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미 월드컵도 JTBC 독점 중계? "지상파 vs JTBC 대립 본질 아냐"

박서연 기자 2026. 3. 21.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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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 "韓 올림픽·월드컵 중계권, 이대로 두면 넷플릭스가 사는 날 올 것"
"본질은 매우 비싼 중계권료… 치솟는 중계권,단일 컨소시엄으로 대응해야"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방미통위가 20일 서울 중구 명동 포스트타워 대회의실에서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 관련 공개 시민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방미통위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이 8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올림픽·월드컵 독점 중계권 확보한 JTBC와 지상파 3사(KBS·MBC·SBS) 간의 협상이 차질을 빚고 있다. 국민의 시청권 보장을 위해 방송 규제·진흥 기구인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 위원장 김종철)가 논의에 나섰다.

방미통위는 20일 서울 중구 명동 포스트타워 대회의실에서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 관련 공개 시민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김종철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2002년 월드컵 당시 국민이 하나가 됐던 순간을 이야기하면서도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 올림픽이 유료방송채널을 통해 단독 중계가 이뤄지면서 피땀 흘려 경기를 준비한 선수들의 노력에도 국가적 관심을 모으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는 많은 지적이 있었다”며 “특히 6월부터는 북중미 월드컵이 예정돼 있지만 방송사 간 중계권 협상은 여전히 난항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올림픽 월드컵 등 국민 관심에 대한 보편적 시청권 보장은 방송 사업자의 중요한 공적 책무”라고 설명했다.

▲김종철 방미통위원장이 20일 서울 중구 명동 포스트타워 대회의실에서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 관련 공개 시민간담회'를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KTV

이어 “올림픽 월드컵 등 문화적 공공재는 무료 지상파 방송을 통해 국민 누구나 쉽게 시청할 수 있도록 하고 디지털 온라인 환경에서도 보편적 시청권이 충실하게 보장되기 위해선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며 “국내 사업자뿐만 아니라 글로벌 OTT까지 스포츠 중계 경쟁에 나설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보편적 시청권이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방송법은 국민적 관심 행사의 경우 90% 또는 75% 이상의 시청 범위를 확보하도록 하는 '보편적 시청권' 규정을 두고 있다. 유료방송인 JTBC가 단독 중계해도 법적 문제는 없지만 지상파만 수신하는 3% 가량의 가구가 시청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하고, 한국 유료방송 가격이 낮지만 무료는 아니라는 점에서 논란이 됐다. 여기에 OTT 서비스들이 독점 중계권 확보에 나선 상황이 겹치면서 '보편적 시청권'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韓 올림픽·월드컵 중계권, 이대로 두면 넷플릭스가 사는 날 올 것”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이헌율 고려대 미디어학과 교수는 “보편적 시청권이란 공공성과 상업화되고 있는 방송 환경이 부딪히는 모순적인 부분이 우리가 목도하는 현재 상황”이라며 “이 공공성에 기반한 국민 관심 행사, 사회 통합 행사를 방송사에 규제하는 것이 정확하게 맞는 것인가? 아니면 규제 틀을 오히려 지원의 틀로 바꿔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이런 고민을 한다”라고 했다.

