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의 아픔 딛고 우승까지…"진심을 전하는 연주자 될래요"
[EBS 뉴스]
최근 세계 문화예술계를 놀라게 한 소식이 있었습니다.
'2026 엘마 올리베이라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의 주인공, 임현재 바이올리니스트인데요.
갑작스러운 사고로 생사의 고비를 넘는 시련을 겪었지만, 휠체어 위에서 다시 활을 잡고 당당히 세계 정상에 올랐는데요.
수많은 청춘에게 희망을 전하는 기적 같은 선율, 영상으로 먼저 만나보시죠.
[VCR]
2026 엘마 올리베이라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한국의 임현재(28) 우승
2020년 교통사고 이후 4년간 음악활동 중단…
공백 넘어 '휠체어 투혼' 선보여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이어 국제대회 수상까지
'빛나는 재기' 성공
'라이징 스타 30'에도 선정…
아픔 딛고 일어난 현의 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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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화제의 주인공 임현재 바이올리니스트를 오늘 스튜디오에서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우승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지난해 서울국제음악콩쿠르에 이어 이번 국제대회까지, 그야말로 화려한 복귀인데요.
우승이 확정된 순간, 어떤 마음이셨나요?
임현재 / 바이올리니스트
콩쿠르라는 환경이 아무래도 경쟁이기도 하고 또 결과가 따라오는 자리다 보니까 뭐 긴장이나 스트레스를 완전히 없애기는 어려웠어요.
저도 물론 그런 순간들이 있었고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그래도 결국 내가 무대 위에서 하는 건 음악이다라는 생각을 계속하려고 노력했고요.
콩쿠르라고 해서 갑자기 다른 걸 하는 게 아니라 평소에 해왔던 것처럼 음악을 연주하고 관객과 소통하는 거니까요.
그래서 점점 결과에 대한 부담보다는 이 작품을 통해 내가 무엇을 느끼고 있고 또 그걸 어떻게 전달하고 싶은지에 더 집중하려고 했습니다.
그렇게 생각을 바꾸니까 오히려 조금 더 자유로워졌던 것 같고 음악의 자체에 더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결국 저한테는 콩쿠르도 하나의 무대라고 생각하면서 임했던 게 가장 컸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이런 진심이 있었기 때문에 우승으로 이어진 게 아닐까 싶은데요.
또 하나 기분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조성진, 임윤찬 같은 거장들이 거쳐간 클래식 FM '떠오르는 연주자 30인'에도 이름을 올리셨습니다.
이제는 정말 명실상부하게 라이징 스타로 공인을 받으신 셈인데 소감이 어떠십니까?
임현재 / 바이올리니스트
물론 처음 소식 들었을 때는 굉장히 기뻤어요.
근데 막 그렇게 기쁨에 들떠 있다기보다는 오히려 책임감의 무대가 더 크게 느껴졌고 이 리스트에 제가 평소에 정말 존경하는 연주자분들이 이렇게 선정되셨다는 걸 알고 있어서 더 그 의미가 깊게 와닿았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영광스럽다는 마음과 동시에 내가 이 이름들 사이에 있어도 될까 이런 생각도 들었어요.
그만큼 더 신중해지고 앞으로 어떤 연주자가 되어야 할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그런데 사실 오늘의 영광 뒤에 굉장히 또 길고 힘들었던 투병의 시간이 있지 않습니까?
큰 사고 이후에 다시 바이올린 잡기까지 뭐 육체적으로도 그렇고 정신적으로도 쉽지 않은 시간이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이겨내셨습니까?
임현재 / 바이올리니스트
사고 이후에는 바이올린을 다시 잡기 전에 이미 병원 생활만 거의 2년 정도 했고요.
그 이후로도 지금까지 재활은 계속 진행된 상태입니다.
처음에는 사실 다시 연주를 해야겠다 이런 생각보다 그냥 앉아 있는 것 자체가 많이 불안했어요.
균형을 잃을까 봐 계속 신경이 쓰였고 그게 저한테는 제일 크게 느껴졌던 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자세가 바뀌면서 예전에는 아무 생각 없이 하던 움직임들이 이제 다 낯설어졌어요.
예를 들면 뭐 활이 무릎에 닿는다든지 아니면 코어 힘이 부족해서 상체를 자유롭게 쓰는 게 정말 어렵다든지 그런 것들 때문에 전체적인 연주가 되게 부자연스럽게 느껴졌고 그래서 이전에는 이제 의식하지 않아도 됐던 것들을 이제 하나하나 다 신경 써야 했습니다.
