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이란 전쟁에서도 실리 챙기나 [4강의 시선]

2026. 3. 21.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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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국제 상황에서 민감도가 높아진 한반도 주변 4개국의 외교, 안보 전략과 우리의 현명한 대응을 점검합니다.

더욱이 미군과 직접 맞닥뜨리는 이란과의 전쟁에, 우크라이나 전쟁 때처럼 북한군을 파병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과 무기 지원을 하면서 경제적, 전략적 이득을 얻은 북한의 입장에서는 이란과 다른 세력에 미사일 및 드론과 같은 무기 기술 지원을 하여 경제적 이득을 얻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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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편집자주
요동치는 국제 상황에서 민감도가 높아진 한반도 주변 4개국의 외교, 안보 전략과 우리의 현명한 대응을 점검합니다.
트럼프의 호르무즈 파병 요청
한미동맹, 연루·방기 모두 부담
한국, 국제공조로 해법 찾아야
3월 11일 서울 용산구 KTX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미국과 이란 전쟁에 관한 뉴스 속보를 보고 있다. 뉴시스

이란 전쟁이 전 세계를 크게 흔들고 있다. 전쟁이 미국, 이스라엘, 이란 세 나라에만 국한되지 않고 주변 중동 국가들에 확산될 조짐이다. 게다가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인한 유가 급등으로 전 세계 에너지 안보위기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동맹국 파병 요청으로, 대서양과 인도·태평양 동맹 체제도 중대한 시험대에 오르면서 크게 흔들리고 있다.

한국은 파병 요청으로 인해 중동 사태에 연루(entrapment)될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뿐만 아니라 방기(abandonment)될 것에 대한 두려움도 동시에 마주하고 있다. ‘한미 동맹 현대화’ 기조 아래 추진되는 주한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방위전략서에서 강조된 대북 억제에 대한 한국의 주도적 역할 구상은 이란 전쟁 개시 후 주한미군 전력 자산 일부가 중동으로 이동하면서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일단 트럼프 대통령의 파병 요구에 신중히 접근한다는 입장인 가운데, 중동 국가의 주요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습으로 사태가 격화되고 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한국 원유 수입의 70%가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데, 봉쇄가 장기화된다면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한국 산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한국 제조업 생산비가 최대 11.8%까지 상승할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빠른 종전을 선언하고 중동 지역에서 철수한다고 해도, 추후 호르무즈를 이용하는 국가가 해협 호위를 책임지도록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심각한 문제는 이에 그치지 않는다. 한미 양자 관계를 넘어 이번 전쟁이 북한의 전략적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고려해야 한다. 물론 북한에 이란은 러시아만큼의 전략적 중요성을 갖지는 않는다. 더욱이 미군과 직접 맞닥뜨리는 이란과의 전쟁에, 우크라이나 전쟁 때처럼 북한군을 파병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러나 1980년부터 북한은 이란과 미사일 및 관련 기술 협력을 지속해 왔고, 시리아와 리비아뿐만 아니라 하마스, 헤즈볼라와 같은 무장 단체에도 군사 무기를 직간접적으로 공급해왔다.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과 무기 지원을 하면서 경제적, 전략적 이득을 얻은 북한의 입장에서는 이란과 다른 세력에 미사일 및 드론과 같은 무기 기술 지원을 하여 경제적 이득을 얻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주 초 미 국가정보국이 공개한 '2026년 연례 위협 평가' 보고서도 그럴 가능성에 주목한다. 북한, 러시아, 중국, 이란 4개국은 “향후 선택적인 협력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털시 개버드 미 국가정보국 국장은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이란의 적대적 정권이 유지된다면 그 정권은 미사일 및 무인항공기 전력을 재건하려는 노력을 몇 년에 걸쳐 시작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해외 무기 수출은 국제 안보 환경을 저해하는 것은 물론,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로 하여금 국제 대북 제재를 무력화하는 데 기여했다. 그 경제적 이득이 북한이 현재 미국과 대화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게 만들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한국 정부는 미국의 파병 요구를 받고 있는 일본과 다른 유럽 국가들과 신속한 대화와 긴밀한 공조를 통해서 중동 사태가 더 악화되지 않고 평화적 해법을 찾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엘렌 김 한미경제연구소(KEI) 학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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