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선에 잠든 대가야,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안부를 묻다” …김서진 연출가가 말하는 대가야 신화극 ‘도둑맞은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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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야인들에게 죽음은 끝이 아니라 삶의 연속이었습니다."
오는 3월 28~29일 고령 대가야문화누리 우륵홀에서 공연되는 대가야 신화극 '도둑맞은 새'의 김서진 연출가는 작품의 출발점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기록이 적다는 것은 결핍이 아니라 상상력을 채워 넣을 수 있는 여백"이라며 "대가야인의 세계관을 오늘의 관객에게 새롭게 전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김 연출가가 특히 주목한 것은 대가야인의 생사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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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야인들에게 죽음은 끝이 아니라 삶의 연속이었습니다."
오는 3월 28~29일 고령 대가야문화누리 우륵홀에서 공연되는 대가야 신화극 '도둑맞은 새'의 김서진 연출가는 작품의 출발점을 이렇게 설명했다.
꽃샘추위가 남아 있던 3월의 오후, 천장산 우화극장 최종 리허설 현장에서는 배우들의 거친 숨소리와 가야금 선율로 뜨겁게 달아올라 있었다. 연습을 지켜보던 김 연출가는 이번 작품에 담긴 메시지를 차분히 풀어냈다.
그가 작품의 영감을 얻은 곳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지산동 고분군의 능선이다.
김 연출가는 "고분 능선을 바라보며 이곳에 잠든 사람들의 이야기가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도 우리 곁에서 흐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대가야 역사 기록이 많지 않다는 점도 오히려 창작의 출발점이 됐다.
그는 "기록이 적다는 것은 결핍이 아니라 상상력을 채워 넣을 수 있는 여백"이라며 "대가야인의 세계관을 오늘의 관객에게 새롭게 전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김 연출가가 특히 주목한 것은 대가야인의 생사관이다.
죽음을 삶의 연장선으로 받아들였던 인식은 작품의 핵심 메시지로 이어졌다.
그는 극 속 대사를 인용하며 "죽음을 곁에 두면 삶이 더 선명해진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며
"언젠가 돌아갈 곳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할 때 지금의 삶과 사람들의 소중함이 더 또렷해진다"고 말했다.
작품의 모티브는 약 100여 년 전 지산동 고분군에서 실제로 벌어졌던 도굴 사건이다.
극에서는 도굴꾼 '꾹쇠'가 훔친 유물을 되찾기 위해 대가야 왕족들의 영혼이 깨어나는 이야기로 전개된다.
김 연출가는 "지산동 고분군의 많은 유물이 도굴로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작품에 반영했다"며
"주인공 꾹쇠의 참회를 통해 문화유산의 가치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무대 연출 역시 독특하다. 고령의 상징인 가야금 선율은 록 밴드 사운드와 결합해 새로운 음악적 긴장을 만들어낸다. 여기에 꾹쇠가 오리를 타고 사후세계로 날아가는 공중 서커스, 버나놀이와 죽방울놀이 등 전통 연희가 더해져 공연의 역동성을 높인다.
김 연출가는 이번 작품을 '위로의 공연'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대가야의 여신 정견모주가 관객들에게 안부를 건네는 이야기"라며 "웃고 즐기면서도 마음속에 따뜻한 울림이 남는 공연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석현철기자 shc@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