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올림픽 골프 코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병원 경영자서 골프코스 개발자로 변신
전북 올림픽 유치 땐 군산서 골프 경기
세계적 코스설계자와 리노베이션 진행
“골프학교 설립해 다양한 인재 양성 꿈”

자리에 앉자마자 태블릿PC를 펼쳐 보이며 새롭게 탄생할 코스에 대해 설명하는 그의 눈은 빛났다. 목소리 톤은 올라가 있었다. 김강호 군산CC 부회장 얘기다. 김 부회장은 군산CC 공동 창업자인 김춘동 회장의 아들로 원래 직업은 내과 의사다. 서울 마포에 서울메디케어 검진센터를 운영하면서 2021년부터 군산CC 경영에도 참여하고 있다. 특히 2023년에는 토너먼트 코스 리노베이션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코스 개발자로도 능력을 인정받았다.
김 부회장은 요즘 또 다른 작업에 한창 공을 들이고 있다. 2036년 하계 올림픽이 전북에서 개최되면 골프 경기는 군산CC에서 치러질 예정이어서 전 세계에 선보일 올림픽 코스를 만들고 있는 중이다.
김 부회장은 “기존 전주와 익산 코스를 리노베이션 해서 올림픽을 치를 예정이다. 미국의 밴던듄스를 설계한 데이비드 매클레이 키드와 계약해 작업 중”이라며 “나머지 코스도 순차적으로 바꿔 완전히 새로운 81홀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원래 의사다. 골프코스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나.
“우리 골프장에서 대회를 자주 하다 보니 다들 국제적인 토너먼트 코스에 대한 필요성을 얘기하더라. 2006년에 학회 일로 스코틀랜드에 갔었는데, 커누스티 부킹이 되지 않아 라운드를 못했다. 마침 그곳에서 주니어 대회가 열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커누스티 같은 세계적인 코스에서도 주니어 대회를 치르는 것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우리도 그런 국제적인 코스를 갖추고 다양한 대회를 치르고 싶은 열망이 생겼다.”
토너먼트 코스 리노베이션 과정에 직접 아이디어를 냈다고 하던데.
“스코틀랜드와 미국 여러 코스를 돌아본 덕분에 나름의 안목이 생긴 것 같다. 설계를 맡았던 안세원 디자인인터플로러 대표가 현장 공사를 담당한 우리 임직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줘서 좋은 코스로 재탄생했다. 그렇지만 사실 처음에는 공포스러웠다.”
공포라니 무슨 얘긴가.
“코스를 막상 뜯고 보니 책임감 때문에 잠이 제대로 오지 않더라. 잘 마무리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눈 뜨면 코스에 나와 밤까지 있었다. 그 생활을 8개월 동안 했다. 지형의 형태를 잡는 코스 셰이핑을 할 때 1번 홀은 아홉 차례나 뜯어고쳤다. 리노베이션 완료를 코앞에 두고선 비가 엄청 와서 벙커가 다 무너져 내린 적도 있었다.”

