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제재 규정의 실효성 강화를 위한 제언

경찰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2년∼2024년) 음주운전 연평균 단속건수는 13만 건으로 나타났다. 이전 3년간(2019년∼2021년) 단속건수(12만 건)와 비교해 1만 건이나 늘어난 수치여서 우리의 안전불감증이 여전함을 알 수 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음주전력자 단속건수가 40% 이상의 수준으로 매년 지속적 증가 추세에 있다는 점이다. 이제 음주운전에 대해서는 운전자의 고의에 따른 습관적이고 반복적인 행위로 인식하고 관리해야 한다.
이렇듯 음주운전은 교통 생활의 전 영역에 걸쳐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어 적극적 대처가 필요하다. 음주운전이 지속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여러 이유가 논의된 바 있다. 음주운전에 대한 관대한 사회 인식, 타인의 생명과 재산에 대한 존중 부족, 사회 법규범에 대한 경시 문화 확대, 음주운전 제재 규정의 실효성 부족 등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제재 규정의 실효성 부족 문제는 정부와 국회의 노력 여하에 따라 단기간에 개선될 수 있어 몇 가지 제언을 해 보고자 한다.
첫째, 도로 외 장소에서의 음주운전에 대해서도 운전면허 행정처분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도로교통법에서는 도로 외 장소에서의 음주운전을 금지하면서 형사처벌만을 적용하고 있다(도로교통법 제2조 제26호). 이에 도로 외 장소에서 음주운전을 적발하는 경우 행정처분을 하지 못하거나 행정처분을 하더라도 법원에서 취소되는 상황이 계속 반복되었다. 그런데, 도로 외 장소에서의 음주운전에 대해 형사처벌을 허용하면서 운전면허 행정처분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법 논리상 수긍하기 어렵다. 또한, 도로 외 장소에서의 음주운전도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고, 도로와 도로 외 장소의 구분이 용이하지 않은 현실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특히, 주차장에서의 음주운전과 관련해 해당 주차장이 도로(일반 공중의 교통에 이용되는 장소)에 해당하는지를 둘러싸고 법 집행상 많은 논란과 어려움이 있어 온 것이 사실이다. 이에 교통상의 모든 위험과 장해를 방지·제거하여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하려는 도로교통법의 입법 취지에 맞추어 도로 외 장소에서의 음주운전에 대해 조속히 행정처분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입법 조치를 통해 우리 생활 공간의 전 영역에 걸쳐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널리 일깨울 필요가 있다.
둘째, 음주운전 기준을 '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운전 금지(BAC 0.03% 이상)'에서 '술을 먹은 상태에서의 운전 금지(BAC 0.01% 이상)'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도로교통법 제44조제1항·제4항). 2018년 12월 도로교통법 개정(일명 '윤창호법')으로 술에 취한 상태의 기준이 BAC 0.05퍼센트에서 0.03%로 강화된 바 있다. 그러나, BAC 0.03% 미만이라도 신체와 정신의 기능을 저해함으로써 정상적 운전행위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한다. 또, BAC 0.03% 미만의 음주운전은 처벌받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게 함으로써 음주운전에 대한 유혹을 느끼게도 만든다.
이에 음주운전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는 '한 모금의 술이라도 마신 상태에서는 절대 운전대를 잡아서는 안 된다'라는 강력한 입법적 기준이 필요하다. 현재 독일에서는 초보운전자의 경우 BAC 0.00% 초과에 대해 과태료를, 미국에서는 21세 미만 운전자의 경우 BAC 0.01% 이상에 대해 운전면허 행정처분을 하고 있다. 국내외적으로 경찰 단속의 기준이 되는 BAC의 하향 조정이 음주운전 예방에 중대한 실증적 효과를 가져온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에 경찰 단속의 기준을 'BAC 0.01% 이상의 술을 먹은 상태'로 강화해서 음주운전 단속에 대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셋째, 운전면허 결격기간에 대한 예외 규정을 합리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도로교통법에서는 음주운전·무면허운전·사고도주 등 운전면허 취소 유형에 따라 1년에서 5년까지의 다양한 운전면허 결격기간을 규정하고 있다. 다만, 벌금 미만의 형이 확정되거나 기소유예가 있는 경우 등에는 결격기간에 관계없이 바로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는 예외도 인정하고 있다(도로교통법 제82조제2항). 이러한 예외 제도는 위반행위자에 대한 법원과 검찰의 개별적·구체적 판단을 존중함으로써 형사제재와 행정제재의 법익 균형성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려는 취지로 보인다.
