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금·대취타·적벽가… 한국의 소리를 세계로

윤수정 기자 2026. 3. 21.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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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가의 다른 이름 ‘어거스트 D’
솔로곡 ‘대취타’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궁궐과 저잣거리 등을 배경으로 촬영했다. /빅히트뮤직

“자유가 축복일지, 저주일지를 밀도 있게 탐구한 10곡. 웅장한 사운드를 자랑하는 수록곡 ‘해금’은 특히 같은 이름을 가진 한국 전통 악기에서 영감을 받았고, ‘해방’으로도 번역된다. 순응주의와 성공이라는 허상, 정보과부하 등을 직설적이고 톡톡 튀는 운율로 풀었다.”

미국의 대표 음악 매체인 롤링스톤이 ‘2023년 베스트 앨범 100선’에 슈가의 첫 공식 솔로 앨범 ‘디 데이(D-DAY)’를 올리며 내린 평가다. 발매 첫날에만 127만장이 팔려나간 이 앨범은 곧바로 미국 빌보드200 2위에 올랐고, 지난 10년간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랩 앨범 4위에 올랐다.

데뷔 초부터 솔로 활동 예명을 ‘어거스트D(Agust D)’로 분리해 써온 슈가는 BTS 내에서 유독 국악에 천착해 온 멤버로 꼽힌다. 그는 국악기인 대취타 소리를 쓴 ‘대취타’(2020)를 내놓았고, 판소리 명창 안숙선의 ‘적벽가’ 소리를 쓰며 ‘쌓인 한을’이란 노랫말을 늘어뜨려 제목으로 붙인 ‘싸이하누월’(2013) 등 여러 비정규 솔로 음반(믹스테이프)에서 국악을 선보여 왔다. 인터뷰 때마다 그 이유를 질문받은 슈가의 답은 “그저 소리가 좋아서”였다.

‘어거스트 디 3부작’으로도 불리는 슈가의 대표 솔로 음반들을 관통하는 공통 주제는 ‘해방감’이다. 비정규 음반(믹스테이프) ‘어거스트 D’(2016)와 ‘D-2’(2020), 정규 음반 ‘디-데이’(2023)에 걸쳐 BTS 활동에선 발견하기 힘들던 거칠고 공격적인 가사, 때로는 날것의 비속어(‘어떻게 생각해?’ 등)까지 거침없이 등장한다. 다만 이 같은 슈가의 방식은 단순한 분노 표출과는 거리가 멀다. 자신의 과거 상처와 속살을 솔직히 드러낸 곡 ‘마지막’(The Last)을 들어보면 그의 랩이 지향하는 최종 목적지가 ‘진솔한 자신’임을 깨닫게 한다. 솔로 예명 또한 거창한 뜻이 아닌, 슈가의 고향 대구의 알파벳 ‘D’와 고향을 뜻하는 ‘Town’의 첫 글자, 슈가의 영문을 거꾸로 해 조합한 것이다. 즉, 그저 “대구에서 온 슈가”란 뜻이다.

2018년 BTS 멤버 중 최초로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정회원이 된 슈가는 일찍부터 타 가수들과의 협업과 프로듀서로도 두각을 나타내왔다. 아이유와의 협업곡 ‘에잇’(2020), 싸이와의 협업곡 ‘That That’ 등 직접 프로듀서를 맡은 노래들을 발매 족족 국내 음원 차트 정상에 올렸다. 그래미상을 수상한 유명 프로듀서 프랭키 빅즈는 지난해 내한 인터뷰에서 슈가에 대해 “프로듀서와 아티스트의 역할을 완벽하게 통합하고 있고, 이런 점이 그를 녹음과 작곡 분야의 개척자로 만든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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