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의 나비효과…‘파병’ 두고 한미동맹 시험대

김종일 기자 2026. 3. 2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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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이 대한민국을 요동치게 하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해협 봉쇄는 한국 경제와 직결된 문제이면서 동시에 대한민국 안보의 핵심축인 한미동맹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이 파병하면, 미국의 전쟁에 연합군으로 참여하는 셈이다.

호르무즈해협의 안전 확보는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한국에도 절실하지만, 그 안전 확보 시도가 자칫 확전의 불씨로 작용해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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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줬으니 도와라” 안보 무임승차론 꺼내든 트럼프
‘끝없는 전쟁’일 수도…모든 가능성에 만전의 대비 해야

(시사저널=김종일 기자)

이란 전쟁이 대한민국을 요동치게 하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해협 봉쇄는 한국 경제와 직결된 문제이면서 동시에 대한민국 안보의 핵심축인 한미동맹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당장 미국은 한국을 콕 짚으며 호르무즈해협에 군함을 보내라는 요구를 점점 거칠게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 무임승차론'까지 꺼내들며 파병 여부가 향후 대미(對美) 관계의 척도가 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파병하지 않으면 주한미군을 감축하거나, 방위 공약 수준을 낮출 수 있다는 식의 엄포도 놓았다. '동맹의 값'을 치르라는 요구다.

ⓒREUTERS·연합뉴스

동맹국으로서 미국의 요구를 마냥 거부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머리 위에 바로 북한의 핵무기를 짊어지고 사는 한국으로선 미국과의 안보동맹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는 일은 모험에 가깝다. 트럼프는 한국의 대응 수준을 보며 주한미군, 핵우산 등 안보부터 관세 등 경제까지 한데 묶어 종합 평가할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트럼프의 요구를 그저 따라가기도 어렵다. 한국이 파병하면, 미국의 전쟁에 연합군으로 참여하는 셈이다. 여기에 회색 지대는 없다. 미국의 군사작전에 동참할 경우 중동의 주요국인 이란과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게 된다. 이란과 한국은 현재 우호적인 관계다. 무엇보다 호르무즈해협은 지금 이란의 기뢰·드론·미사일 위협으로 '킬 박스(kill box·죽음의 구역)'로 불린다. 당연히 우리 장병들의 안위를 장담할 수 없다. 미 해군조차 자국 해운 업계의 호송 요청을 "너무 위험하다"며 거절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이번 전쟁은 '초불확실성'이라는 예측불허 상황이다. 미국은 그토록 경계하던 '끝없는 전쟁'이라는 수렁에 이미 한 발 빠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트럼프가 확실한 명분과 목표는 물론, 뚜렷한 출구 전략 없이 전쟁을 시작한 탓이다. 호르무즈해협의 안전 확보는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한국에도 절실하지만, 그 안전 확보 시도가 자칫 확전의 불씨로 작용해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기에 군함 파견을 요구받은 대다수 나라가 선뜻 응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명시적 거부 입장을 밝혔다. 그랬더니 트럼프는 3월말로 예정됐던 미·중 정상회담까지 연기하며 반발했다. 영국과 프랑스도 방어적인 모습이다. 유럽 국가들에선 "이건 유럽의 전쟁이 아니다" 같은 분명한 거부 의사도 나왔다. 일본도 극도로 신중한 입장이다. 

결국 언젠가 선택의 시간이 올 것이다. 트럼프의 '힘의 논리'에 현명하게 대응하려면, 홀로 고립돼선 안 된다. 비슷한 처지에 놓인 일본, 영국, 프랑스 등 우방국들과 긴밀히 소통하며 보조를 맞춰야 한다. 선택의 기준점도 명확히 해야 한다. 국익 중심이라는 단 하나의 기준에 따라 실용주의적으로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다수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 파병은 안 된다는 점도 분명하게 내세워야 한다. 

지금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만전의 대비를 할 때다. 전쟁의 장기화 시나리오에 맞춰 위기 대응 수위도 높여야 한다. 지금의 이란 전쟁은 '끝없는 전쟁'일 수 있다. 비상시국이라는 긴장감 속 국가 안보는 물론 실물·금융·재정 방어벽을 탄탄히 쌓아야 할 때다. 무엇보다 미국이 자국의 전쟁 비용과 리스크를 우리에게 전가하려고 할 때, 버틸 명분과 힘, 방법 등을 미리 준비해둬야 한다. 이미 한반도의 상당한 미군 전략자산이 중동으로 이동한 상황이다.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고,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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