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의 시사끝짱] “이준석·한동훈 ‘차도살인’ 하면 끝…오세훈 스텝 꼬여”

박성의 기자 2026. 3. 2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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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의 현역 컷오프? 개혁 아닌 공천 비즈니스 공간 확보용”
“이준석, 한동훈에 강한 경쟁심...보수 적자 자리 두고 급해보여”
“김어준의 공소 취소 거래설? 팩트 반 음모론 반의 ‘시그니처’ 작품”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 방송 : 시사저널 유튜브 라이브 《시사끝짱》, 매주 화요일 오후 4시

■ 일시 : 2026년 3월17일

■ 출연 : 진중권 동양대 교수,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오세훈 서울시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왼쪽부터) ⓒ연합뉴스·시사저널 이종현, 시사저널 박은숙

"오세훈, 결단력 부족…결국 장동혁에 굴복"

◇ 배종찬 : 오세훈 시장이 어떤 선택을 할지 초미의 관심사였는데, 결국 '출마'를 선택했습니다. 김종인 위원장이 불출마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고, 박수민 의원이 후보 등록을 하겠다고 나서면서 비플랜(B-Plan)이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었는데요. 교수님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 진중권 : 한마디로 전략적 목표가 불분명해서 스텝이 꼬여버린 겁니다. 사실 그전까지는 한동훈의 부산·대구 행보로 장동혁 체제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올 때, 오 시장이 '절연 선언'을 하면서 관심을 자기가 가져가는 듯했거든요. 거기까지는 좋았는데 그 이후가 문제였어요.

장동혁 대표가 이선 후퇴도 안 하고, 윤리위원장 내치라는 요구도 안 들어줬잖아요. 그러면 오 시장이 끝까지 출마 여부를 카드로 쥐고 압박을 했어야 하는데, 포카판에서 자기 패를 다 보여줬어요. 조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반드시 출마할 것"이라고 약속을 해버린 거죠. 장동혁 입장에선 '어차피 나올 건데' 싶으니 압박이 안 되는 겁니다. 결국 출마를 차일피일 미루다 피로감만 쌓였고, 마지못해 출마 선언을 한 꼴이 됐습니다. 당권과 서울시장 양다리를 걸치려다 결단을 못 내리고 굴복하는 모양새가 된 거죠.

◇ 배종찬 : 장동혁 지도부에 요구했던 것들 중에 받아들여진 게 하나도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 진중권 : 딱 하나, 박민영 대변인 건인데 이것도 '철회'가 아니라 '보류'예요. 선거 끝나면 다시 임명하겠다는 거죠. 윤민우 윤리위원장,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다 그대로 유임됐습니다. 장동혁 입장에선 이들이 차(車)와 포(包)거든요. 윤민우는 정적을 제거하는 손이고, 장예찬은 말로 포화를 날리는 스토커 역할인데 이들을 내치면 본인 체제가 유지가 안 되죠.

오 시장이 혁신 선대위를 요구했지만, 결국 공천 전권은 이정현에게 갔습니다. 명분도 실리도 못 챙기고 서울시민 볼 면목만 떨어졌어요. 이제 장동혁과 운명공동체가 돼서 선거 패배 책임도 같이 져야 합니다. 남 탓도 못 하게 된 거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월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 공천 혁신 서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은 지난 13일 사퇴를 선언한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 ⓒ연합뉴스

"이정현의 '망나니 칼춤'은 공천 비즈니스용"

◇ 배종찬 : 국민의힘 공천 상황이 그야말로 피 튀기는 수준입니다. 이정현 공관위원장의 공천에 대해 박형준 부산시장, 주호영 부의장 등이 '망나니 칼춤'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는데요. 이 상황을 단순히 기득권의 반발로 봐야 할까요? 아니면 공천 시스템 자체에 신뢰를 갖기 힘든 걸까요?

◆ 진중권 : 이정현 위원장은 현역들 다 잘라버리는 게 '공천 혁명'이라 주장하는데, 제가 볼 때 그 배경에는 고성국 씨가 있어요. 사실 장동혁 대표에게 이정현을 연결해 준 것도 고성국이고, 두 사람 사이가 굉장히 돈독하거든요. 그런데 고성국 씨가 어떤 사람입니까? 사실상 '공천 브로커'거든요.

논리가 뻔합니다. 현역들한테 공천을 그냥 주면 비즈니스의 영역이 안 생겨요. 그러니까 현역들 다 물러나라, 컷오프시키겠다고 엄포를 놓는 겁니다. 그래야 자리가 생기고 거기서 공천 비즈니스가 시작되거든요. 이정현 위원장은 이걸 '혁명'으로 포장해서 선전하는 거고요.

◇ 배종찬 : 부산과 대구 분위기가 특히 심상치 않습니다. 박형준 시장과 주호영 부의장의 발언 수위가 굉장히 높은데요.

◆ 진중권 : 박형준 시장은 "혁신 공천이라는 이름으로 당을 망하게 하는 행위이자 망나니 칼춤"이라고 직격했습니다. 부산은 이번 선거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한데, 현역을 자르고 검증 안 된 사람을 내세우는 건 민주당 전재수 후보에게 우리 자리를 헌납하는 꼴이라는 거죠.

