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운규 아리랑 100년, 오늘은 BTS 아리랑…K헤리티지 맥박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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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완전체로 컴백
‘2026년 가장 중요한 문화적 순간 중 하나’(포브스). 오늘 오후 8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는 BTS 콘서트 ‘BTS 컴백 라이브: ARIRANG(아리랑)’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3년 9개월 만의 완전체 귀환에 세계 각국에서 최대 26만 인파가 모이고 6500여 명의 경찰 병력이 투입된다. 이 역사적인 ‘올림픽 개막식급’ 이벤트의 주최자는 글로벌 OTT 넷플릭스. 단일 아티스트 최초 생중계로 190여 개국 3억 명의 시청자에게 광화문을 비춘다.
주인공은 BTS뿐만 아니다. 서울이 품고 있는 우리 유산도 4월 19일까지 이어지는 축제 ‘BTS 더 시티 아리랑 서울’의 타이틀롤로서 존재감을 과시한다. 경복궁과 광화문을 잇는 역사적 동선을 활용한 오프닝부터 상징적이다. 멤버들은 근정전에서 출발해 흥례문과 광화문, 월대를 차례로 통과해 무대에 오른다. 2012년 런던 올림픽 개·폐막식과 수퍼보울 하프타임쇼를 16년간 이끈 ‘라이브 이벤트의 제왕’ 해미시 해밀턴이 서울의 야경과 경복궁의 능선을 활용해 재해석한 ‘왕의 길’이 열릴 때, K헤리티지와 K팝의 시너지 폭발이 시작된다.
![신보 ‘아리랑’으로 4년 만에 완전체로 컴백한 BTS. [사진 넷플릭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21/joongangsunday/20260321000304837htig.jpg)
한결 성숙해진 음악 정체성 선언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지낸 김홍남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일제강점기와 전쟁을 거치며 훼손됐었던 우리 역사문화유산이 BTS와 같은 대중예술가들의 엄청난 노력으로 꽃을 피우면서 좋은 이미지로 널리 알려지게 됐다. ‘나무의 뿌리가 깊어야 꽃을 피운다’는 용비어천가의 구절처럼, 이 꽃을 오래 피우고 지속적으로 소비되기 위해 기관들이 더 큰 의무감으로 보존·복원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BTS의 컴백에 팝 시장도 들썩인다. 2020년 ‘다이너마이트’가 빌보드 핫100 차트 정상에 오른 이래 전 세계 음악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서구권에서도 BTS가 톱클래스로 인정받았고, K팝 무대도 확장일로다. 지금까지 82회 확정된 아리랑 월드투어도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일정이 총 30회, 북미와 유럽 등 서구권이 52회다. 이미 티켓 대부분이 매진되며 약 500만 관객이 예상되는데, 지난해 글로벌 투어 1위였던 콜드플레이의 350만 명을 크게 웃돌며 최다 관객 기록에도 도전한다.
알맹이는 어떨까. 20일 발매된 신보 ‘아리랑’은 한국의 문화적 정체성과 현대적 팝 감각을 결합한 서사적 프로젝트다. 가디언 등 외신은 아리랑을 ‘한국의 비공식 국가’라고 소개하며 “서구적 이미지를 좇기보다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명확히 드러내겠다는 강력한 시그널”이라고 해석했다.
BTS는 꾸준히 한국의 전통을 음악과 퍼포먼스에 녹여내며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구호를 팩트로 바꿔왔다. 2018년 멜론 뮤직 어워드(MMA)에서 선보인 ‘IDOL’ 무대나 2020년 슈가의 ‘대취타’는 국내외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전통 예술계가 수십 년간 모색해온 해외 진출을 BTS라는 강력한 매개체를 통해 단숨에 이뤄낸 사건으로 평가받았다.
![‘아리랑’ 애니메이션 트레일러. [사진 빅히트뮤직]](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21/joongangsunday/20260321000306115ekcb.jpg)
고유한 타이틀과 달리 내용물은 혼종 그 자체다. 블랙핑크 ‘뛰어’를 만든 디플로와 원리퍼블릭의 라이언 테더가 각 5곡, BTS의 오랜 동반자 피독이 6곡에 참여했고 이 외에도 엘 귄초, 제이펙마피아 등 온갖 장르 거물급 아티스트들을 용광로에 쏟아부었다. 총괄 프로듀서 방시혁과 타이틀곡 ‘SWIM’ 등 13곡에 참여한 RM은 연금술사가 된 모양새다. 괴물 같은 앨범을 들고 나온 BTS 2.0이 과연 절대강자가 사라진 팝 시장을 평정할까.
![‘아리랑’ 앨범의 타이틀 곡 ‘SWIM’ 뮤직비디오. [사진 빅히트뮤직]](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21/joongangsunday/20260321000307410sfym.jpg)
![20일 오픈된 ‘아리랑’ 팝업. [사진 빅히트뮤직]](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21/joongangsunday/20260321000308652ahvd.jpg)
이번엔 정부와 함께 K헤리티지를 더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립문화기관 5곳에서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이 반가사유상·달항아리 등 멤버들이 좋아하는 유물을 영어로 소개하는 영상을 공개하고,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BTS가 기증한 ‘타임캡슐’과 관련 영상을 함께 전시하는 식이다. 서울시도 매력 어필에 나섰다. 광화문 인근 미디어 파사드에 멤버들이 서울의 랜드마크 곳곳을 걷는 워킹 컨셉트 영상을 투사하고 뚝섬 한강공원 드론 라이트쇼, 세빛섬 등 랜드마크 15곳에서 아리랑 앨범의 상징인 붉은색 경관 조명으로 BTS 컴백을 환영한다.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BTS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러브송 라운지’는 멤버 정국이 디자인에 참여한 아리랑 로고 모양이다.
![21일 오후 8시 광화문 광장 컴백쇼로 돌아오는 BTS 완전체. [사진 빅히트 뮤직]](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21/joongangsunday/20260321151604617gvzz.jpg)
24일 뉴욕 팬 이벤트 이후 4월 9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시작되는 월드투어는 2027년까지 전 세계 34개 도시에서 ‘더 시티’를 전개한다. BTS의 아리랑 프로젝트가 전 세계인의 일상에 한국적 문화 DNA를 심는 ‘K컬처 3.0’ 시대의 서막이 될까. 이미 아리랑 로고를 새긴 가짜 굿즈까지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치고 있다.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누구도 못 가본 길을 개척하고 있는 BTS의 행보는 소통의 문법이라는 시대 정신을 잘 맞춰갔기에 이뤄진 고무적인 성과”라면서도 “글로벌 플랫폼이라는 거인의 어깨를 탔기에 가능했다. 이 성과가 지속가능하려면 K팝 산업 자체가 건강한 생태계에서 후속주자를 키울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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