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훼손 심한데 신원 확인되나요”···실종 이틀째 대전 공장 가족대기소 ‘울음바다’
“내 새끼 어떡하지” 절규 터져나와
이틀에 걸쳐 발견된 11명 모두 숨져
정부, ‘합동재난피해자지원센터’ 운영

21일 찾은 대전 대덕구 문평동에 있는 자동차 부품 제조 공장. 전날 대형 화재가 발생한 공장 바로 인근에 마련된 가족대기소에서는 끊이지 않는 울음소리가 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내부에 설치된 10여개의 재난구호쉘터마다 희생자·실종자 가족들이 모여 있었고 곳곳에서 절규와 탄식이 터져 나왔다.
‘정OO씨 가족’이라고 적힌 쉘터 안에서는 한 어머니가 “아이고 내 새끼야” “내 새끼 어떡하지” “다른 사람들은 다 뛰어내렸는데 너는 왜 안 뛰어내렸니”라며 울부짖었다. 아들의 이름을 연신 부르며 이어진 절규는 10분 넘게 끊이지 않았다.
울음이 잦아들지 않자 재난심리회복 지원센터가 적힌 유니폼을 입은 관계자들이 쉘터를 찾아 생수를 건네고 상태를 살폈다. 탈진을 우려한 듯 말을 건네며 진정을 돕는 모습이었다.
가족대기소 곳곳에서는 서로를 부둥켜안고 등을 토닥이며 버티는 모습이 이어졌다. 어머니와 아들이 손을 꼭 잡은 채 말없이 눈물을 흘렸고 휴대전화로 지인과 통화하다가 끝내 말을 잇지 못하고 흐느끼는 이들도 있었다.
일부 가족들은 쉘터 안에 머무르지 못한 채 현장으로 발걸음을 옮기기도 했다. 가족의 부축을 받으며 사고 현장을 찾은 이들은 무너져내린 공장과 검게 탄 잔해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이내 고개를 떨구고 눈물을 쏟아냈다.
붕괴된 공장 건물 주변으로는 통제선이 길게 둘러쳐졌고 그 너머로는 구조대원들이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었다.
충격과 불안으로 호흡이 가빠져 제대로 숨을 쉬지 못하는 가족도 발생해 현장에서 긴급 의료 조치가 이뤄지기도 했다.

실종자 수색이 계속되는 현장에서는 신원 확인 절차도 동시에 진행됐다. 당국이 실종자 14명 가운데 11명을 발견하면서 경찰은 유전자(DNA) 채취 동의서를 들고 가족대기소를 찾아다니며 설명과 동의를 구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시신이 많이 훼손됐어도 신원 확인이 가능한가요” “언제쯤 확인이 되나요”라며 절박한 목소리로 절차 등을 물었다.
같은 날 정부가 공장 화재 수습과 피해 지원을 위해 대덕문화체육관에 설치한 중앙합동재난피해자지원센터에도 긴장감이 감돌았다. 경찰청과 근로복지공단 등 관계 기관 직원들이 이른 시간부터 나와 피해 상담과 지원 절차 안내를 준비하고 있었다.
지원센터는 인근 주민과 대피 필요자, 피해 가족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되며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상시 지원 체계를 유지할 방침이다.

이번 화재는 전날 오후 1시17분쯤 해당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 발생해 같은 날 오후 11시48분쯤 완전히 진화됐다. 그러나 불길이 공장 내부를 빠르게 집어삼키면서 인명 피해가 컸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상자는 사망 11명과 부상 59명 등 총 70명이며 3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부상자 가운데에는 구조와 수색 과정에서 다친 소방 관계자 2명도 포함됐다.
강정의 기자 justic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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