경영난에 처한 방송사들이 공적 책무만 강요받는 상황인 한편 국가적 행사를 중계하면 사회통합 차원에서 국가가 이득을 보기에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헌율 교수는 “국가대표 선수를 지원하기 위해 연 3500억 원가량을 쓰는데, 이번 동계 올림픽처럼 국민의 관심을 못 얻는다면 국가는 많은 투자를 해놓고 스포츠 행사가 가진 사회적 의미를 실현 못 하는 거다. 그런 의미에서 지원이 더 필요할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국가가 지원하지 않으면 해외 OTT들이 이익을 보게 될 거라고 전망했다. 이헌율 교수는 “방송 광고 수입이 계속 줄고 있다. JTBC가 이번에 많은 권리를 샀지만, 다음에는 어떤 방송사도 감히 사려고 하지 않을 거다. 이익을 보는 건 해외 OTT들이 될 거다. 유료 기반에서 수익을 얻고, 국가의 규제 없이 할 수 있기 때문에 규제와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해외 OTT에 훨씬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 사례가 일본에서 WBC 중계권을 넷플릭스가 산 것”이라고 했다.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사와 티빙 등 TV와 모바일에서 WBC 중계를 볼 수 있었던 한국과 달리, 일본에선 WBC 시청 방법이 제한적이었다. 넷플릭스가 WBC를 독점 중계했기 때문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WBC 독점 중계를 위해 제시한 중계권료는 직전 대회보다 5배가량 상승한 150억 엔(한화 약 1415억3550만 원)으로 추산되며, 방송사들은 중계를 포기하게 됐다. 이에 따라 일본에선 넷플릭스를 유료 구독해야만 WBC를 시청할 수 있게 됐다.

▲올해 WBC 대회에 참여한 일본 야구 국가대표 쇼헤이 오타니 선수. 사진=오타니 인스타그램 갈무리

[일본인들이 WBC 8강 탈락 후 넷플릭스 탈퇴 인증하는 이유는?]

이헌율 교수는 “넷플릭스가 광화문에서 BTS 공연을 독점 중계하지만 우리는 많은 공공 자원을 들여 교통정리도 하는 상황에서 넷플릭스를 가입해야만 (중계 영상을) 볼 수 있다. 이게 큰 문제다. 스포츠로 (상황을) 가지고 오면 많은 투자를 해서 국가 공동체 행사하는데 우리는 이득을 못 보고 넷플릭스나 다른 OTT가 이득을 보는 상황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지상파 vs JTBC 중계권 싸움 아냐… 본질은 매우 비싼 중계권료”

발제를 맡은 조영신 동국대 대우교수는 “보편적 시청권 제도를 정립하고 논의하는 건 여기 모인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정돈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이 6월 북중미 월드컵에 적용될 가능성은 낮다. 정무적으로 어떤 판단을 하고 가격을 논의할 것인지로 좁혀 들어간다”며 “2019년 우리 매체 환경과 2026년의 환경은 다르다. 광고 수익이 반토막이 났다. 누가 중계권을 샀어도 2026년도에 적용하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무료 지상파 사업자라고 하는 코리아풀이 그때 입찰해서 땄다고 해도 오늘 기준으로 보면 막대한 손해를 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코리아풀은 지상파3사가 참여하는 중계권 협상 컨소시엄이다.

또 다른 토론자인 이종성 한양대 스포츠산업과학부 교수도 “단도직입적으로 이 상황이 표면적으로는 보편적 시청권의 문제지만 사실은 치솟은 중계권을 감당할 수 없는 지상파와 중계권자인 JTBC의 현실이 결정적인 문제”라며 올림픽보다 중계권료가 더 비싼 월드컵 중계권료를 중심으로 이야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종성 교수는 “보편적 시청권을 월드컵과 올림픽에 철저하게 지키려고 노력해 왔던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같은 나라에서 영국을 제외하고 2026년 북중미 월드컵에서 무료 지상파가 전 경기 중계를 하는 경우는 없다. 불가능하다”며 “중계권료는 굉장히 많이 올랐고, 유럽방송도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 특히 이탈리아가 그렇다. 그래서 유료 채널과 OTT가 나눠 중계하는 시스템을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에서 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이 중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종성 교수는 이어 “JTBC가 전체 중계권료를 확보했을 때 제일 먼저 생각해야 할 건 뉴미디어에서 어떻게 레버리지 할 수 있느냐다. 2019년에 중계권을 확보했을 때조차도 지상파의 광고 매출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거의 확실시되는 상황이었다. 다른 콜라보레이션 모델을 썼어야 되는데, 조금 미흡하지 않았나”라고 물은 뒤 “네이버와 계약이 돼 있습니다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2019년 지상파와 지금의 지상파의 영향력이 떨어진 것 이상으로 2019년의 네이버와 2026년의 네이버는 같은 플랫폼은 아니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라고 짚었다.