81홀 경영은 만만치 않다. 모델로 삼는 해외 골프리조트가 있나.
“단연코 한 군데만 꼽으라면 미국의 밴던듄스 골프리조트다. 그곳엔 5개 코스가 있는데 그 중 3개 코스가 세계 100대 코스에 들어간다. 국내에서 밴던듄스처럼 할 수 있는 곳은 군산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군산CC가 최적지라고 확신하는 이유는 뭔가.
“한 단지에 4~5개 코스를 만들 수 있는 넓은 부지와 바닷가에 접해 있는 지형 덕분이다. 산악이 아니고 평지인 것도 장점이다. 머릿속 그림을 현실로 옮길 수 있는 땅으로는 군산CC가 가장 알맞다. 현재 전주와 익산 코스도 리노베이션을 추진 중이고, 나머지 코스도 다 고치려고 한다. 최종 목적지는 저마다 개성 넘치는 코스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면 이용료도 비싸지는 것 아닌가.
“퀄러티와 대중성 모두를 아우르려고 한다. 하이엔드 코스도 있겠지만 진짜 저렴한 대중 코스도 만들 거다. 미국 동네 코스처럼 캐디도 없이 즐길 수 있도록 말이다. 다양한 골퍼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게 목표다.”
2036년 하계 올림픽이 전북에서 열린다면 군산CC에서 골프 경기를 치를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
“올림픽 유치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도에서 도와달라고 연락이 왔다. 프레젠데이션 다음날 밴던듄스 코스를 설계한 데이비드 매클레이 키드를 만났다. ‘당신 코스에서 올림픽, PGA 투어, 프레지던츠컵 중 딱 한 개만 열린다면 어떤 걸 선택하겠냐’고 물었더니 ‘당연히 올림픽이지’라고 답하더라. 그래서 ‘어제 우리가 그 프레젠테이션을 했다’고 말해줬다.”
데이비드 매클레이 키드는 부지를 본 후 어떤 반응을 보였나.
“우선 면적만 충분히 확보해 달라고 했다. 산악보다 평지라서 작업이 편하고 모든 걸 구현할 수 있다고 하더라. 현재 우리 팀과 화상회의하면서 설계도를 그리고 있다. 선수뿐 아니라 갤러리 동선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 미디어 텐트나 갤러리 스탠드 공간도 충분히 확보하고, 방송용 케이블이나 각종 전선 등은 지중화 작업을 하는 등 이전에는 국내에서 볼 수 없었던 토너먼트 전용 코스를 만들려고 한다.”
데이비드 매클레이 키드에 대해 설명을 해 달라.
“스코틀랜드 사람으로 아버지는 2014년 라이더컵이 열렸던 글렌이글스의 코스 관리 최고책임자였다. 덕분에 어린 시절부터 골프장에서 살았다고 하더라. 밴던듄스 골프리조트에는 5개 코스가 있는데 데이비드 매클레이 키드가 맨 처음 개장한 밴던듄스를 설계했다. 그때부터 명성을 얻었다. 이후 설계한 미국 샌드밸리의 맘모스듄스 코스도 유명하다. 올드 코스를 포함한 세인트앤드루스 7개 코스 중 가장 최근 오픈한 캐슬 코스(2008년) 디자인도 했다. 캐슬 코스는 전통 링크스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걸작으로 평가 받고 있다. 데이비드 매클레이 키드는 최근 설계 추세인 내추럴리즘과 미니멀리즘의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다.”
올림픽 코스 때문에 더욱 신경이 쓰이겠다.
“직원들과 작년 3월에는 미국 코스를 돌아보고, 8월에는 스코틀랜드에 14일 머물며 유명 코스들을 살펴보고 왔다. 링크스와 듄스 등 다양한 코스를 한국에도 접목하고 싶다.”

나머지 홀까지 모두 고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린 텐데.
“지금부터 대략 15년은 걸릴 것으로 본다. 올림픽 코스만 해도 여러 인허가를 받아야 해서 최대한 빨라야 착공 시기는 2029년이 될 것이다. 호텔도 새롭게 지어야 한다.”
골프 실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 특별한 골프 기록이 있다면.
“2010년에 홀인원을 두 차례 했다. 2월 미국에서 한 번, 8월 저희 남원 코스에서 한 번 했다. 그런 후 10월에 쌍둥이 아들을 낳았다. 아들들이 홀인원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골프 플레이와 코스 개발 중 어떤 게 더 좋나.
“스트레스가 있긴 하지만 사실 코스를 개발하는 게 더 재밌다. 설계가와 머리를 맞대고 그려 놓은 구상을 현실에 구현하는 데서 매력을 느낀다.”
병원과 골프장 경영 중에는 어떤 일에 더 보람을 느끼나.
“일주일 중 5일은 골프장, 2일은 병원 경영에 할애한다. 서로 성격이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다. 천직이 의사인데다 병원은 나름의 공적 역할이 있지 않나. 골프장은 지역 사회에 기부도 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 내가 원하는 코스를 만들어가는 성취감과 재미도 있다.”
군산CC는 어떤 코스로 기억에 남고 싶나.
“와서 재밌고, 올 때마다 새롭고, 또 오고 싶은 코스였으면 한다. 더 큰 꿈은 골프 학교를 세우는 거다. 선수만 키우는 게 아니라 코스 관리, 골프 매니지먼트와 마케팅 등 골프에 관한 전반을 배우는 기관으로 말이다. 여기서 배운 학생들이 우리 골프장에 취직도 하고 해외에도 진출하면 정말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거다.”
김세영 기자 sygolf@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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