대구도 마찬가지입니다. 6선에 국회 부의장인 주호영, 추경호, 윤재옥 같은 거물들을 다 컷오프시키려고 하니 "민주당에 대구시장을 상납하려고 작정한 사람들 같다"는 비판이 나오는 겁니다.

실제로 대구 분위기를 보면 황당해요. 이진숙 후보가 시장을 도는데 옆에 당 대표가 아니라 고성국 씨가 있어요. 고성국 씨가 돌아다니면서 시민들한테 후보를 소개해요. 그걸 보는 순간 '저 당도 대표가 둘이네'라는 생각이 딱 들더라고요. 시민들 반응요? 쓱 다가가면 다 피해 가요. 아주 썰렁합니다. 이런 분위기에 이진숙 내세우고 혁신 공천이라니, 김종인 위원장이 피식 웃는 게 당연하죠.

그나마 부산은 주진우 의원이 당당하게 경선을 요구하면서 공동 성명 모양새로 가서 다행이지, 안 그랬으면 폭망하는 길로 갔을 겁니다. 박형준 시장 입장에서도 젊은 주진우 의원과 멋진 대결을 보여주면 컨벤션 효과로 지지율을 끌어올릴 모멘텀이 될 수 있거든요. 결과적으로는 잘된 셈입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7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조국, 부산서 한동훈과 붙는 게 남는 장사"

◇ 배종찬 : 한동훈 전 대표의 부산 행보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조국 대표와의 부산 '빅매치' 성사 가능성, 어떻게 보십니까?

◆ 진중권 : 한동훈 전 대표가 부산 야구장에 최동원 유니폼 입고 나타났는데, 제가 가지 말라고 해도 가더라고요. 근데 거기 모인 인파가 상상을 초월해요. 이번 지선은 참패라는 절망감 속에서 지지자들이 붙들 마지막 지푸라기로 한동훈을 보는 겁니다. 분위기가 워낙 좋으니 한동훈도 부산 쪽으로 마음이 기운 것 같아요.

조국 대표 입장에서도 전북 가서 민주당 후보한테 패하는 것보다는 고향인 부산에서 한동훈과 붙는 게 훨씬 낫습니다. 지더라도 지선 최대 이벤트를 만들며 몸값을 올릴 수 있고, 잘하면 이길 수도 있거든요. 한동훈 측도 조국 대표가 나와주는 걸 좋아할 겁니다. 부산 의전원 입시 부정 이슈 등을 다시 꺼낼 수 있으니까요. 둘이 유치하게 SNS로 투닥거리던데, 한번 제대로 붙었으면 좋겠어요.

◇ 배종찬 : 그런데 이준석 대표가 한동훈 전 대표를 향해 "문(문재인)의 칼이었다"며 강하게 견제하고 나섰습니다.

◆ 진중권 : 굉장히 이례적이고 급해 보입니다. 이준석 대표도 국민의힘이 몰락할 걸 알고, 그 초토화된 당을 누가 접수하느냐를 고민 중이거든요. 원래는 본인과 오세훈 시장의 몫이라 생각했는데, 한동훈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으니 차단에 나선 거죠. 나경원 의원이 하던 음모론을 물고 늘어지는 건 보수의 적자가 '나'라는 걸 강조하고 싶은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서로 싸울 때가 아닙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건, 일단 당을 바꿀 세 사람이 협력을 해야 한다는 거예요. 누구처럼 예컨대 '차도살인(借刀殺人)'처럼, 쟤가 잘리는데 '내 경쟁 상대니까 난 가만히 있어야지' 이런 식으로 해서는 안 되는 거거든요. 정정당당하게 경쟁하고, 승자가 가려지면 돕는 페어플레이 정신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또 유치하게 싸우면 희망이 사라져 버리는 거예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3월18일 김어준씨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당의 검찰 개혁안 논의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유튜브 화면 갈무리 캡쳐

"'공소 취소 거래설', 대통령 흔드는 전형적인 음모론"

◇ 배종찬 : 김어준 씨가 제기한 '공소 취소 거래설'로 민주당 내 기싸움이 치열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설득당하고 있다는 발언까지 나왔는데요.

◆ 진중권 : 전형적인 김어준 식 음모론입니다. 팩트와 허구를 반반 섞었죠. 정성호 의원이 검찰에 공소 취하를 종용했다는 건 사실로 보입니다. 대장동 항소 포기 때 압력을 넣은 것도 그쪽일 테니까요. 그런데 이걸 수사권 부활 입법과 거래했다는 건 황당한 비약입니다. 특정 사건 담당자 승진도 아니고 '정부 입법안'을 선물로 줬다? 이건 '시그니처 김어준' 식 소설이에요.

김어준은 신도들에게 '검찰은 악'이라고 세뇌해 놨는데, 막상 이재명 정부가 나라를 운영해 보니 수사권을 다 뺏으면 엉망이 되거든요. 그 원성을 감당 못 하니 적정선을 지키는 건데, 신도들은 이해를 못 하죠. 그러니 "대통령 뜻은 아닐 거다, 주변 친명 그룹이 대통령을 팔아 거래하고 있다"는 프레임을 짜는 겁니다.

결국 이건 공천권과 후계 구도를 둘러싼 '청와대'와 '충정로(김어준)'의 기싸움입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표현의 자유를 악용하는 나쁜 집단"이라며 참전을 했는데, 김어준 손절하기는 정말 힘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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