곽규태 순천향대 글로벌문화산업학과 교수도 “갈등의 원인은 월드컵 중계권이 매우 비싸다는 것”이라며 “언론에서 많이 안 다뤄지고 있는 것 같은데 매우 비싸다. 제가 파악하기로는 지난 대회에서 다음 대회로 넘어갈 때 약 15% 정도 인상된다. 우리 방송사업자는 여력이 없는 상황인데 중계권료는 인상되어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JTBC가 절반 분담하고 나머지 지상파가 절반 나눠 분담해야”

곽규태 교수는 “방미통위를 중심으로 지상파 방송사들과 유료방송사들이 진정성 있게 참여해 짧은 시간에 협상을 종료해야 한다”며 “2026년부터 2030년 월드컵 중계권을 비딩할 당시 유료방송사에 대해선 코리아풀 제안이 없었다”며 “JTBC 입장에선 단독 입찰에 참여할 수밖에 없었다. JTBC가 얼마에 땄는지 코리아풀이 얼마를 제안했는지 모르겠지만 큰 차이는 없을 걸로 예상된다. 독점권을 누가 갖고 있던 간에 문제는 불거졌을 것이고 우리는 그런 관점에서 바라보고 어떻게 이끌어 가야할지 생각해 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곽 교수는 “특정 방송사가 중계권 가격을 높였다는 시각보다 이 문제를 어떻게 풀고 차제에 어떻게 중계권료 인상을 막고 국가적으로 대응해 방송사들이 안정적으로 중계권을 확보할 수 있는지가 주요 논의 사항이 돼야 한다”라며 “온라인 중계권을 제외하고 나머지 금액을 JTBC가 절반 분담하고 지상파 방송사들이 절반 정도를 나눠서 분담하는 게 합리적인 어떤 대안의 기본 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그럴 경우도 JTBC가 안게 되는 부담은 두세 배 이상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위험 부담을 낮추려면 중계권 협상 초기 단계부터 컨소시엄을 구성해 복수 입찰보다 단일 전선으로 나가는 게 유리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곽 교수는 “방미통위가 컨소시엄 구성이나 운영에 대한 가이드라인, 중계권 분쟁, 재판매 결렬시 어떻게 개입할 수 있는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가야 한다. 다만 사적 영역을 개입할 소지가 상당히 높기에 (규제 대상인) 국민 관심 행사를 포괄적으로 잡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경기 수 대폭 늘고, 휴식 시간 6분 추가 …상업적 잠재력 커”

이정섭 대한축구협회 마케팅 실장은 “97%의 가시청권을 가진 대한민국 미디어 환경에서 더 이상 유무료 개념을 논하는 건 아닌 것 같다. 부탁드리고 싶은 건 관심을 유발하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가 중계 채널에 대한 접근성이 굉장히 쉬워야 한다”며 “월드컵과 올림픽과 같은 메가스포츠 이벤트는 한 개의 방송국이 커버하기에는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하다. 월드컵은 32개국에서 50% 증가한 48개국이 증가해 참가하고 그에 따라 경기 수도 전체 총 64경기에서 104경기로 늘었다. 이러한 물리적인 환경 자체가 단독 중계보다는 중복 중계가 현실적인 답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정섭 실장은 “무더위 경기 때 선수들 보호차원에서 하던 쿨링 브레이크라는 게 축구에도 있었다. 이번에 이것을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라고 해서 아예 규정화했다”며 “상당히 상업적인 혜택이다.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의 규정이 현재 전반 22분, 후반 22분, 각각 3분씩의 브레이크타임을 준다는 거다. 이렇게 되면 총 6분이라는 브레이크타임이 생기는데 이것이 중계사나 상업적 분야에선 엄청난 포텐셜을 갖고 있다”며 북중미 월드컵의 상업적 가능성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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