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밥 먹다 뛰쳐나왔다"…점심시간 덮친 공장 화재

유혜인 기자,우수아 수습기자 2026. 3. 20.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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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연기가 아까보다 더 심해진 것 같아요. 폭발음도 들렸고요."

20일 오후 2시 찾은 대전 대덕구 문평동 자동차부품 제조공장 일대.

공장은 조립식 구조에 내부 가연물과 화학물질이 많아 연소 속도가 빠르게 확산된 것으로 보였다.

소방대원들은 구조를 위해 분주히 움직였고, 응급의료진은 들것에 실려온 부상자들을 쉴 틈 없이 처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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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폭발음 속 아비규환…"안에 못 들어간다" 탄식 이어져
붕괴 우려에 수색 지연…불길 잡혀도 현장은 '진행 중'
20일 오후 1시 17분 대전 대덕구 문평동의 한 자동차부품 제조공장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들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우수아 수습기자

"까만 연기가 아까보다 더 심해진 것 같아요. 폭발음도 들렸고요."

20일 오후 2시 찾은 대전 대덕구 문평동 자동차부품 제조공장 일대. 점심시간의 평온은 이미 사라지고, 현장은 검은 연기와 사이렌 소리에 뒤덮여 있었다.

공장 위로 치솟은 연기는 하늘을 뒤덮었고, 현장에 도착하자 탄 냄새가 코를 찔렀다. 경찰은 도로를 통제하고 폴리스라인을 설치했고, 소방차와 구급차가 쉴 새 없이 오갔다.

소방대원들은 사방에서 방수하며 불길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화염은 쉽게 꺾이지 않았다. 공장은 조립식 구조에 내부 가연물과 화학물질이 많아 연소 속도가 빠르게 확산된 것으로 보였다.

현장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발걸음을 떼지 못한 채 연기를 바라봤다.

인근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김모(30대) 씨는 "연기가 점점 짙어지고 있다"며 "큰불이 난 것 같은데 더 번지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화재 현장 인근에 설치된 긴급구조통제본부는 긴박함 그 자체였다. 소방대원들은 구조를 위해 분주히 움직였고, 응급의료진은 들것에 실려온 부상자들을 쉴 틈 없이 처치했다. 곳곳에서 울음과 고함이 뒤섞였다.

얼굴에 그을음을 묻힌 채 구조된 직원들은 바닥에 주저앉아 멍하니 현장을 바라봤다. 아직 빠져나오지 못한 동료들의 이름을 부르며 발을 구르는 이들도 있었다.

이날 화재는 점심시간인 오후 1시 17분 발생했다. 당시 공장 근로자들은 휴게시간을 보내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편안해야 할 식사 시간이 순식간에 탈출의 시간이 됐다. 일부는 창문으로 뛰어내리거나 연기를 피해 급히 밖으로 빠져나왔다.

오후 3시 40분쯤 시작된 1차 브리핑에서 "붕괴 우려로 내부 진입이 어렵다"는 설명이 나오자 현장을 지켜보던 이들 사이에서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구조를 기다리는 상황에서 '안에 들어갈 수 없다'는 말은 그대로 절망이었다.

브리핑이 이어지는 동안에도 소방헬기가 상공을 돌며 소화액을 투하했다. 현장은 여전히 긴장의 연속이었다. 오후 5시를 넘기면서부터 불길은 점차 잦아들었다. 짙던 연기는 옅어졌고, 탄 냄새도 서서히 가라앉았다. 육안으로도 큰 불은 잡힌 모습이었다.

이어진 2차 브리핑에서는 "80% 이상 진화됐다"는 설명이 나왔다. 4시간 넘게 이어진 진화 작업 속에서 소방대원들도 잠시 숨을 고르는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건물 내부는 여전히 접근할 수 없는 상태였다. 구조는 멈춰 있었고, 현장은 여전히 재난의 한가운데였다.

시간이 흐를수록 현장 한편의 분위기는 더 무거워졌다. 가족을 찾기 위해 달려온 이들은 불에 탄 건물을 바라보며 이름을 부르거나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렸다. 일부는 실신해 주변의 부축을 받으며 자리를 떴다.

이날 화재로 현재까지 55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근무자 170명 중 156명은 소재가 확인됐지만, 14명은 여전히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소방은 건물 붕괴 우려로 내부 진입이 어려운 상황인 만큼, 안전진단 결과를 토대로 구조대 투입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또 연락이 닿지 않는 14명에 대해서는 구조를 최우선으로 수색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며, 수색은 21일 오전 9시 이전 마무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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