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유가증권 잔액 20.6조원으로 1년 새 42.8% 증가 NIM 1.94%로 하락…대출 일변도에서 투자자산 병행 구조로 이동
카카오뱅크 평균 운용자산에서 유가증권 비중은 커지고 대출금 비중은 줄었다./제공=카카오뱅크 사업보고서
카카오뱅크가 금리 하락기에 대응해 자산 운용의 축을 조정하고 있다. 예금으로 조달한 자금을 대출 중심으로 굴리던 구조에서 벗어나 채권 등 유가증권 운용 비중을 높이는 방식이다. 예대마진이 줄어드는 국면에서 대출만으로 수익성을 방어하기 어려워지자 운용자산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카카오뱅크의 평균 유가증권 잔액은 20조5518억원으로 전년 14조3866억원보다 6조1652억원 늘었다. 운용자산에서 유가증권이 차지하는 비중도 23.84%에서 29.09%로 상승했다. 반면 평균 대출금은 42조1568억원에서 44조9138억원으로 증가했지만 비중은 69.85%에서 63.57%로 낮아졌다. 이는 수신 증가분이 대출보다 유가증권으로 더 많이 배분되었음을 의미한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명목순이자마진(NIM)은 1.94%로 전년 2.16%보다 0.22%포인트(p) 하락했다. 원화예대금리차도 2.50%에서 2.33%로 축소됐다. 원화대출채권 평균이자율은 4.80%에서 4.32%로 떨어졌고 원화예수금 평균이자율도 2.30%에서 1.98%로 낮아졌지만 대출금리 하락 폭이 더 컸다.
이자수익 구성도 달라졌다. 지난해 유가증권이자는 4170억원으로 전년 3104억원보다 34.3% 늘었다. 반면 대출채권이자는 2조256억원으로 전년 2조799억원보다 감소했다. 기타영업수익 가운데 유가증권관련수익도 2627억원으로 전년 1873억원보다 증가했다. 대출자산은 늘었는데 대출이자는 줄고 유가증권 운용 수익은 커졌다.
조달 측면에서는 수신 확대가 계속됐다. 평균 예수금은 지난해 59조3281억원으로 전년 50조2321억원보다 9조원 이상 늘었다. 연말 기준 수신 68.3조원, 여신 46.9조원을 기록했다. 수신 증가 속도가 여신 성장보다 빨랐던 만큼 남는 유동성을 유가증권으로 돌릴 유인이 커졌던 것으로 보인다.
금리 하락 국면에서 카카오뱅크가 택한 해법은 대출 확대보다 운용 다변화에 가까워 보인다. 수신 증가 속도를 여신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남는 유동성을 유가증권으로 돌려 수익을 보완하려는 계산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유가증권 비중을 높인 것은 조달 경쟁력을 유지한 채 운용 수익원을 넓히려는 선택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한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카카오뱅크가 유가증권 운용으로 수익을 보완한 것은 금리 하락기에 취할 수 있는 단기 대응으로 볼 수 있다"며 "하지만 시장 상황이 계속 좋을 수만은 없는 만큼 결국 중요한 것은 예대마진과 자산 성장이고 중장기적으로 어떤 대책을 갖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