 토요일을 ‘국제 저어새의 날’로 지정했다. 마이포는 멸종위기종인 저어새를 비롯해 400종 가량의 철새가 매년 찾는 월동지다.

이날 참가자들은 남동유수지 인근 저어새생태학습관 앞마당에 기념 식수를 심으며 국제 저어새의 날 제정을 축하했다. 식재에 참여한 권예찬(11)군은 “저어새에게 있는 검은 주걱 부리를 특히 좋아한다”며 “학교 친구들에게도 저어새에 대해 알려주고, 국제 저어새의 날이 생겼다는 사실도 전해줄 것”이라고 했다.

저어새는 인천시 깃대종이자 멸종위기 1급 야생동물이다. 남동유수지는 대표적인 저어새 번식지다. 약 400마리의 저어새가 남동유수지에서 번식한 후, 대만·홍콩·일본 등으로 이동해 겨울을 보낸 뒤 다시 돌아온다. 이곳에서는 ‘가락지 부착’ 조사도 진행된다. 새끼 저어새의 다리에 고유 번호가 적힌 가락지를 달아 이동 경로와 생존 여부를 추적한다.

이기섭 한국물새네트워크 대표는 “3월 중순은 저어새가 한국에 도착하고, 대만이나 홍콩 등 월동지에서는 떠나기 시작하는 시기”라며 “각 지역에서 동시에 저어새를 관찰할 수 있는 시점에 맞춰 국제 기념일을 제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남동유수지 저어새섬에 찾아온 노랑부리저어새를 탐조하며 사진을 찍었다. 남동유수지 곳곳에서는 인천녹색연합, 한국WWF(세계자연기금),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 강화도시민연대 등 다양한 기관과 단체가 준비한 체험 부스도 진행됐다.

인천아빠육아천사단에서 활동하는 권용현(43·인천 서구)씨는 “매년 이맘때마다 아이들과 남동유수지를 찾아 환영잔치에 참여해왔다”며 “아이들이 인천에 서식하는 멸종위기종을 직접 보고 생태 보전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환경 단체들의 꾸준한 보전 노력으로 지난 1995년 400여마리에 불과하던 전 세계 저어새 개체 수는 지난해 7천여마리까지 늘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저어새의 멸종위기 등급을 위기(EN)에서 한 단계 낮은 취약(VU)으로 조정하기도 했다.

권인기 저어새생태학습관장은 “저어새의 개체 수 증가로 멸종위기종 등급이 하향됐지만, 서식지 훼손과 개발 계획 등 개체 수를 위협하는 환경적 요인들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며 “국제 저어새의 날이 저어새 보호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송윤지 기자 sso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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