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지배구조 개편' 추진...책임경영 강화
EV·PBV·SDV 3대 핵심 전략…전동화 중심 성장 가속

| 서울=한스경제 곽호준 기자 | 기아가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배구조 개편과 주주환원 정책을 동시에 추진하며 책임경영 체계를 강화에 나섰다.
기아는 20일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제82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이사 선임, 자사주 보유·처분 계획 등 주요 안건을 통과시켰다. 참석 주식 수는 전체 의결권의 83.1%에 달하는 3억2280만주로 집계됐다.
이번 주총의 핵심은 정관 변경이다. 기아는 △전자주주총회 도입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 삭제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사외이사 명칭 변경 등 상법 개정 사항을 일괄 반영했다.
▲ 자사주 활용·배당 확대 추진…미래 성장 전략 제시
이번 안건에서는 이사의 충실의무 범위를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는 조항이 포함되면서 경영진의 책임 범위가 한층 넓어졌다. 이는 주주권 강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실적 부진이나 투자 판단 실패 시 주주가 이사회 책임을 직접 문제 삼을 수 있는 근거가 강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집중투표제 관련 조항 삭제 역시 눈에 띈다. 소수주주 권한이 확대되는 구조로 향후 경영 참여를 요구하는 투자자들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와 함께 기아는 자기주식 보유·처분 계획도 승인했다. 보통주 181만273주를 장내에서 취득해 임직원 보상과 우리사주 제도 등에 활용하는 방안이다. 다만 실제 처분 규모는 경영성과와 주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미사용 물량은 향후 소각 가능성도 열어뒀다. 주주환원 정책도 병행했다. 기아는 1주당 배당금을 6800원으로 결정해 전년 대비 300원 상향했으며 중장기적으로 총 주주환원율 35% 이상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기아의 실적 흐름을 부담 요인으로 보고 있다. 기아는 지난해 매출 114조원을 기록하며 외형 성장을 이어갔지만 영업이익은 약 9조원으로 감소하며 수익성이 둔화된 상태다. 원가율 상승과 전동화 투자 확대, 글로벌 경쟁 심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경영진은 미래 성장 전략도 제시했다.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는 전동화 전환 가속과 PBV(목적기반차량) 사업 확대,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개발을 3대 핵심 전략으로 제시하며 중장기 경쟁력 강화 방향을 밝혔다. 전기차 시장 둔화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EV(전기차) 대중화 전략'을 통해 캐즘을 돌파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EV3, EV4, EV5 등 기존 라인업에 더해 올해 선보이는 EV2까지 이어지는 대중형 전기차 풀라인업을 구축하고 오는 2030년까지 총 13개 EV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동시에 충전 인프라 확대와 고객 경험 개선, 글로벌 생산거점 다변화를 통해 전기차 공급망 경쟁력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송 사장은 "기아는 전기차 대중화를 위해 제품 개선, 접근성 향상, 공급망 강화 등 3가지 핵심 영역에 집중하고 EV2 등 신차 출시를 통해 대중화 모델 풀라인업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PBV 사업 역시 핵심 성장축으로 제시됐다. PV5를 시작으로 내년 PV7, 오는 2029년 PV9까지 라인업을 확대하고 유연 생산체계와 컨버전 모델을 기반으로 물류·레저 등 다양한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내년까지 AI 기반 '사용자 경험(UX)'과 커넥티비티를 결합한 SDV를 양산 모델에 적용하고 모셔널·포티투닷과 협업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 내재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 지배구조 변화…주주환원·책임경영 균형 과제
업계는 이번 주총을 기아의 지배구조 변화 신호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상법 개정에 따른 정관 변경과 주주권 강화 조치가 동시에 추진되면서 단순 제도 대응을 넘어 책임경영 체계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와 집중투표제 관련 변경이 병행된 점을 두고 향후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대한 주주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사주 활용 방안까지 포함되면서 주주환원 정책과 경영 책임 간 균형이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는 평가다.
기업 재무 전문가는 "이번 주총 안건은 단순한 상법 개정 대응을 넘어 기아가 주주 중심 경영으로 체질을 전환하려는 흐름으로 보인다"며 "충실의무 확대와 집중투표제 변화는 이사회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대신 경영진 부담도 커지는 구조로 향후 수익성 회복과 주주환원 정책 간 균형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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