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청으로 바뀌면 남을 이유 없다”…검사들 대거 이탈 가능성[공소청법 국회 통과]

노우리 기자 2026. 3. 20. 18:1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공소청 설치 법안이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검사의 위상 약화가 불가피해지면서 검찰 내에서는 "10월 공소청 설치 이전에 대거 인력 이탈이 나올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중수청이 내실을 갖추기 위해서는 우수한 수사 역량을 가진 인력의 이동을 유도할 현실적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소로 권한 한계…다른 기관에 강제 배치도
警 대다수는 상위기관 전망에 중수청 이동 고민
더불어민주당이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설치법안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한 19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 연합뉴스

공소청 설치 법안이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검사의 위상 약화가 불가피해지면서 검찰 내에서는 “10월 공소청 설치 이전에 대거 인력 이탈이 나올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사 기능을 맡는 중대범죄수사청과 관련해서도 “유인이 없다”며 상당수가 이동을 꺼리는 분위기다. 반면 경찰에서는 중수청이 사실상 경찰의 상위 기관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동 여부를 고민하는 인원이 늘어나고 있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사이에서는 “중수청과 공소청 어디에도 갈 곳이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소청의 역할이 수사기관이 넘긴 사건을 기소하는 수준으로 권한이 한정돼 힘의 한계가 분명해진 데다 수정 막판에 기존 검찰청 검사와 검찰 공무원을 중수청과 경찰 등 다른 기관으로 배치할 수 있는 조항까지 포함됐다. 검사를 본인의 뜻에 반해 강제로 다른 기관에 배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남긴 것이다.

한 현직 부장검사는 “일선에서는 한 검사가 맡는 사건이 500개를 넘기며 심각한 업무 적체를 겪고 있다”며 “공소청 검사 위상마저 하락하면 이러한 격무를 감내해야 할 사명감이 없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수청 이동을 택하기에도 녹록지 않다. 지난달 수사사법관과 전문수사관으로 나눴던 인력 체계를 수사관 단일 직급 체계로 일원화하는 방향으로 중수청법이 수정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변호사 자격증이 필요한 수사사법관 직책으로 일정 수준의 신분을 보장하는 정도의 유인책마저 없어지면서 옮겨야 할 이유가 아예 없어졌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은 본회의 상정 직전 기존 검찰청 검사와 검찰 공무원을 중수청과 경찰 등 다른 기관으로 배치할 수 있는 조항을 부칙 7조에 넣었다. 기존 검찰청 검사와 검찰 공무원을 공소청 소속 검사와 공무원으로 본다고 하면서도 ‘다만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유사한 직무 내용의 상당 직급으로 중수청 등 다른 국가기관의 공무원으로 임용할 수 있다’는 문구를 삽입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중수청으로 옮기고 싶은 검사가 적은 만큼 모호한 표현을 통해 당사자 의사에 반해서 발령을 낼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에서는 공소청에 마음에 들지 않는 검사들을 다른 기관으로 발령내는 데 해당 조항이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21일 국회 통과가 예상되는 중수청법과 관련해 경찰 내부에서는 중수청 이동에 대한 ‘눈치 보기’ 기류가 포착되고 있다. 중수청이 사실상 경찰의 상위 기관 역할을 할 것이 예상되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수사 부서로 전환을 원하거나 승진이 어려워진 경우 정권의 지원을 받는 조직으로 이동을 노리는 경우 등이다.

한 서울 일선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경찰관은 “중수청이 이번 정권의 숙원 사업 중 하나였던 만큼 승진이나 근무 환경 등 차원에서 유리한 점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찰 내부에서 승진이 어려워진 고위직이나 수사관 타이틀을 달고 싶어 하는 현장직들은 이동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중수청이 내실을 갖추기 위해서는 우수한 수사 역량을 가진 인력의 이동을 유도할 현실적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뚜렷한 유인이 없는 한 이동 인력 대부분이 ‘퇴직 후 이력서’에 한 줄 넣기 위한 용도로 중수청 수사 경력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경우 출범 5년이 지나도 인사나 처우에 대한 설계를 제대로 못해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렸다”며 “중수청이 이 같은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수사 인력 보강 전략을 철저히 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우리 기자 we1228@sedaily.com채민석 기자 vegemin@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