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잇단 '수뇌부 암살' 효과적일까… "무한 전쟁 이끌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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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수뇌부를 표적 공습해 살해하는 이스라엘의 방식이 전쟁만 장기화시킬 뿐 전략적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지도부 암살이 이란 정권을 무너뜨리기는커녕 복수심만 자극해 강경파의 득세만 이끄는 데다, 지도부에 공석이 생기면 곧 후임자가 자리를 채우기에 큰 타격을 주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결국 "이렇게 (수뇌부 암살을) 계속하면 이란 국민에게 운명을 개척할 기회를 주게 될 것"이라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주장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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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심 자극해 강경파 득세는 더 쉬워져
지도자 제거로 정권 붕괴는 사실상 불가능

이란 수뇌부를 표적 공습해 살해하는 이스라엘의 방식이 전쟁만 장기화시킬 뿐 전략적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지도부 암살이 이란 정권을 무너뜨리기는커녕 복수심만 자극해 강경파의 득세만 이끄는 데다, 지도부에 공석이 생기면 곧 후임자가 자리를 채우기에 큰 타격을 주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최고지도자 공격, 강경 노선 강화 효과"
미국 CNN방송은 19일(현지시간) "정권의 수뇌부를 제거하는 공격은 미국과 이스라엘 같은 강력한 국가들에 매력적인 전략"이라면서도 "이런 암살은 큰 상징성을 갖지만, 장기적인 정치적·전략적 영향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미국과 이스라엘은 전쟁을 시작한 지난달 28일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표적 공습해 살해했다. 이달 16, 18일에는 알리 라리자니 이란 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과 에스마일 카티브 정보부 장관을 차례로 제거했다. 지도부 암살은 군사력과 정보력의 우위를 드러내는 것은 물론, 관료들로 하여금 표적이 될 고위직에 오르는 것을 꺼리게 만들 수 있는 방식으로 평가받는다. 정권을 약화시키는 효과가 일부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런 전략은 역효과도 크다. CNN은 "순교라는 개념은 이란 이념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도자의 사망이 곧 순교로 받아들여지고, 이를 추앙하는 세력들의 적개심과 복수심을 부추기는 기폭제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강경파가 득세하기 더 쉬운 환경이 되고, 그만큼 외교적 해결은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는 "최고지도자를 겨냥한 공격은 단기적으로 정권의 급격한 붕괴보다는 오히려 강경 노선과 방어적 결속력을 강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도 비슷한 사례로 거론된다. 미국은 이라크의 독재자 사담 후세인을 제거하고자 했고, 끈질긴 추적 끝에 그를 2006년 처형대로 이끌었다. 그러나 독재자를 제거하면 이라크가 민주주의를 받아들일 것이라는 미국의 낙관은 오판으로 끝났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 전쟁은 지금까지도 중동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세력인 이슬람국가(IS)의 등장을 촉발했고, 이란이 지역 민병대 연합을 구축하도록 자극했다"고도 짚었다.

지도부 제거해도 권력은 계속 이양
수뇌부를 암살하는 식으로 정권을 무너뜨리는 것 자체도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도부에 공석이 생기면, 다른 인물이 계속 그 자리를 채우기 때문이다. CNN은 "이란 지도부는 전쟁 발발 전 자신들이 공격받을 것을 예상하고 권력을 이양했다"며 "최고지도자와 군 고위층을 제거한다고 해서 정권이 붕괴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사망한 지도자를 대신할 새 지도자까지 모두 제거하는 계획을 추진한다면, 거의 무한한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2024년 레바논 내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와 그 후임자를 연달아 살해했고,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역시 이스라엘 공습에 지도부 대부분을 잃었다. NYT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조직은 약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활동하고 있다"고 짚었다.
결국 "이렇게 (수뇌부 암살을) 계속하면 이란 국민에게 운명을 개척할 기회를 주게 될 것"이라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주장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전쟁평화연구소의 이란 전문가 레자 H 아크바리는 "이란의 시스템은 내구성이 뛰어나며 공격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알자지라에 말했다. 모하마드 엘마스리 도하대학원 교수도 "지도자는 언제나 새롭게 등장하기 마련"이라며 "(지도자 살해가) 이란 정권의 붕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나연 기자 is2n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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