그러나, 행정법규에서 규정한 의무위반 사실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 점, 형사제재 목적과 행정제재 목적이 서로 상이한 점, 위반행위 유형에 따라 결격기간 종류가 1년부터 5년까지 매우 다양한 점 등에 비추어 모든 결격기간을 일률적·기계적으로 배제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다. 이에 사람의 생명과 재산을 직접적으로 침해하는 행위,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는 위반행위, 입법정책적 관점에서의 중대한 법익 침해로 평가될 수 있는 행위(음주운전 등) 등 중요위반행위에 대해서는 결격기간 배제를 금지하거나 일정한 범위에서 결격기간을 감경할 수 있도록 하는 입법 조치가 바람직해 보인다.
넷째, 음주운전에 대한 실효적 형사제재를 위해 벌금형의 획기적 강화가 필요하다. 2018년 12월 도로교통법 개정 이후 벌금형이 상향되기는 하였지만, 자유형에 비례하는 합리적 수준이거나 억제적 효과를 가지는 적정 수준이라고 보기 힘들다(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국민들의 경제적 수준이 월등히 높아지다 보니 현행 수준의 벌금형은 종이호랑이로 전락해 실효성이 미흡하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이다. 게다가 음주운전 형사처벌의 대부분이 벌금형으로 선고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법정형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서 선고되고 있다는 점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에 현재의 경제 수준을 고려해 음주운전 벌금형이 실질적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벌금액의 하한 및 상한을 최소 2배 또는 3배 이상으로 강화해야 한다. 특히, 법원의 양형에 따른 하향 선고 방지를 위해 상한액보다 하한액의 수준을 더 높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음주운전의 다수를 차지하는 BAC 0.03% 이상 0.08% 미만의 음주운전의 경우에는 벌금액의 상한액(500만 원)만 설정되어 억제적 효과와 실효성 담보가 매우 낮은 실정이다. 이에 대해서는 벌금액의 하한과 상한을 모두 규정하는 방식으로 변경하되, 금액 수준도 대폭 상향해야 한다. 또, BAC 0.2%를 기준으로 형사처벌을 규정한 부분은 해당 BAC 수치가 지나치게 높아 제재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다. BAC 0.2%의 하향 조정에 대한 적극 검토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개인형이동장치 음주운전에 대한 범칙금을 폐지하고 형사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최근 개인형이동장치의 공급 증대 및 이용 편의로 인해 개인형이동장치 음주운전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또, 개인형이동장치의 경우 대부분 인도로 주행하다 보니 음주운전으로 인한 인명피해 가능성도 계속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지만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은 벌금(20만 원) 또는 범칙금(음주운전 10만 원)으로서 매우 낮은 수준이다(도로교통법 제156조 제11호 및 제162조 제1항). 그러다 보니 개인형이동장치 음주운전의 경우 단순하고 경미한 위반행위라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유포되어 있다. 우려스러운 것은, 이러한 인식이 자동차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약화시키고, 학습된 음주운전을 유도해 사회교통안전망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개인형이동장치 음주운전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음주운전을 단순하고 경미한 위반행위로 귀결시키는 범칙금 제도를 시급히 폐지하는 한편, 현행의 형사처벌 내용을 합리적으로 개편해야 한다. 즉, 개인형이동장치의 법적 성격을 고려해 벌금형으로만 처벌하되, 벌금액의 상한과 하한을 모두 설정하고, 최소 자동차 음주운전의 5분의 1 이상 수준으로 벌금액을 강화해야 한다. 또, 자동차와 동일하게 음주전력자, 음주측정거부자, 일반음주자별로 구분하여 벌금액을 차등 운영하는 것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이러한 입법 조치를 통해 어떤 형태의 음주운전도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훼손하는 부적절한 위반행위라는 사회적 인식이 공고화될 필요가 있다.
음주운전 방지와 안전문화 조성을 위한 정부와 사회의 지속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음주운전은 줄어들지 않고 끊임없이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음주운전에 대한 그간의 불충분한 형사제재 및 행정제재 수준이 음주운전을 암약하게 만든 주요 원인이라는 점도 부인하기 힘들다. 이제 '음주운전을 하는 경우 정말 패가망신한다'라는 관념이 우리 사회의 보편적 인식으로 전환되지 않는 한 음주운전 해결은 요원하다고 생각된다. 음주운전에 대한 제재 규정의 강화는 이러한 문제 해결의 전제이고 출발점에 해당한다. 물론, 제도적 정비와 더불어 인간의 생명 및 재산에 대한 존중과 국가법규범에 대한 책임의 내면화가 함께 진행되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상훈 상임위원(국민권익위원회 중앙행정심판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