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봄고시엔-①] 청춘의 낭만 가득... '봄 고시엔'이 시작됐다
봄 고시엔, 19일 개막… 32개 팀, 열전 돌입
‘21세기 범위’ 등 독특한 선발 시스템과 지역 안배
지난해 ‘여름 고시엔 챔프’ 오키나와 상고, 1회전 탈락

제98회 일본 고시엔 봄 대회가 19일~31일 13일간의 일정으로 일본 효고현 한신 고시엔구장에서 막을 올렸다.
통칭 ‘고시엔’이라 불리는 일본 고교야구대회는 3월에 열리는 전국선발고등학교야구대회(봄 고시엔)와 8월 전국고등학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로 나뉜다.

봄 고시엔은 지역 안배와 상징성을 모두 고려한 독특한 선발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대회 출전권은 △일반 선발 30개교와 △특별 추천(21세기 범위) 2개교로 구성되며 총 32개 팀이 본선에 나선다.
먼저, 일반 선발은 지역 안배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지역별로 △홋카이도(北海道) 지역 1개교 △동북(東北) 3개교 △관동(関東) 5개교 △도쿄(東京) 1개교 △호쿠신에쓰(北信越) 2개교 △도카이(東海) 3개교 △긴키(近畿) 6개교 △규슈·오키나와(九州・沖縄) 5개교 △시코쿠(四国) 2개교 △주고쿠(中国) 2개교 등 30개교다. 단, 시코쿠와 주고쿠는 경기력 및 결과에 따라 각각 1개교씩 추가 선발할 수 있다.
여기에 2021년 도입된 ‘21세기범위(21世紀枠)’로 2개교가 추가된다. 그런데 이 특별추천 2개교 선발 과정이 매우 엄격하다. 고시엔에서 경기 가능한 실력을 갖춘 팀이어야 하며, 전년도 추계고교야구대회에서 일정 성적(128개 팀 이상 참가 지역은 32강, 미만 지역은 16강 이상)을 거둬야 한다. 여기에 학업과 운동의 병행, 지역사회 공헌, 팀 훈련의 모범성, 대진운이 없어 오랜 기간 고시엔에 오르지 못한 정황, 열악한 환경 극복 여부 등 야구부 운영 전반에 걸친 정량·정성 평가도 함께 반영된다.

올해 추천팀은 나가사키 니시 고교와 코지 농업고다.
나가사키 니시는 지난해 규슈 추계대회 8강 팀으로, 데이터 분석 기반 훈련으로 전력을 끌어올린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75년 만에 출전하는 2번째 고시엔이다.
1890년 개교한 코지농업고는 지난해 시코쿠 추계대회 8강 팀으로, 5년 전 신입 부원이 없어 타 팀과 연합팀을 꾸렸던 어려움 속에서도 ‘소년야구교실’ 등 지역 공헌 활동을 이어온 점이 높이 평가됐다. 개교 후 무려 136년 만에 첫 고시엔 출전을 이뤄냈다.
여름 고시엔은?
여름 고시엔은 일본 고교야구의 정수로 평가받는다. 최고 권위와 인기를 자랑하며, 대회 기간 TV 시청률이 프로야구를 웃돌기도 한다. 특히 패한 선수들이 야구장 흙을 기념으로 담아가는 가슴 찡한 모습은 여름 고시엔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장면으로 자리 잡았다.
8월 말 결승전에서 우승 팀이 결정되는 순간, NHK 아나운서 멘트가 매년 동일하다는 점이 무척 흥미롭다. “여름이 끝났습니다”다.
여름 고시엔의 출전 자격은 단순하다. 일본 전국 47개 도·현·부에서 3,768개 팀, 선수 12만7,031명(2025년 5월 기준)의 야구 꿈나무가 4개월 지역별로 예선 토너먼트를 치러 우승팀만 본선에 오른다. 이렇게 각 지역을 대표하는 49개 팀(도쿄와 홋카이도는 2개교씩 선발)이 ‘청춘의 여름’을 걸고 진검승부를 펼친다.

위기 상황, 선수가 동료를 불러 모은다
경기 운영 방식에서 일본 고교야구와 한국은 다른 점이 많다.
일본은 아직도 알루미늄 방망이를 사용한다. '107년 고교야구 역사 기록의 연속성과 공정성'이 그 이유다. 또, 경기 중 더그아웃 출입 인원이 엄격하게 제한된다. 등록 선수 중 20명과 감독, 인솔 교사(야구부장), 기록원만 허용된다. 코치조차 경기장 출입이 불가능하다.
감독은 투수 교체를 위해 마운드에 오를 수 없다. 그래서 위급한 상황이 벌어지면 선수 중 1명이 내야 수비진을 마운드에 불러 모은다. 작전 전달도 선수 전령을 통해 이뤄진다.
선수 등번호도 재미있다. 수비수 9명의 수비 위치가 곧 등번호다. 1번은 투수, 2번은 포수이고, 1루수(3번), 2루수(4번) 3루수(5번) 유격수(6번) 좌익수(7번) 중견수(8번) 우익수(9번) 순이다. 따라서 등번호 1번~9번은 그 팀의 주전이다. 특히 1번은 투수이자 팀의 에이스를 상징한다.
올 시즌엔 지명타자(DH) 제도가 도입돼 전술 운용에 변화가 생겼다. 작년까지는 투수도 반드시 타격을 해야 했다. 물론, 팀 상황에 따라, 지명타자 제도를 적용하지 않고 투수가 타석에 들어서도 된다.

올 시즌엔 대회 개막전부터 이변이 연출됐다. 19일 개막전에서 지난해 여름 고시엔 우승팀 오키나와 상고(오키나와)가 테이쿄 고교(도쿄)에 3-4로 패하며 대회 첫 탈락 팀이 됐다. 20일에는 ‘21세기 범위’로 출전한 나가사키 니시 고교가 시가가쿠엔에 4-5로 패하며 75년 만의 도전을 아쉽게 마무리했다.
박상은 기자 subutai117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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