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콜드게임은 잊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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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가서) 좋아하는 선수에게 마음껏 사인 요청하고 사진도 찍었으면 좋겠다."
아직 대회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경쟁팀 선수들에게 사인과 사진을 받으라는 이야기가 무슨 말인가 싶겠지만, 이정후의 말에는 다른 의미가 내포돼 있었다.
대표팀 주장으로서, 그리고 현역 빅리거로서 대회 기간 자신만의 경험을 동료들에게 아낌없이 공유한 이정후는 많은 선수가 WBC를 통해 '큰물에서 놀아야 하는 이유'를 체감하길 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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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MLB급 대우' 경험…발전 위한 자산되길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미국에 가서) 좋아하는 선수에게 마음껏 사인 요청하고 사진도 찍었으면 좋겠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야구 대표팀 주장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17년 만에 8강 진출을 확정한 뒤 매체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부담 갖지 말고) 자기 자신을 시험한다고 생각하고 붙었으면 한다. 또 축제인데 가서 하고 싶은 거 다 했으면 좋겠다. 나도 메이저리그 진출 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사인 배트를 주고받았다"고 전했다.
아직 대회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경쟁팀 선수들에게 사인과 사진을 받으라는 이야기가 무슨 말인가 싶겠지만, 이정후의 말에는 다른 의미가 내포돼 있었다.
이정후는 빅리그를 꿈꾸는 대표팀 선수들이 좀처럼 만나기 힘든 빅리거들과 교류하면서 분위기를 느끼고, 더 넓은 무대를 향한 꿈을 키우길 바랐다. 또 이를 통해 알게 모르게 쌓여 있는 부담감을 덜고 경기를 치르자는 의미도 담았다.

대표팀 주장으로서, 그리고 현역 빅리거로서 대회 기간 자신만의 경험을 동료들에게 아낌없이 공유한 이정후는 많은 선수가 WBC를 통해 '큰물에서 놀아야 하는 이유'를 체감하길 원했다.
WBC는 메이저리그 진출 혹은 한 단계 높은 리그로의 목표를 품고 있는 선수들에게는 가장 좋은 '쇼케이스' 무대다. 실제 WBC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더 나은 조건에 팀을 옮긴 사례도 많다.
경기 외적으로도 선수들에게는 대회 환경을 경험하는 것만으로 큰 동기 부여가 된다.

대표팀은 일본을 떠나 미국 마이애미로 오는 과정에서 '메이저리그급' 대우를 받았다.
비즈니스 좌석으로 이뤄진 고급 전세기를 타고 미국으로 이동했고, 별도의 입국 심사를 거치지 않고 현지 경찰의 경호를 받으며 호텔로 향했다.
현지에서는 마이애미 말린스의 홈구장 론디포 파크를 경험했고, 이곳에서 '메이저리그 드림팀'이라고 해도 무방한 도미니카공화국과 경기를 치렀다.

메이저리그 시설과 인프라, 그리고 그곳에서 뛰는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함께 경기하며 짧게나마 '큰물'에서 노는 맛을 느꼈다.
기자는 도미니카공화국 선수들의 훈련 때 그라운드에 모여 상대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눈에 담는 선수들의 표정을 지켜봤다.
몇몇 선수는 일정하게 강한 타구를 날려 보내는 타자들을 보며 연신 감탄사를 내뱉기도 했고, 어떤 선수는 무언가를 깨달은 듯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대회를 마치고 돌아온 대표팀 선수들은 미국에서의 시간이 자신들의 야구 인생에 하나의 터닝포인트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무엇을 느꼈든,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자극이 됐음은 분명해 보인다.
앞으로 10년 넘게 대표팀의 주축으로 활약해야 할 '세대교체의 주역'들이 메이저리그 대우를 받으며 슈퍼스타들이 모인 팀을 상대한 건 돈 주고도 못 살 소중한 경험이다.
이러한 경험이 선수 개개인의 발전을 넘어, 한국 야구의 발전을 위한 큰 자산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콜드게임은 잊어도 좋다.

superpow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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