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추가 파병·이라크 석유 공급 디폴트 선언에 뉴욕증시 급락[뉴욕 is]
유가 급등하며 브렌트유 112달러 돌파·WTI 98달러

(뉴욕=머니투데이방송) 염현석 특파원 =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이 격화되며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뉴욕증시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중동 전쟁 장기화 우려와 함께 인플레이션 재점화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가 빠르게 위축되는 모습이다.
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97% 하락했고, S&P500 지수는 1.51%, 나스닥 지수는 2.01% 급락했다.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는 최근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하며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다우와 나스닥 역시 조정 영역에 근접하며 기술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날 시장은 중동 지역 군사 긴장 고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이란과 이스라엘이 밤사이 상호 공격을 이어간 가운데, 이란은 걸프 지역 에너지 시설을 추가로 타격했다. 여기에 미 국방부가 중동에 수천 명의 해병대를 추가 파병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전쟁이 지상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다.
특히 오후 들어 낙폭이 확대된 배경에는 이라크의 '포스마쥬르' 선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라크는 외국 기업이 운영하는 모든 유전에 대해 불가항력을 선언했는데, 이는 사실상 원유 생산 및 수출 차질을 의미한다. 여기에 쿠웨이트 주요 정유시설까지 드론 공격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에너지 공급망 불안이 한층 심화됐다.
국제유가는 즉각 반응했다. 브렌트유는 장중 배럴당 112달러를 돌파하며 주간 기준 약 9% 상승했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98달러를 넘어섰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이 급감한 것이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라크가 해협을 통한 수출이 불가능하다고 밝힌 점도 공급 불안을 키웠다.
시장에서는 이번 유가 급등이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구조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금리 인하 기대는 빠르게 약화되고 있으며, 국채 금리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성장주와 기술주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하며 증시 하락을 가속화하고 있다.
베어드의 로스 메이필드 전략가는 "지상군 투입까지 이어질 경우 고유가와 높은 휘발유 가격이 최소 몇 주 이상 지속될 수 있다"며 "현재 주식시장은 아직 이런 충격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하락은 특정 업종에 국한되지 않고 전반적으로 확산됐다. 특히 상승장을 이끌었던 기술주들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엔비디아와 테슬라는 각각 3% 넘게 하락했고,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도 1~2%대 하락세를 보이며 대형 기술주 전반이 약세를 나타냈다. 반도체 업종에서도 AMD 2%, 브로드컴 3% 가량 하락하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경기 민감주인 보잉과 캐터필러도 각각 3%, 1% 가량 하락했다. 금리 상승 영향으로 방어주 성격의 유틸리티 업종까지 약세를 보이며 넥스트에라 에너지 등 주요 종목도 하락하는 등 사실상 전 업종이 동반 하락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염현석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