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100분 동안 걷고 뛰고… 中 휴머노이드 생산기지 가보니
물류는 100% 자동, 조립은 사람이
하루 8대 생산 한계… 자동화 추진

“척척척척 척척척척…”
20일 오후, 베이징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산업 거점 ‘이좡(亦庄) 경제기술개발구’의 한 생산기지에 들어서자 성인 남성 크기의 휴머노이드 두 대가 육중하고 규칙적인 발소리를 내며 러닝머신 위를 걷고 있었다. 지난해 베이징에서 열린 휴머노이드 하프마라톤 대회에서 1등을 차지해 화제가 된 베이징 휴머노이드로봇혁신센터(이하 혁신센터)의 ‘톈궁(天工)’ 시리즈다.

이곳의 정식 명칭은 혁신센터 산하 ‘중간시험 검증 플랫폼(中试验证平台)’으로 휴머노이드 시범 생산부터 대규모 양산까지 지원한다. 총 9700㎡(약 3000평) 규모로 연간 최대 5000대까지 생산 가능하다. 이 생산시설은 다른 산업체와 대학, 연구기관 등에도 개방돼 있다. ▲시제품 제작 ▲성능 검증 ▲공정 최적화 ▲기능 모듈 조정·조립 ▲완제품 조립 ▲테스트 검증 등 6대 기능을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이곳은 연구개발 단계의 휴머노이드를 실제 양산으로 연결하는 중간 단계 인프라로, 중국이 휴머노이드 산업에서 상용화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집중 투자하고 있는 영역이다.
이날 현장에선 혁신센터가 개발한 이족 보행 휴머노이드 톈궁과 바퀴형 휴머노이드 ‘톈이(天軼)’ 생산이 한창이었다. 대형 부품 생산과 기초적인 뼈대 조립은 외부에서 하고, 팔다리 몸통의 세부 조립과 마지막 최종 조립이 이곳에서 이뤄진다고 한다.

3층 테스트 구역에 이르자, 로봇 다리 여러 개가 장비에 고정된 채 공중에서 같은 동작을 반복하고 있었다. 다리들은 지면에서 떨어진 상태로 고관절과 무릎을 굽혔다 펴며 내구성과 성능을 점검받고 있었다. 옆 구역으로 이동하자 이제 막 조립을 마쳐 성능 검증을 앞둔 로봇 팔들이 줄지어 세워져 있었다.
이렇게 팔다리와 몸통 등 각 부품이 조립되고 성능 검증을 통과하면, 하나의 몸체로 통합 조립된다. 이후엔 영점 보정 공정을 거친다. 영점 보정은 제품 간 오차를 제거하기 위해 센서 기준값과 관절 위치 기준 등을 맞추는 공정을 말한다. 이후 외관 검수를 거치면 최종 완제품이 완성된다. 실제로 2층 한켠에 설치된 천장 레일에는 조립이 끝난 완제품들이 줄줄이 매달린 채 외관 검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후 완제품은 2층 테스트 검증 라인으로 옮겨진다.
현장 관계자는 부품 수급과 관련해 “톈궁·톈이는 국내 부품 제조업체와 협력해 생산하고 있다. 다만, 반도체 칩 등은 수입산에 일부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2층 테스트 검증 라인에 이르자 러닝머신 위에 세워진 두 대의 휴머노이드가 눈에 띄었다. 한 대는 느리게 걷고 있었고 한 대는 좁은 보폭으로 달리고 있었다. 현장 관계자는 “이 테스트는 총 50분으로, 30분 동안 달린 다음 20분 동안 걷게 한다. 안정성을 가장 중점적으로 보고, 혹시 나사가 풀리거나 헐거워지지 않는지 여부도 검증한다”며 “이는 두 차례 진행돼 총 100분 동안 이뤄진다”고 말했다.

2~3층에서 이뤄진 조립, 검사, 성능 검증 등 과정은 대부분 수작업으로 진행됐다. 자동화 공정은 주로 물류 공정에 집중돼 있었다. 이곳 1층엔 생산에 쓰이는 부품과 자재를 관리하는 물류창고가 있는데 이곳에선 사람의 판단이 개입하지 않는다. 자동화 시스템이 생산 라인에서 현재 어떤 자재가 필요한지 판단해 창고에 지시를 내리고, 가장 가까이에 있는 무인운반차(AGV)가 이를 가져와 인근 작업자에게 전달한다. 작업자는 바구니에서 자재를 꺼내 옮기기만 하면 된다. 현장 관계자는 “자동화 시스템의 정확도는 99% 이상”이라고 말했다.
향후 혁신센터는 테스트 과정 역시 자동화에 나설 계획이다. 지금은 수동 과정이 많아 조립부터 최종 출하까지 약 이틀이 걸린다. 이 과정에서 640개 항목을 점검하며, 완제품 테스트에는 장장 8시간이 소요된다. 이 때문에 하루 생산량은 8대에 그치고 있다. 현장 관계자는 “향후 완성된 ‘자동화 테스트’는 생산 시간을 크게 단축시킬 것”이라며 “그때가 되면 생산량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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