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양극화 심화되는데···학교 내 관계성도 소득 영향 받나

김송이·김원진 기자 2026. 3. 2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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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1일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사회과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가구 소득에 따른 사교육비 격차가 커지는 가운데, 저소득층 청소년일수록 사회적 관계나 학업 회복탄력성에서도 불리하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전문가들은 공교육 안에서 관계 형성과 학업 성취도를 동시에 높일 수 있도록 정책 보완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20일 한국청소년연구에 실린 ‘부모·교사 관계가 학업열의와 학업무기력에 미치는 영향’ 논문을 보면, 연구진은 2018년 한국아동·청소년패널 자료를 활용해 중학교 2학년 2248명과 고등학교 2학년 2095명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두 집단 모두에서 가구소득이 높을수록 부모·교사와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형성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특히 교사와의 관계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소득의 영향이 커졌으며, 그 효과는 중2보다 고2에서 3배 이상 크게 나타났다.

가구소득은 청소년의 ‘그릿(grit)’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연구진은 이를 ‘흥미 유지’와 ‘노력 지속’으로 나눠 분석했다. 중2와 고2 모두 소득이 높을수록 두 지표 모두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구소득은 학업무기력과는 반비례 관계를 보였다.

연구진은 “가구소득의 양극화가 청소년의 사회적 관계 형성 및 성장에 심각한 격차를 유발할 수 있다는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취약계층 학생의 학업 탄력성이 감소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안영은 한국교육개발원 부연구위원이 지난달 발표한 논문 ‘학업탄력성을 획득하거나 유지하게 하는 요인: 한국 중학교의 사례’에서 연구진은 한국교육종단연구 2013 자료를 활용해 중학생의 학업 탄력성 변화를 분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학업 탄력성을 사회경제적 배경이 하위 25%에 속하면서도 학업 성취도는 상위 25%에 도달하는 특성으로 정의한다. 즉, 불리한 배경에도 불구하고 높은 학업 성취를 보이는 능력을 의미한다.

분석 결과 학업 탄력적 학생은 2015년 280명(4.1%), 2016년 262명(3.92%), 2017년 251명(3.85%)으로 점차 줄었다. 중학교 3년 동안 지속적으로 학업 탄력성을 유지한 학생은 3.2%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여전히 사회경제적으로 불리한 학생들이 학업적으로 회복탄력성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학업 자기개념과 학업 스트레스, 독서 빈도가 높을수록 학업 탄력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여가·문화 활동이 많을수록 탄력성을 유지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유형별로는 대도시 소재 학교나 사립학교 학생일수록 학업 탄력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았는데, 이는 사교육 접근성의 영향으로 풀이됐다.

연구진은 “사교육이 아닌 공교육을 통해 학업 성취를 이룰 수 있도록 보충 프로그램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학교 내 심화과정을 확대해 학교 교육만으로 학생들이 학업 탄력군에 속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가 지난 12일 발표한 2025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서도 고소득 가구일수록 사교육비 지출과 참여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월 소득 1000만원 이상 가구에서만 사교육비가 증가했다. 월 소득 800만원 이상 가구는 사교육비로 월평균 66만원을 지출했지만, 300만원 미만 가구는 19만2000원에 그쳐 3배 이상 격차가 벌어졌다.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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