그리고 거의 이제 처음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었기 때문에 지금도 완전히 편해졌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여전히 저한테 맞는 자세나 방법을 계속 찾아가는 그런 과정에 있습니다.
그래도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제 몸을 훨씬 더 잘 이해하게 됐고 이제 연주할 때도 예전보다는 훨씬 오히려 더 집중하게 된 것 같아요.
이제 그냥 소리를 낸다기보다는 이제 하나하나의 움직임이나 소리에 이제 더 의미를 갖게 됐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사실 많은 연주자들에게 하루하루가 너무나 소중한 시간인데 4년이라는 공백기 이후로는 이 바이올린이라는 악기 그리고 음악에 대해서 갖게 되는 시선 자체가 달라졌을 것 같거든요.
어떻습니까?
임현재 / 바이올리니스트
네 맞아요. 이제 많이 달라졌어요.
이제 그렇게 큰일을 겪고 나니까 진짜 세상에 아무것도 당연한 게 없다는 걸 정말 깨닫게 됐습니다.
예전에는 그냥 일상이었던 것들이 지금은 이제 하나하나 정말 다 소중하고 그래서 4년 동안 음악 없이 지냈지만 사실 그때는 잘 몰랐어요.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이제 돌이켜 보면 마음 한편에서는 계속 다시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 음악으로 돌아왔을 때 아 나는 음악이 없으면 안 되는 사람이구나라는 걸 확실하게 느끼게 됐고요.
이제는 그래서 연주할 때뿐만 아니라 이제 연습할 때도 그 순간 순간이 소중하게 느껴지고 그냥 그 시간이 감사하고 또 많이 행복합니다.
서현아 앵커
네 지금까지 보여주신 행보 자체가 이미 너무나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울림과 또 큰 희망을 주고 있거든요.
제2의 임현재를 꿈꾸는 후배들도 있을 것 같고요.
또 각자 자리에서 저마다의 시련을 겪고 있는 청년들도 있을 텐데 꼭 해주고 싶으신 말씀이 있을까요?
임현재 / 바이올리니스트
제가 감히 말씀을 드릴 수 있다면 이제 결과도 물론 중요한데 저는 그 결과가 결국 긴 과정 중에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제 너무 크게 기뻐할 필요도 반대로 또 너무 오래 슬퍼할 필요도 없다고 느낍니다.
이제 서울 국제 콩쿠르 시상식 때 모든 참가자들에게 심사위원장이셨던 이미경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되게 저는 기억에 남는데요.
이제 선생님이 오늘 하루만 속상해하고 슬퍼하세요라고 하셨거든요.
저는 그 말이 와닿았던 게 이제 감정을 억누르는 게 아니라 충분히 느끼지만 이제 거기에 너무 오래 머무르지 말라는 의미로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결국 중요한 건 계속해 나가는 거라고 생각하고 결과에 너무 흔들리기보다는 내가 왜 이걸 시작했는지 또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과정에 더 집중하면 좋겠다는 말을 해 주고 싶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정말 이 세계를 울린 감동의 선율을 저희 시청자들께도 조금 들려드리고 싶은데요.
이 자리에서 한 곡조 좀 청해 볼 수가 있을까요?
임현재 / 바이올리니스트
네 물론입니다.
서현아 앵커
네 감사합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그러면 이번에는 마지막 질문드려볼 텐데요.
앞으로 대중들에게 어떤 색깔을 가진 바이올리니스트로 기억되고 싶으신지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서도 한 말씀 들어보고 싶습니다.
임현재 / 바이올리니스트
앞으로도 계속해서 성장하고 변화해 나가는 연주자로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음악이라는 게 어떤 하나의 완성된 지점이 있는 게 아니라 우리의 삶처럼 매일 조금씩 계속 변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순간순간에 제가 느끼는 것들을 솔직하게 담아내는 연주를 하고 싶고 그리고 제 음악이 듣는 분들께도 조금이나마 여운으로 남을 수 있었으면 좋겠고 단순히 들려드리는 게 아니라 이제 같이 나눌 수 있는 음악이 되었으면 합니다.
앞으로도 그런 진심이 전달되는 연주자가 되도록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시련을 딛고 일어난 단단한 마음이 이 아름다운 선율을 타고 더 넓은 세계에 닿기를
응원하겠습니다.
오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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