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몸짓… 희망을 전하는 남자

“즐겁고 재밌지만, 마냥 가볍지만은 않은.” 2024년 12월 전역 후 제이홉(J-Hope)은 하이브(HYBE)의 웹 잡지 위버스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결을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그런 그의 예명은 ‘희망’. 명랑한 성격으로 팀 내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맡고 있지만, 2022년 발표한 솔로 앨범 ‘잭 인 더 박스(Jack In The Box)’에서는 어두운 내면을 길어 올려 복잡다단한 얼굴을 지닌 아티스트임을 보여준 바 있다. 희망에는 빛과 어둠이 공존한다는 것을 제이홉이 몸소 보여주고 있다.
BTS의 메인 댄서이자 서브 래퍼, 서브 보컬이다. 팀 퍼포먼스의 주축을 맡고 있다. BTS 멤버들은 그를 ‘안무 팀장’ 또는 ‘댄스 선생님’으로 부른다. 제이홉의 춤에 반한 아미(ARMY)도 많다. 데뷔 전 그는 광주의 언더그라운드 스트리트 댄서로 이름을 날렸다. 자신의 음악적 뿌리를 되새기는 곡을 발표하기도 했다. 2024년 발표한 스페셜 앨범 ‘HOPE ON THE STREET VOL.1’의 타이틀곡 ‘뉴런(NEURON)’은 제이홉이 몸담았던 스트리트 댄스 크루 명칭과 같다. “내 몸은 자유형 still free style.” 자신의 뿌리, 즉 기원을 존중한다. 세계적인 스타가 된 이후에도 ‘스트리트 댄스’가 자신의 정수를 이루고 있음을 강조하고 또 강조한다.

친화력이 좋고 명랑한 스타일. 그러나 자신의 퍼포먼스에 관해서는 그 누구보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 완벽주의자라는 얘기를 듣기도 한다. 오죽하면 제이홉의 ‘J’가 MBTI(성격 유형 검사) J(판단형)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특히 춤에 있어서는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기로 소문났다.
본명은 정호석. 1994년 광주광역시에서 태어났다. 2010년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와 연습생 계약을 맺고 상경했다. 그는 광주 출신임을 숨기지 않는다. BTS 미니 4집 수록곡인 ‘Ma City’에서 제이홉은 광주를 향한 헌사를 바친다. “나 전라남도 광주 baby/ 내 발걸음이 산으로 간대도 무등산 정상에 매일매일 (중략)/ 모두 다 눌러라 062-518” 그는 광주 지역 번호인 062와 5·18 민주화운동을 결합해 가사에 넣었다. 이에 해외 아미들이 광주를 방문해 5·18 묘역을 찾았다. 해외 팬들에게 한국 역사를 알리는 K팝 아티스트의 영향력을 보여줬다.
그는 ‘최초’ 타이틀 보유자다. 2022년 7월 세계 최대 음악 축제인 롤라팔루자 헤드라이너(간판 공연자)로 무대에 섰다. 솔로 앨범 ‘잭 인 더 박스’를 발표하고서다. 한 시간가량의 러닝타임을 홀로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롤라팔루자는 매년 40만명이 모이는 미국 시카고의 대규모 야외 음악 축제다. 이로써 그는 ‘북미 대형 음악 축제 간판 공연자 중 최초의 한국 가수’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본격적인 솔로 활동에 앞서, 2019년 그의 솔로곡 ‘치킨 누들 수프’가 소셜 미디어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미국 가수 겸 배우 베키 지(Becky G)가 피처링한 이 곡은 뮤직비디오가 특히 인기였다. 닭의 날갯짓을 형상화한 쉬운 안무가 소셜 미디어상에서 ‘CNS(치킨 누들 수프의 알파벳 앞글자를 딴 것) 챌린지’를 유도하며 화제 몰이를 했다. 이 곡은 빌보드 ‘핫 100’에도 이름을 올렸다.
제이홉은 BTS 10주년을 기념해 출간된 책 ‘비욘드 더 스토리’ 인터뷰에서 당시 ‘치킨 누들 수프’ 촬영 현장을 떠올리며 “댄서들은 각자가 경험해 온 춤과 바이브를 저에게 보여줬다. 그런 것들이 모여서 ‘하나의 춤’이라고 할 수 있는, 모두의 공통점을 담은 결과물이 나왔다”고 했다. “주변의 영향이 크다”는 그는 “누가 나를 좋아하는지, 내가 누구와 함께 무대에 서는지, 누가 날 이끌어 주고 있는지, 누가 나에게 힘이 되어주는지 등이 정말로 중요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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