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위 엄흥도 진묘 성역화 논의…국가사업 추진 요구

이만식 기자 2026. 3. 20.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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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흥행 계기 관심 확산…문중·학계 진묘 주장
1464년 친필·1733년 완문 공개…관광자원화 기대
▲ 대구 군위군 산성면 화본리 소재의 엄홍도 '진묘(眞墓)'. 박용덕 군위군향토사위원 제공

대구 군위군에서 충의공 엄흥도 진묘를 국가 차원에서 성역화해야 한다는 논의가 본격화됐다.

최근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으로 단종과 엄흥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군위군 산성면 화본리 일대에 있는 묘소가 엄흥도의 실제 묘소라는 주장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후손과 지역사회는 체계적인 보존과 역사적 재조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영월엄씨 군위군 문중은 20일 오후 대구 군위군 산성면사무소 회의실에서 '충의공 엄흥도 군위군 진묘 성역화 제안' 행사를 열었다. 행사에는 후손과 학계, 지역 주민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문중은 군위 산성면 화본리 소재 묘소가 엄흥도의 진묘라고 알리며, 이를 둘러싼 역사적 사실을 널리 알리고 보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중 대표인 엄근수 종손은 엄흥도가 단종의 시신을 수습한 뒤 둘째 아들과 함께 군위로 내려와 정착했고, 사후 이곳에 안장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후손들이 대대로 제향을 이어온 점을 들어 군위 묘소가 진묘라는 역사적 흐름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또 정확한 역사적 사실을 알고 이를 알리는 것이 후손의 도리라고 말했다.

▲ 영월엄씨 군위군 문중은 20일 오후 1시 대구 군위군 산성면사무소 회의실에서 후손과 학계, 지역주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충의공 엄흥도 군위군 진묘 성역화 제안' 행사를 열고 있다. 박용덕 군위군향토사위원 제공.

학술적 근거도 제시됐다. 2009년 경북대학교 김광순 명예교수는 '충의공 엄흥도의 삶과 묘소 진위에 관한 고찰' 논문에서 각종 고문서와 자료를 토대로 군위 묘소의 진정성을 제시한 바 있다. 문중은 이러한 연구 성과와 함께 자신들이 보관해온 유물을 공개하며 진묘 주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문중은 2019년 국립중앙도서관에 1733년(영조 9년) 병조 발급 완문, 엄흥도의 친필 편지(1464년), 족보(1748년) 등을 기탁했다. 이 가운데 완문에는 단종의 시신을 수습한 공로를 인정해 후손들의 군역과 잡역을 면제하라는 왕명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문중은 이 자료가 엄흥도의 충절을 입증하는 핵심 사료라고 보고 있다. 해당 자료는 이달 24일부터 다음 달 19일까지 일반에 처음 공개된다.

문중은 역사 기록과 유물, 구전이 서로 맞물리면서 군위 묘소의 진묘 가능성이 사실상 정설로 굳어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에는 이를 확인하려는 방문객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엄근수 종손은 선대의 뜻에 따라 그동안 조용히 지내왔지만, 이제는 정확한 역사적 사실을 밝히고 알리는 것이 후손의 역할이라고 거듭 말했다.

지역 정치권도 성역화 논의에 힘을 보태고 있다. 김진열 군위군수는 지역에 역사적 인물이 머물렀다는 사실 자체가 큰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군위가 국민에게 교훈을 주는 역사 현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 엄흥도 문중 대표 20대손 종손 엄근수(왼쪽) 씨가 20일 군위군 산성면사무소 회의실에서 열리는 '충의공 엄흥도 군위군 진묘 성역화 제안' 행사에서 이재성(오른쪽) 군위부군수께 충의공 엄흥도 군위군 진묘 성역화 제안 고함이라는 전문을 전달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용덕 군위군향토사위원 제공

지역사회에서는 이번 논의를 계기로 엄흥도의 충절을 기리는 역사교육과 문화콘텐츠 개발, 관광자원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문중이 발표한 성명은 진묘의 진위를 밝히고, 후손의 명예를 회복하며, 국가가 역사적 진실을 확인해야 한다는 요구를 담고 있다. 문중은 엄흥도 사후 552년을 맞는 2026년 3월 20일을 시점으로 성역화의 필요성을 재차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