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 킥보드, 보행자에 위험 초래" 93%… "운행 전면 금지 찬성" 77% 달해
비정기 보조적 이동 수단으로 활용
안전 규정 인식 수준은 높은 반면
주 1회 이상 '보도 주행' 목격 57%

전동 킥보드는 대중교통 하차 지점에서 최종 목적지까지 짧은 구간을 이동하기 위한 '라스트 마일(Last Mile)'의 혁신이자 친환경 이동 수단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렇지만 관련 사고가 증가하면서 안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동 킥보드 사고 건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지난해 10월 인천 송도에서 발생한 중학생 무면허 사고를 계기로 전동 킥보드 안전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최근에는 운행 자체를 전면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될 정도로 전동 킥보드 안전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동 수단으로서의 편의성과 안전에 대한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전동 킥보드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인식은 어떠할까?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 팀은 2월 6일부터 9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동 킥보드 이용 실태 및 인식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였다. 이번 조사를 통해 향후 전동 킥보드의 공존 가능성을 전망해 보았다.
특정 지역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된 전동 킥보드 이용
최근 1년간 일반 국민 중 전동 킥보드를 이용해 보았다고 응답한 사람은 11%이다. 특히 이용 경험은 수도권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적으로 고르게 분포하는 경향을 보인다. 지역별 이용률을 살펴보면, 서울(9%), 인천·경기(11%), 대전·세종·충청(10%), 광주·전라(12%), 대구·경북(14%)의 이용률은 비슷하며, 강원·제주(23%) 지역은 서울보다 2배 이상 높은 이용률을 보이기도 한다. 전동 킥보드가 특정 지역만의 이동 수단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전동 킥보드에 대한 논의 역시 전국적인 관점에서 다루어질 필요가 있다.
이용 경험자들의 실제 패턴을 살펴보면, 정기적인 이용보다는 간헐적인 이용 비율이 높다. 이용 경험이 있는 사람 중 과반(58%)이 '월 1회 미만' 이용한다고 답해 정기적 이용 비율은 낮다.
이용 목적 또한 '출퇴근 및 통학(22%)'이나 '근로 관련 이동(10%)'보다는 '개인 용무 및 여가 활동 등 일상적 이동(63%)'의 비율이 높다. 전동 킥보드가 매일 이용하는 필수적인 이동 수단이라기보다는, 상황에 따라 보조적으로 선택하는 이동 수단으로 주로 활용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전동 킥보드가 보조적인 이동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반면, 안전에 대해 우려하는 국민의 비율은 높다. 비이용자들이 전동 킥보드를 이용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는 '사고 위험이 우려되어서(39%)'를 꼽았다. 또한 전체 응답자의 93%가 전동 킥보드 주행이 보행자에게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국민 대다수가 현재의 전동 킥보드 주행 환경 및 안전성에 불안감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동 킥보드 규정 인지 정도와 실제 적용의 차이
국민 64%가 규정 6개 중 4개 이상 '정답'... 인지 수준은 꽤 높은 편
전동 킥보드 관련 규정에 대한 우리 국민의 인지 수준은 높다. 6가지 규정 사항을 퀴즈 형태로 제시한 결과, 응답자의 64%가 정답을 4개 이상 맞혔다.
