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흑백요리사’보다 치열한 승부...스타개발자들 다 모인 서바이벌 해커톤
국내 유명 개발자들 한자리에
30시간 안에 돈 되는 서비스 개발
에너지 음료 마시며 마라톤 회의
![21일 여의도 인근에서 열린 ‘흑백개발자 THE 해커톤’ 대회에 국내 개발자 80명이 모여 30시간 동안 서비스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최원석 기자]](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25/mk/20260325180313957cxaa.png)
이들은 오직 실력으로만 승부하기 위해 모인 ‘흑백 개발자’들이다. 21일 오전 여의도 워크모어에서 열린 ‘흑백개발자 THE 해커톤’에 참가한 80명은 모두 업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개발자들이다. 행사 시작 전부터 이들은 각자 개발한 서비스를 서로 칭찬하며 인사를 나눴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21일 여의도 인근에서 열린 ‘흑백개발자 THE 해커톤’ 대회에 참여해 팀원들과 회의하고 있다. [사진=최원석 기자]](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25/mk/20260325180314213drsw.jpg)
흑 개발자의 면면은 다양했는데, 마찬가지로 이미 업계의 인정을 받은 사람들이다. 수백만 명의 사용자를 모은 서비스 개발자, 300억 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한 IT 회사 대표 등 58명이 검은색 반팔 티를 입고 앉았다. 이들은 이어폰을 귀에 꽂고 음악을 듣거나 유튜브를 보는 등 각자의 방법으로 들뜬 마음을 가라앉혔다.
이번 해커톤 행사에 심사자는 없다. 각 팀이 서비스를 만들고 출시하면 5일 동안 시장에서 벌어들인 수익으로만 평가한다. 사업 아이템도, 서비스 형태에도 제한이 없다. 자신이 지금까지 어떤 성공을 거뒀든, 이번에 개발한 서비스가 벌어들인 수익만으로 평가를 받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참가자들의 흥분과 긴장감이 뒤섞여 행사장을 채웠다. 참가자들의 책상에는 빈 에너지 음료 캔이 쌓여갔다. 점심시간에도 참가자들은 도시락을 먹으며 노트북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렇게 하면 과금을 유도할 수 없다”, “서비스를 간단히 보여준 뒤 구독을 안내하는 게 낫다” 등 팀원끼리 수익 전략에 대해 논쟁을 벌이는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참가자들이 가장 견제하는 팀은 단연 이 의원이 포함된 팀이었다. 이 의원은 팀원들과 논의하다가 “내가 빨리 데모를 만들어서 보여주겠다”고 말하는 등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20년에 가까운 개발 경력을 지닌 그는 “인맥 관리, 민원 처리 등 정치에 도움 되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어왔다”며 “코딩이 내가 지금까지 정치하는 비결”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정치에서도 다른 산업 분야와 마찬가지로 인공지능(AI)이 새로운 길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개혁신당은 최근 내부 개발자 2명을 두고 AI 사무장을 두는 등 새로운 정치 실험을 하고 있다. 그는 “정치와 코딩은 새로운 체계를 만들고 효율적인 규칙을 만든다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했다.
![이대범 온더룩 대표(왼쪽에서 두번째)가 팀원들과 사업 아이템에 대해 회의하는 모습. [사진=최원석 기자]](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25/mk/20260325180315581grbc.png)
또다른 백 참가자인 이대범 온더룩 대표는 ‘내가 AI에 대체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집중했다. 그가 개발 중인 화면에는 ‘대체되기 전에 확인하세요’라는 문구가 뜨고, 아래에 숫자가 떠있었다. 사용자의 업무가 AI로 대체되기 전까지 남은 개월 수다. 이 대표는 “평소 나를 포함한 개발자들이 많이 느끼는 걱정”이라며 “스타트업을 7년째 운영하고 있는데, AI가 나오면서 비즈니스를 완전히 진화시켜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 대표가 개발하는 서비스는 사용자의 업무 중 반복적인 업무를 파악한 뒤 대신하는 AI 에이전트를 만들어준다. 대체되기까지 남은 시간을 보여준 뒤 서비스 구매를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그는 “AI가 사람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AI를 잘 쓰는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을 대체한다”며 “AI 시대를 불안해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토스 공동창업자인 백 개발자, 이태양 베이스벤처스 대표는 “오랜만에 하니까 너무 재밌다”며 “한동안 창업자들의 발표를 듣다가 내가 오랜만에 해보니 어려운 일이라는 걸 새삼 깨닫는다”고 했다.
이 대표가 개발에서 손을 뗀 지 10년 만에 개발 환경은 크게 바뀌었다. 그는 “오랜만에 개발을 해서 실력이 예전 같지 않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예전 퍼포먼스보다 더 좋아졌다. AI나 개발 도구가 그만큼 발전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제는 못 만들 걱정보다 무엇을 해결하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이 더 중요해졌다”고 했다.
이는 참가자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이대범 대표 역시 “예전에는 2주 만에 앱 하나를 만들어도 혁신적이었는데, 지금은 1~2시간이면 충분히 만든다”며 “개발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무엇을 왜 만드는지가 훨씬 중요하다”고 했다.
![8년차 개발자인 용혜림 씨가 팀원들과 함께 ‘쓰레기 판별기’를 만들기 위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최원석 기자]](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25/mk/20260325180315874ocwu.jpg)
8년차 개발자인 용혜림 씨는 ‘쓰레기 판별기’를 개발한다. 연인, 직장 상사, 회사 동료 등이 나쁜 사람, 소위 말하는 ‘인간 쓰레기’인지를 분석하는 서비스다. 채팅 기록을 토대로 상대방이 회피형인지 마마보이형인지 등을 판별해 알려준다. 이번 대회에서 이기기 위한 특단의 전략이다. 용 씨는 “매출로 평가한다면 결국 기술이 아닌 홍보 싸움”이라며 “어떻게 바이럴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한 결과”라고 했다.
이번 행사는 18명의 젊은 청년들이 직접 기획하고 주최했고, 국내 개발업계와 스타트업계가 힘을 보탰다. 스타트업 채용 전문 컨설팅 회사 캔디드, 벤처캐피탈 사제파트너스를 중심으로 언바운드랩데브, 카카오벤처스, 베이스벤처 등이 후원사로 참여했다. 주최 측인 정치테크 스타트업 ‘참치상사’의 최동인 대표는 “누구나 실력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는 사회가 되고 있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새로운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총 30시간의 개발이 끝나면 만들어진 서비스는 시장에 공개된다. 이후 5일간의 매출 기록을 토대로 우승자를 선발한다. 시상식은 오는 28일에 진행되며, 대회 전 과정은 4월에 유튜브 등 여러 플랫폼에 영상으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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