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지각 영상이 국가 기밀? 김우석 상임위원 호선 불발의 이유
MBC '바이든-날리면' 보도 등 주요 제재 주도
윤석열 출근길 지각 영상엔 '국가기밀' 차단도
尹 풍자 영상 차단 때는 "조롱은 정치적 테러"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국민의힘 몫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미심위·전 방심위) 상임위원 호선이 두 차례 무산됐다. 국회의장이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협의한 몫에 따라 추천된 김우석 위원이 상임위원으로 내정됐는데도 일부 위원의 반발로 호선이 이뤄지지 않았다. 그동안 큰 갈등 없이 관행대로 상임위원 호선이 이뤄진 것에 비춰보면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다.
김우석 위원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국민의힘 몫 비상임 방심위원을 지냈다. 민주자유당 당직자 출신으로 황교안 전 대표의 상근특보를 맡고 18대·21대 총선에서 각각 한나라당·미래통합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적이 있어 사실상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언론노조는 2021년 그가 차기 방심위원에 거론되자 “25년이나 평생을 당직자로 살아온 인물”이라며 “방심위원 자리가 정치 지망생들의 놀이터인가”라는 성명을 냈다.
“외교안보 중요, MBC는 과징금도 약한 측면 있다”
류희림 방심위원장 취임 이후 김우석 위원의 행적이 발목을 잡았다. 방미심위 구성원들은 윤석열 정부에서 벌어진 '정치심의'에 김우석 위원이 상당 부분 기여했다고 보고 있다. 2023년 9월5일, 윤석열 정부와 여당이 '가짜뉴스'라고 규정한 뉴스타파의 '김만배 녹취록' 심의가 대표적 예다.
방심위는 2023년 11월13일, 뉴스타파 녹취록을 인용보도한 MBC, KBS 등에 대한 과징금 부과를 확정했다. MBC는 김 위원의 국민의힘 정당 활동 이력 등을 이유로 기피 신청을 요구했지만 기각됐다. 김 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기초적 이해가 없는 사람들이 거대 공영방송 MBC를 운영하고 있다는 게 안타깝다. 그러니 뉴스타파 같은 공신력 없는 언론에 놀아나서 허위 조작 정보를 한 거 아니겠나”라고 말하며 과징금 의견을 냈다.

'바이든-날리면' 논란 때는 '외교안보'를 강조하며 MBC를 비판했다. 김 위원은 2024년 3월11일, '바이든-날리면' 논란을 보도한 MBC에 과징금 의견을 내며 “표현의 자유도 중요한 가치이지만 그것을 지키는 주체도 국가다. 국가가 튼튼해지려면 외교안보가 튼튼해야 한다”면서 “MBC는 사과도 정정보도도 하지 않았다. 과징금도 제가 보기엔 좀 약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류희림 체제에서 의결된 법정제재 취소 소송은 1심 기준 방심위가 '30전30패'를 기록했다.
윤석열 출근길 지각 영상에 '국가기밀' 차단
류희림 방심위는 온라인 불법정보를 주로 심의하는 통신심의소위원회(통신소위)를 활용해 사상 첫 '인터넷신문' 차단을 시도했다. 뉴스타파 김만배 녹취록 보도를 인용한 방송사들뿐 아니라 뉴스타파 원 보도 자체를 차단 시도한 것이다. 당시 야권 추천 위원들은 방심위가 인터넷신문을 심의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반발했지만 김우석 위원은 “(가짜뉴스센터에) 신고하고 민원이 있으면 의무적으로 (심의를) 해야 하는 것”이라며 뉴스타파 심의를 촉구했다.
윤석열 당시 대통령의 심기를 경호하는 듯한 심의도 있었다. 2024년 1월8일, 방심위는 통신소위에서 유튜브 '제이컴퍼니 정치시사'가 올린 윤석열 대통령 출근길 관련 영상 37건에 접속차단을 의결했다. 대통령의 출근 동선이 국가기밀에 해당한다는 이유였는데 당시 야권 추천 위원들은 “대통령 근무 태도(지각)를 비판하는 내용”이라며 차단을 반대했다. 그러나 김 위원은 대통령 출근길 영상이 “겉보기엔 별 게 아니라 해도 그것이 축적된 데이터라고 하면 효과는 배가 된다”며 “방치했을 때는 쌓여서 대기업이나 국가까지도 무너뜨릴 수 있는 위험”이라고 주장했다.

2024년 2월23일, 방심위는 틱톡 등에 올라온 윤석열 풍자 영상에도 접속차단을 의결했다. 적용조항은 '사회혼란 야기'였다. 윤석열씨의 기존 연설 영상을 짜깁기했을 뿐이라 현실과 혼동될 가능성이 없는데도 방심위는 '사회 혼란'으로 차단에 나섰다. 김 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민주주의 사회에서 풍자나 표현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하지만, 근거 없는 조롱과 폄훼는 정치적 테러이며 국격을 떨어뜨리고 민심을 호도하는 자멸 행위”라고 말했다.
김 위원은 북한이 대통령 풍자 영상을 만들었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은 자신이 대학원에서 정보보호를 전공했다는 것을 강조한 뒤 “선거 때마다 북한 사이버전사가 중국으로 넘어가 심리전을 벌인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북한이나 적성국이 이런 콘텐츠를 만들어 우회 유통하는데 공공기관이 이를 차단하지 않고 방치한다면 유사한 일탈행위가 넘쳐날 것”이라고 말했다.
5기 방심위원 신분으로 6기 방심위원장 류희림 호선
방심위 구성원들이 가장 분노하는 지점 중 하나는 김우석 위원이 류희림 전 위원장의 연임 호선을 도왔다는 것이다. 5기 방심위원장의 보궐로 취임했던 류 전 위원장은 2024년 7월, 6기 위원장 연임을 시도했는데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야권 추천 위원을 위촉하지 않아 위원장 호선에 필요한 정족수가 부족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아직 임기가 남아있었던 5기 김우석·허연회 위원이 기습적으로 회의를 열어 윤석열 대통령 추천 위원 3인과 6기 방심위원장을 호선해버렸다.

김우석 위원은 류 전 위원장의 '민원사주' 의혹 진상규명을 무산시키기도 했다. 2024년 1월, 진상규명을 요구하던 야권 추천 김유진 위원에 대해 김우석 위원 등 여권 추천 위원이 해촉안을 의결해버린 것이다. 이들은 공개적인 회의에서 김유진 위원이 류 전 위원장의 '민원사주' 의혹을 자꾸 따지는 것이 회의방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김유진 위원은 해촉 이후 가처분을 신청했고, 2024년 2월, 법원이 이를 인용해 위원에 복귀했다.
김우석 위원은 지난 10일 국회의장 몫 방미심위원으로 위촉됐다. 방미심위는 지난 12일과 16일, 비공개 회의를 통해 김 위원을 상임위원으로 호선하려 했으나 일부 위원들의 반발로 호선이 무산됐다. 방미심위 구성원들은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피케팅을 하며 김 위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방미심위 직원 181명 일동은 김 위원의 상임위원 호선에 반대한다는 연서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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