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공장 화재, 층 쪼개 만든 ‘무허가 시설’이 참사 키웠다

최예린 기자 2026. 3. 2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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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발생한 대전 안전공업 화재에서 다수 사망자가 발견된 헬스장과 휴게실은 애초 설계에는 없는 '무허가 시설'인 것으로 확인됐다.

허가 없이 층을 쪼개 만든 이 공장 동관의 2층과 3층 사이 직원 휴식 공간에는 정면 창문도 없어 연기가 바깥으로 잘 빠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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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화재가 발생한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 외관을 21일 오전 하늘에서 바라본 모습. 연합뉴스

20일 발생한 대전 안전공업 화재에서 다수 사망자가 발견된 헬스장과 휴게실은 애초 설계에는 없는 ‘무허가 시설’인 것으로 확인됐다. 허가 없이 층을 쪼개 만든 이 공장 동관의 2층과 3층 사이 직원 휴식 공간에는 정면 창문도 없어 연기가 바깥으로 잘 빠지지 못했다. 헬스장에서 발견된 사망자 9명 모두 그 공간의 유일한 환기 통로인 옆 창문 근처에서 발견됐다.

대전소방본부는 21일 오후 브리핑에서 “수색 작업으로 지금까지 실종자 14명 중 11명을 발견했다”며 “복층 구조의 2층에서 다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대전소방본부는 “2층 정면엔 창문이 없고, 옆쪽에만 창문이 있어 환기가 어려운 구조였고, 불이 난 뒤 매연도 밖으로 잘 빠지지 않아 피해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불은 동관 1층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사망한 11명 중 9명은 복층 구조로 된 동관 2층의 헬스장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다른 1명은 동관의 2층 휴게실 입구에서, 다른 1명은 동관 1층 남자화장실에서 발견됐다.

남득우 대덕소방서장이 21일 오후 대전 안전공업 화재 언론브리핑에서 사망자 발견 지점을 설명하고 있다. 최예린 기자

소방 당국과 함께 브리핑에 나선 대전 대덕구 주택경관과 관계자는 “화재가 난 동관의 2층의 층고가 높은 편인데, 업체가 허가받지 않고 2층에 복층을 만들어 직원 휴게실과 헬스장으로 써왔다”며 “건물 건축·증축 때 허가받지 않은 사항으로, 대덕구에서도 이번 사고 전엔 관련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전 대덕구 문평동 안전공업 공장은 1996년 1만9730㎡ 규모 2층 건물 1개 동으로 지어졌고, 2010년 지상 1층 1500㎡ 규모로 이번에 불이 난 동관 건물을 증축했다. 1년 뒤 동관에 2249㎡ 규모로 추가로 2층을 쌓았다. 2014년에는 동관 3층 및 옥내주차장·옥상주차장까지 증축 허가를 받아 올렸다. 그러나 안전공업은 구청 허가를 받지 않은 채 층고가 5.5m인 2층을 위·아래로 쪼갠 뒤 직원 휴게실과 헬스장으로 써왔다는 것이 대덕구 설명이다.

경찰과 소방 당국이 21일 오전 대형 화재가 발생한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 내부에서 인명 수색작업과 화재 조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때문에 소방서는 애초 사망자 9명이 발견된 헬스장을 3층에 있다고 잘못 판단하기도 했다. 위아래로 나뉜 공간 위쪽에 있으면서 헬스장으로 불리는 곳에는 운동기구도 있지만, 직원들은 이곳도 휴식을 취하는 공간으로 써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장의 소방안전·시설 점검을 맡아온 대덕소방서도 불이 나기 전까지는 ‘무허가 복층’의 존재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남득우 대덕소방서장은 “공장에 (정면 창문이 없는) 무허가 복층 공간이 있는 사실은 몰랐다. 소방서에서 공장에 시설 안전 점검을 실제 나간 적이 있는지 등은 확인 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창문이 정면에는 없고 측면 한쪽에만 있는 구조는 환기 기능이 매우 떨어져, 불이 난 뒤 매연이 밖으로 잘 빠지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고, 이런 건물 구조가 인명 피해를 키운 면이 있다고 본다. 측면 창문 아래에는 장애물이 있어 밑으로 뛰어내리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21일 불이 난 대전 안전공업 공장 외부 모습. 업체가 무허가로 공장시설인 2층과 주차장인 3층 사이에 만든 헬스장 공간에서 9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헬스장 공간 정면 쪽엔 창이 없었고, 9명은 모두 측면 창가에서 발견됐다. 최예린 기자

사망자 가족도 이런 구조가 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가족 김아무개씨는 한겨레에 “소방관들 말로는 (빠져나갈) 통로 쪽 천장이 주저앉아 탈출구가 막혔다고 한다”며 “저(헬스장) 쪽은 (정면에) 창도 없으니 탈출이 어려웠지 않았겠나”라고 말했다.

대전경찰청은 전담수사팀을 꾸려 화재 원인과 피해가 커진 이유 등을 조사하고 있다. 전담수사팀 관계자는 “공장 밖을 찍는 폐회로텔레비전(CCTV) 일부를 확보해 영상을 분석 중”이라며 “대피 과정에서의 문제도 면밀하게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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