항목별로는 '승차 인원 제한(1인 탑승)'에 대한 정답률이 87%로 가장 높으며, '안전모 착용 의무(77%)'와 '음주운전 금지(71%)' 등 주요 규정에 대해서도 10명 중 7명이 정확히 알고 있다. 시속 25km 제한 규정과 같이 세부적인 수치를 묻는 항목의 정답률이 35%를 보인 것을 제외하면, 대다수 국민은 주요 위반 사항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일부 규정(안전모 착용, 주행 위치, 승차 인원)에 대해서는 실제 이용자보다 비이용자의 규정 인지율이 더 높게 나타나는 특징을 보인다. 규정을 더 철저히 숙지해야 할 실제 이용자들의 인지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규정도 있다는 점은 도로 위 안전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안전 교육 의무화 등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이처럼 규정에 대한 전반적인 인지 수준은 높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육안으로 쉽게 확인 가능한 '안전모 미착용' 주행은 전체 응답자의 62%가 주 1회 이상 목격하고 있으며, '보도(인도) 주행' 또한 57%가 매주 목격한다고 답했다. 규정을 몰라서 지키지 않는다기보다는, 실제 현실에서 규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관리 또한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전동 킥보드가 '무단 주차 및 방치된 모습'을 주 1회 이상 본다는 응답도 73%에 달해, 주행에 대한 규정뿐 아니라 기기의 관리 측면에서도 제대로 통제가 되고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헬멧 미착용' 62% '무단 주차' 73%
음주이용·2인 동승·과속 등 대상
응답자 10명 중 7명 "처벌 강화를"
수칙 준수·제재 등 실질적 대안 필요
현재의 규제 집행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은 매우 높은 수준이다. 전동 킥보드에 대한 안전 규제 강화 및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95%라는 압도적인 수치를 보인다.

세부적으로 응답자 10명 중 7명은 현행 규제 전반의 처벌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답했다. 특히 '음주 상태 이용'에 대한 처벌 강화 요구가 85%로 가장 높으며, '2인 이상 동승(82%)', '최고 속도(25km/h) 초과 주행(78%)'도 10명 중 8명이 처벌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일부 규제 항목에서는 전동 킥보드 이용 여부에 따라 뚜렷한 입장 차이가 확인된다. '안전모 미착용'에 대해 비이용자는 79%가 처벌의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이용자는 54%에 그쳤고, '보도 통행' 역시 비이용자(77%)와 이용자(54%) 간의 차이가 크다. 이용 편의성을 직접적으로 제한하는 규제에 대해서는 실제 이용자들이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안전 강화를 위한 주체가 누구인지 묻는 항목에서도 이용 여부에 따른 시각의 차이를 보인다. 비이용자의 38%는 '이용자 본인의 안전 운행 준수'를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아 이용자 개인의 안전 의식을 강조한다. 반면 이용자들의 인식은 특정 주체에 집중되지 않고 확연히 분산되어 있었다. 본인의 책임(28%) 못지않게 '정부·국회의 입법 및 제도 개선(25%)'이나 '경찰·지자체의 단속(25%)' 등 외부 환경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전동 킥보드 안전 문제에 대해 대다수 비이용자들은 '이용자 스스로의 자발적인 안전 수칙 준수'를 해결의 핵심으로 보는 반면, 이용자들은 '인프라와 제도적 보완'도 병행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안전에 대한 우려와 동시에, 전동 킥보드 운행 자체에 대한 여론도 부정적이다. 전동 킥보드 운행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 도입에 대해 응답자의 77%가 찬성한다. 특히 전동 킥보드 이용 여부에 상관없이 국민 10명 중 7명은 해당 법안의 도입을 찬성한 점이 주목된다. 이는 현재의 규정이나 책임 공방만으로는 안전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해소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다.
앞서 대다수 국민이 요구했듯, 위반 행위에 대한 처벌 수준을 현실에 맞게 강화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아울러 이용자가 요구하는 '인프라 및 제도 개선'과 비이용자가 요구하는 '이용자의 수칙 준수', 그리고 이를 강제할 수 있는 엄격한 제재가 동시에 충족되는 실질적 대안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전동 킥보드 전면 금지 법안은 단순한 논의를 넘어 현실이 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전동 킥보드가 안전한 이동 수단으로 우리 사회와 공존하기 위해서는 형식적인 규정을 넘어 현장에서의 실질적인 단속과 더불어, 정부와 운영업체, 이용자 등 관련 주체 모두의 적극적인 책임 이행이 요구된다.
강명진 한국리서치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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