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옆 그 사람 체포됐다고? 찝찝하게 끝난 엔비디아 축제[김창영의 실리콘밸리Look]
리아우 슈퍼마이크로 부사장 포함
슈퍼마이크로, GTC 단골 최대 협력사
엔비디아·슈퍼마이크로 “개인 일탈” 선긋기

19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서 엔비디아 최대 연례 행사인 ‘GTC 2026’의 마지막 세션이 끝나갈 무렵. 미국 법무부 홈페이지에 올라온 보도자료가 GTC 피날레에 찬물을 끼얹었다. 엔비디아 주요 협력사인 슈퍼마이크로 핵심 임원이 엔비디아 반도체를 중국에 밀반출한 혐의로 체포돼 재판에 넘겨졌다는 소식이었다. 기소된 3명 중 1명의 이름은 이샨 월리 리아우. 슈퍼마이크로 공동창업자이자 사업 개발 담당 수석부사장 겸 이사를 맡고 있는 인물이었다.
리아우 부사장은 GTC 개막 첫날인 지난 16일 컨벤션센터에 마련된 1113번 부스를 찾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맞이한 주요 임원이었다. 대만계 미국인인 찰스 량 슈퍼마이크로 최고경영자(CEO)가 가장 성공한 대만 출신으로 평가받는 황 CEO와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찍을 때 리아우 부사장도 가까이 자리했다. 이튿날인 17일에는 수랭식 서버 냉각 과정을 직접 시연하며 방문객들을 맞이했다. 그랬던 그가 GTC 폐막을 앞두고 프리몬트 자택 인근에서 체포된 것이다. 수출법 위반시 형량이 최대 20년이다.

GTC 행사장에서 차로 불과 10여 분 거리에 있는 슈퍼마이크로 본사에는 적막이 감돌았다. 슈퍼마이크로는 이날 성명을 내고 관련자 3명이 기소된 사실을 통보받았으며 이들은 리아우 부사장, 대만 영업 관리자인 루이창 스티븐 창, 계약직 직원인 팅웨이 윌리 쑨이라고 밝혔다. 미국 법무부는 리아우 부사장 등 3명을 수출 규제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법무부는 이들이 공모해 GPU가 탑재된 서버 최소 25억 달러(약 3조 7455억 원)어치를 중국으로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슈퍼마이크로는 두 직원을 직무 정지시키고 계약업체와는 계약을 즉시 해지했다면서 이번 사태가 개인의 일탈이라는 점을 적극 내세웠다. 슈퍼마이크로는 강력한 준법감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모든 적용 가능한 미국 수출 및 재수출 통제 법규를 철저히 준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슈퍼마이크로는 이번 기소에서 피고인으로 지목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슈퍼마이크로는 주로 엔비디아 칩을 공급받아 서버를 만든 뒤 고객사에 납품한다. 량 CEO가 1993년 설립해 시가총액 185억 달러인 기업으로 키웠다. 대만에서 태어난 황 CEO와 가깝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들은 지난해 GTC에서도 만나 우애를 과시했다. 리아우 부사장의 출생지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그의 회사 이력에는 대만에서 대학원을 졸업했다고 소개돼 있다.

법무부는 이들이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첨단 칩의 중국 수출을 금지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동남아시아 소재 회사를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동남아 회사에 서버를 주문하도록 지시한 뒤 포장 박스를 바꿔 중국으로 빼돌렸다. CCTV를 통해 헤어드라이어로 상품 라벨을 떼어내 눈속임용 다른 서버에 붙이는 모습도 포착됐다. 동남아 회사 직원은 자사가 최종 사용자라는 내용의 허위 문서를 작성하며 이들의 범행을 도왔다.
엔비디아 칩 판매 재개가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리아우 부사장 기소는 대형 악재가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말 틱톡의 미국 사업 매각을 계기로 중국용 H200 칩 수출 재개를 허용했다. 일각에서는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엔비디아가 생산을 중단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황 CEO는 이달 17일 “2주 사이 중국 고객 다수의 수출 허가를 확보했다. 생산을 재개하는 과정에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20년간 이어진 엔비디아와 슈퍼마이크로의 관계도 껄끄러워질 수 있다. 앞으로 미 상무부가 슈퍼마이크로 수출을 깐깐하게 들여다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슈퍼마이크로는 GTC를 맞아 엔비디아 최신 AI 가속기인 베라 루빈 NVL72와 베라 CPU(중앙처리장치)를 탑재한 서버를 공개했다. 또 엔비디아와 협력해 AI 데이터 플랫폼 솔루션을 출시하는 등 엔비디아 최대 협력사라는 점을 부각했다.
엔비디아 뿐만 아니라 다른 반도체 제조사들도 난처해질 수 있다. 슈퍼마이크로는 엔비디아 뿐만 아니라 AMD 칩도 쓴다. 로이터통신은 리아우 부사장 링크드인에 그가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신규 공장 착공식에 참석하고,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CEO와 만난 사진이 있다면서 이번 GTC 때 황 CEO가 량 CEO와 악수할 때 그가 가까이 서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이번 사태와 무관하다며 선긋기에 나섰다. 엔비디아는 성명에서 “수출 규제가 확대됨에 따라 고객 및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며 “미국에서 통제되는 컴퓨터를 중국으로 불법적으로 빼돌리는 행위는 모든 면에서 손해를 초래한다”고 강조했다.

실리콘밸리=김창영 특파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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