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은 그를 의지하고 팬은 그를 사랑한다

RM이 BTS를 앞에서 이끄는 리더라면, 진은 묵묵히 뒤에서 팀을 받쳐온 맏형이다. 데뷔 초 BTS가 지금만큼 주목받지 못하던 시절, 멤버들은 의기소침해 있을 때도 있었다. 팀을 북돋아 주던 진은 데뷔 10주년을 맞아 2023년 발간된 인터뷰집에서 당시를 이렇게 회상한다. “모든 일엔 단계가 있잖아요. 천천히 올라가야 하는 때도 있는 거고. 성공한 다른 분들도 차근차근 올라왔단 걸 알았으니까요.”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은 그에 대해 “진은 올곧고 성격이 변하지 않는다. 멤버들이 선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좋은 친구”라고 말했다.
1992년생인 진의 본명은 김석진. 경기 안양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주로 자랐다. 진은 ‘BTS가 되지 않았다면 지금 어떤 모습일까’ 가장 많은 상상을 하게 만드는 멤버다. BTS가 되기 전 그의 꿈은 배우였다. 연기의 길을 걷기 위해 건국대에서 영화를 전공했다. 대학교 1학년 시절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에 캐스팅되지 않았더라면 그는 지금 배우로 활동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중학교 시절 진의 부모님은 농사일을 해보라고 권유하기도 했다. 진의 할아버지, 할머니, 삼촌이 농사를 지었기 때문. 한 달 정도 딸기와 멜론을 재배했다. 당시 너무 힘들어서 한동안 멜론을 못 먹었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는 나서지 않아도 이목을 끈다. ‘차문남’ ‘왼세남’ 같은 별명이 나온 이유다. 2015년 멜론 뮤직 어워드에서 진은 차에서 문을 열고 레드카펫에 오른다. 당시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 ‘차문남’이라는 단어가 올랐다. 이후 2017년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BTS가 레드카펫에 서자 해외 시청자들이 “왼쪽에서 세 번째에 있는 남자 누구야?” 하는 반응을 소셜미디어에 쏟아냈다. 당시 트위터에서는 ‘#TheThirdMemberFromTheLeft’ 등의 해시태그가 확산됐다.
그의 시그니처 포즈는 ‘손키스’다. ‘불타오르네’ 활동 당시 손 키스 안무가 인기를 끌자 이후 자신만의 인사법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까지도 그는 카메라 앞이면 공항이든, 무대든 팬들에게 손 키스를 날린다. 전역한 후 그는 “군대에서 이 손 키스가 얼마나 하고 싶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화려한 외모와 달리 그의 일상은 수수한 편이다. 요리와 게임을 즐긴다. 블로그에 요리 콘텐츠를, 유튜브에는 먹방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게임도 오랜 취미다. 해외 투어 기간에도 컴퓨터를 숙소에 챙겨 갈 정도다. 호텔 밖을 쉽게 나갈 수 없는, 어쩌면 쓸쓸한 그의 삶을 위로해준 것이 게임이었다. 특히 좋아하는 게임은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메이플스토리 OST 오케스트라 공연도 보러 갔다.
게임에 관해선 이른바 ‘삼천궁녀’ 에피소드가 유명하다. 2018년 생일을 맞은 그는 팬들과 메이플스토리를 함께 하자고 라이브 방송을 켰다. 여러 이용자가 한 화면에 동시에 모일 수 있는 온라인 게임 특성상, 진이 접속하자 셀 수 없이 많은 팬들이 게임 속에 따라 들어왔다. 화면 가득 캐릭터들이 쏟아지는 이 장면은 팬들 사이에서 ‘삼천궁녀 사건’이라 불렸다. 이 모습을 보고 두 눈이 휘둥그레진 RM의 표정도 당시 화제가 됐다.
진은 2022년 멤버 중 처음으로 입대했다. 완전체 BTS의 ‘일시 정지’였다. 모범적인 군 생활로 조기 진급을 하기도 했다. 2024년 만기 전역 당시 군악대로 복무 중이던 RM은 색소폰을 들고 와 ‘다이너마이트’ 등을 불며 진의 전역을 축하했다. 2년이 지난 지금, 그들이 완전체로 돌아왔다. “맏형이라고 무게 잡고 멤버들을 혼내고 싶지 않았어요. RM이 리더로서 멋있게 팀을 이끌고 있는데, 제가 옆에서 맏형이라며 한마디 더 얹으면 팀의 질서가 흔들릴 수 있거든요. 방탄소년단이 저고, 제가 방탄소년단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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