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과징금 상향, 로펌들 촉각

조한주 기자 2026. 3. 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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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과징금 부과 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개정안을 추진한다.

공정위는 3월 9일 '과징금부과 세부기준 등에 관한 고시' 일부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에 대한 과징금의 기본 산정 방식은 관련매출액과 부과기준율을 곱한 것이다.

부과기준율의 상한은 공정거래법에서 정하고 있지만, 중대성의 정도에 따른 하한을 포함한 세부 기준은 과징금 고시로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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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펌에 호재" vs "역할 축소"

공정거래위원회가 과징금 부과 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개정안을 추진한다. 기존 과징금 수준이 억지력 확보에 미흡했다는 이유다. 법조에서는 이번 개정으로 로펌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역할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담합 과징금 하한 대폭 상향
공정위는 3월 9일 '과징금부과 세부기준 등에 관한 고시' 일부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개정안은 30일까지 행정예고를 거친 뒤 4월 초중순 시행될 전망이다.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에 대한 과징금의 기본 산정 방식은 관련매출액과 부과기준율을 곱한 것이다. 부과기준율의 상한은 공정거래법에서 정하고 있지만, 중대성의 정도에 따른 하한을 포함한 세부 기준은 과징금 고시로 정한다. 

개정안의 핵심은 과징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부과기준율 하한'을 전반적으로 끌어올린 데 있다. 중대성 정도가 중, 하인 경우 부과기준율이 전반적으로 3~5배 이상 증가했다. 담합의 경우 최소 부과기준율을 10% 이상으로 설정하는 등 하한을 대폭 상향했다. 부당지원·사익편취행위는 부과기준율 하한을 현행 20%에서 100%로, 상한을 160%에서 300%로 크게 높였다.

반복 위반과 장기 위반에 대한 가중 기준도 강화됐다. 반면 조사 협조나 자진 시정에 따른 감경 폭은 축소돼, 전체적으로는 제재 수준이 높아지는 방향으로 재설계됐다.

장기적 자문 위축 우려
공정거래 전문 변호사들은 이번 개정안을 신중하게 바라보고 있다. 과징금 기준이 강화돼 분쟁이 늘면 로펌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로펌의 역할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형 로펌의 변호사는 "과징금이 올라가면 분쟁은 늘겠지만 그것만으로 로펌에 호재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시행 후 첫 적용 사례에서 법원이 어떤 기준을 제시할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다른 대형 로펌 변호사는 "부과기준 하한을 크게 올리면 기업이나 대리인이 아무리 사정을 설명해도 결과적으로 유사한 수준의 과징금이 부과될 가능성이 커진다. 개별 사정이 충분히 반영되기 어려워져 오히려 로펌의 역할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기성(변호사시험 4회)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는 "처분 수위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면 로펌이 사전에 리스크를 설명하기 어려워지고, 장기적인 신뢰 관계 형성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제도 취지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 평가도 나온다. 김설이(사법연수원 34기) 지음 대표변호사는 "과징금은 부당이득 환수와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인데, 기존 수준으로는 억지력이 충분하지 않았던 측면이 있다"며 "이번 개정은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려는 방향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부과기준율이 크게 올라간 만큼, 중대성 판단과 산정 근거가 보다 객관적으로 제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송 증가 대비…공정위, 외부 변호사 풀 확대
공정위는 내부 정비에 들어갔다. 공정위 관계자는 최근 "개정안 이후 소송 수요 증가에 대비해 외부 변호사 모집 공고를 내고 풀을 넓히고 있다"며 "공정거래 사건 경험이 없더라도 국가소송이나 행정소송 경험이 있는 변호사를 중심으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공정거래 분야 경험이 부족한 변호사에 대해서는 내부 소송 담당자나 심결 담당자와의 협업, 사전 회의 등을 통해 역량을 보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요 사건 대응 방식도 강화된다. 공정위는 의결서 작성 담당자와 외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사건을 검토하고 있으며, 향후 이러한 TF 중심 대응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현실적인 제약도 있다. 이 관계자는 "현재 계류 사건이 약 250건 수준인데, 송무 예산은 38억 원 정도로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선임료와 자문료 등 예산 증액을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조한주 기자   aweek@lawtimes.co.kr
신나영 기자   young@law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