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어구 사용 안 됩니다”…해루질 몸살 앓는 인천 영흥도 갯벌 단속 현장
불법 어구 사용 비어업인 현장 적발
어민 자원 고갈 우려 목소리도

20일 오전 11시 인천 옹진군 영흥면 하늘고래전망대 앞 갯벌. 간조를 한 시간가량 앞둔 이 시각 바닷물은 이미 수백 미터 밖으로 빠져 넓은 갯벌이 드러나 있다. 이달 들어 물이 가장 크게 빠지는 대조기와 맞물리면서, 갯벌은 평소보다 드넓었다.
갯벌 곳곳에는 호미와 뜰채를 든 사람들이 띄엄띄엄 서 있었다. 평일임에도 10여명이 넘는 비어업인들이 돌을 뒤집으며 조개와 소라를 찾고 있었다.
돌을 뒤집을 때마다 젖은 흙이 들러붙는 소리와 함께 작은 생물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자갈이 섞인 갯벌 위로는 불가사리와 조개껍데기가 드문드문 보였고, 일부는 작은 소라와 바지락을 통에 담으며 발걸음을 옮겼다.

이번 특별 단속은 해루질 인구 증가에 따른 불법 채취와 어민 갈등을 줄이기 위해 추진됐다. 단속 대상은 불법 어구 사용, 금어기 어종 채취, 크기 미달 수산물 포획, 마을어장 내 무단 채취 등이다.
단속반은 해루질을 하고 있는 비어업인들 곁으로 다가가 채취 도구와 어획물을 하나씩 확인했다. 이 시기에는 알이 찬 민꽃게나 6.4㎝ 크기 이하 어린 꽃게가 단속 대상이다. 이들은 꽃게 크기를 재기 위한 버니어캘리퍼스와 자를 준비해오기도 했다.

순찰 도중 한 비어업인이 두 발이 달린 갈고리 형태의 도구를 사용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해당 도구는 수산자원관리법상 허용되지 않은 어구로, 자가 폐기하도록 안내받았다.
단속반은 "선생님이 사용하신 이 두 발 달린 갈고리 도구는 법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어구"라며 "원칙적으로는 벌금형과 함께 검찰청 송치 대상이지만, 어획량이 많지 않아 이번에는 계도 조치로 마무리하겠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인천시와 옹진군의 합동 단속에서는 2건이 적발돼 검찰에 송치되기도 했다.
이날 단속은 전반적으로 계도 중심으로 진행됐다. 현장에서는 큰 충돌 없이 순찰과 안내가 이어졌지만, 이를 바라보는 어민들의 시선은 탐탁지 않았다. 현행법상 비어업인의 해루질 자체를 전면 금지할 수는 없고, 불법 어구 사용이나 금지 구역·기간 위반 등 일부 행위만 단속 대상이 되는 탓이다.
인근 어민 A씨는 "이렇게 계속 채취가 이뤄지면 어장에 남아 있는 자원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소라 같은 걸 외지인이 다 캐가면 우리는 뭘 팔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불법 여부를 떠나 채취 자체를 제한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최근에는 비어업인의 채취 장소와 시간 등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제도 개선의 근거는 마련된 상태다. 군 관계자는 "향후 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정해지는 것에 맞춰 조례를 제정할 계획"이라며 "실제 현장 적용까지는 1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글·사진 정슬기 기자 zaa@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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