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대전 화재 11명 숨진 채 발견…조립식 공장, 삽시간에 구겨져 붕괴

최예린 기자 2026. 3. 21.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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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탄 공장은 구겨지듯 내려앉아 있었다.

화마에 힘없이 통째로 찢긴 듯한 조립식패널 공장은 타고 남은 '종이성냥갑' 같았다.

"9명 모두 창가 근처에 몰려 있는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다. 훼손 상태가 심해 유전자 감식으로 신원 확인해야 한다"는 대덕소방서장의 말은 불길이 얼마나 거셌는지를 짐작하게 했다.

조립식 패널 구조로 지은 안전공업 동관 건물의 대부분은 이번 화재로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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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실종자 3명은 흔적 못 찾아
지난 20일 오후 발생한 화재로 대전 대덕구 문평동 안전공업 공장 동관 건물이 무너져 내려앉아 있다. 최예린 기자

불탄 공장은 구겨지듯 내려앉아 있었다. 화마에 힘없이 통째로 찢긴 듯한 조립식패널 공장은 타고 남은 ‘종이성냥갑’ 같았다. 불이 난 지난 20일 오후 외주차장 포함 4층 건물 안에선 170명의 사람이 일하고 있었다. 재난 뒤에서야, 건물이라 부르기 민망한 ‘그 공간’의 실체가 겨우 드러나 현실을 덮쳤다. 힘없이 구겨진 조립식 샌드위치패널 구조물 광경과 매캐한 재 냄새가 뒤엉켜 두통을 일으켰다.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 화재 현장은 허무할 만큼 처참했다.

그 안에서 21일 낮까지 1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남은 실종자 3명은 흔적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전날 밤 11시3분 처음 발견된 실종자 1명은 불이 난 공장 동관 2층 직원휴게실 입구 계단 쪽에서 발견됐다. 40대 남성인 그의 신원은 지문으로 확인됐다. 1시간여 뒤 자정 넘어 9명이 발견된 곳은 동관 3층 옥내주차장 한쪽 마련된 헬스장 공간이었다. “9명 모두 창가 근처에 몰려 있는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다. 훼손 상태가 심해 유전자 감식으로 신원 확인해야 한다”는 대덕소방서장의 말은 불길이 얼마나 거셌는지를 짐작하게 했다. 서장은 “급격한 연소 확대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나머지 1명은 21일 낮 12시10분께 동관 1층 남자화장실에서 발견됐다.

21일 안전공업 건물이 화재에 무너져 내려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실종자 구조 작업을 계속 중인 소방 당국은 밤사이 그나마 형태가 남은 동관 앞부분 수색을 마치고, 완전히 불에 타 내려앉은 동관 뒤쪽 부분도 수색을 이어갈 계획이다. 조립식 패널 구조로 지은 안전공업 동관 건물의 대부분은 이번 화재로 무너졌다.

소방 구조대가 21일 자정께 불이 난 안전공안 공장 동관 건물 3층 창가에서 실종자 9명을 발견해 현장 보전 조처를 하고 있다. 최예린 기자

남득우 대덕소방서장은 “진입이 가능한 동관 앞쪽 일부 공간의 수색은 다 했다. 남은 실종자들은 무너진 동관 뒤 주차장 쪽에 있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추가 붕괴 위험이 커 전문가 안전 진단 뒤 철거 작업을 하면서 실종자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내려앉아 구겨진 건물 잔해를 자르고 걷어내야만 아직 공장 안에 있을지 모를 사람들을 찾을 수 있다는 말이었다.

소방당국이 대전 안전공업 화재와 실종자 수색 현황을 언론브리핑에서 설명하기 위한 작성한 공장 구조도. 최예린 기자
밤사이 1차 실종자 수색작업을 마친 소방구조대가 21일 오전 화재탐지견과 함께 화재로 붕괴한 공장 건물 쪽으로 들어가고 있다. 최예린 기자

안전 진단과 건물 철거 작업 전 소방관들은 화재 탐지견과 함께 붕괴한 공장 주변을 돌고 있다. 눈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실종자들의 존재를 어떻게라도 가늠해보려고 시도하고 있다. 경찰은 안전공업 화재 수사를 위한 전담팀을 꾸렸다. 경찰·소방 합동감식팀은 이날 오전 실종자들이 주검으로 발견된 지점 등에서 현장 감식을 시작했다. 노규호 대전경찰청 전담수사팀장은(수사부장) “관계기관 합동 감식, 폐회로텔레비전(CCTV) 분석과 관계자 조사 등을 통해 화재 원인 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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