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맨' 응원하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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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보다 '충주맨'으로 유명한 충주시청 주무관 김선태씨가 공무원을 그만둔 이후 연일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씨가 지난달 19일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을 만난 사실을 언론이 앞다퉈 보도했고, 지난 3일 시작한 유튜브 채널 '김선태'의 구독자수가 올라갈 때마다, 영상이 업로드될 때마다 기사가 쏟아졌다.
충주시 유튜브를 향한 구독과 좋아요는 경직된 공무원 조직 문화 속에서 틀을 깨고자 노력했던 '임플로이언서' 김씨를 응원하는 마음이 투영된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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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

실명보다 '충주맨'으로 유명한 충주시청 주무관 김선태씨가 공무원을 그만둔 이후 연일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씨가 지난달 19일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을 만난 사실을 언론이 앞다퉈 보도했고, 지난 3일 시작한 유튜브 채널 '김선태'의 구독자수가 올라갈 때마다, 영상이 업로드될 때마다 기사가 쏟아졌다. '김선태'는 20일 현재 150만 구독자 수를 기록하고 있다. 여느 연예인 부럽지 않은 인기다. 최근에는 우리은행과 촬영을 마쳤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지난 18일엔 MBC 예능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퇴사 이후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2016년 9급 공무원으로 입직한 그는 2019년부터 충주시 공식 유튜브 채널을 관리했다. 그의 행보는 공직사회의 홍보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씨의 등장 이전만 해도 지자체나 공공기관 운영 유튜브는 '노잼'의 상징과 같았다. 담당 공무원들조차 구독하지 않던 공직사회 유튜브 채널이 이제는 우리 알고리즘에 심심찮게 등장한다. 김씨는 '슬릭백'이 유행하자 이를 패러디해 상수도 공사 안내 홍보에 이용했다. 코로나19 당시 생활 속 거리두기 메시지를 담은 '공무원 관짝춤' 영상은 1100만 조회수를 넘겼다. 그렇게 인구 21만의 충주시 유튜브 채널을 97만까지 끌어올리며 전국구 흥행을 주도했다. 일명 '충주맨 키즈'들도 등장했다. 오는 21일 JTBC 예능 '아는 형님'에는 충주시 공무원 최지호씨를 비롯해 유튜브에서 실력을 뽐내는 전국의 공무원들이 출연해 예능감을 뽐낼 예정이다.
김씨가 단순히 유행을 좇아 성공한 건 아니었다. B급 감성이 A급 주류가 되기까지 그가 공무원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가감 없이 드러내며 구독자들에게 무겁지 않게 다가간 것이 주요했다. 시청 당직 브이로그 영상에서 적은 당직비를 언급하거나, 민원전화를 받는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웃음을 놓치지 않은 장면들이 일례다. 2023년 9월 업로드된 '누구나 나를 아는데 돈이 없어요' 영상에서 김씨가 눈물을 흘리는 영상이 특히 '공무원 김선태'를 드러내는데 절묘했다. 충주시 유튜브를 향한 구독과 좋아요는 경직된 공무원 조직 문화 속에서 틀을 깨고자 노력했던 '임플로이언서' 김씨를 응원하는 마음이 투영된 결과였다. 이 때문에 돈을 벌고 싶다는 그의 퇴사 사유도 공감으로 이어졌다.
최근 '김선태' 채널에는 집 근처 동네 홍보 영상이 올라왔다. 3일 만에 조회수 300만을 넘겼다. 해당 영상에서 한 어르신이 김씨에게 말한다. “청와대로 가지 왜 여기 있어요?” 바야흐로 '충주맨'을 응원하는 사회다. 김선태씨는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특출나지만 조직 논리로 억눌리는' 이름 없는 누군가를 대변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조직이나 자본 없이도, 잘 생기지도 않아도, 정치적 진영에 기대지 않고도, 9급 공무원도 콘텐츠 하나로 성공할 수 있다는 낭만적 서사를 만들어 냈다. 당분간 그의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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